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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격전장을 찾아
그 산야
옛 격전장에
적탄 맞아 찢어진 철모가
들풀 사이에 뒹굴고 있다
그날
전우가 우리 대신 숨졌던
바로 그 자리
잡초 우거지고
철모 사이 엉겅퀴 돋아나
흘러간 지난날이 회상되는데
인민군 몰려오던
그 언덕에 평화가 오고
지금은 목장 되어
황소가 음매 울고 있구나
처절했던 전장
건너편에는 철책에 막혀
오도 가도 못하는 유폐지대
차라리 외국이라면
오고 갈 수 있어도
철문 열 수 없어
아 단장의 형국
부수어라
저 철벽을
무엇 때문에 원수 되어
철옹성 쌓았느냐
누구 때문에 형제
가로 막느냐
정치성 띤 애매한 구실로
개성 금강산 길은 텄어도
아직은 모두 첩첩 철책
오늘
역사에 치욕 기록하는
백의 겨레는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