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이태석기념 청소년아카데미 후기>
덕문여자고등학교 서정빈
학교에 붙은 공문을 보고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싶어서 청소년아카데미를 신청하였다. 모르는 친구들과 1박 2일간 지내는 것이 어색하고 불편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친해져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같은 중학교 출신인 친구들을 많이 만나 반가웠다.
- Who Are You?
이름표에 젠탱글을 그리고 빈칸에 취미, 좋아하는 음식, 좋아하는 연예인 등을 쓴 후 돌아다니며 친구들에게 나를 소개하는 시간이었다. 나와 좋아하는 것이 같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는데, 이렇게 좋아하는 것을 소개하면서 친구들과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또, 조 이름과 구호를 정하고 포스터를 꾸몄는데 다들 조 이름을 독창적으로 지어서 웃겼다. 이런 활동을 하면서 조원들끼리 결속력이 생긴 것 같았다.
- 손바닥 필름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
처음에는 손바닥 필름이 뭘까 궁금했는데,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찍는 활동이었다.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라는 주제로 공익광고를 제작하는 것이었는데, 우리 조의 주제는 ‘비행청소년’이었다. UCC 만드는 것을 좋아해 옛날부터 반 친구들과 UCC를 제작해왔던 나는 이번 활동이 매우 재미있었다. 비록 나는 동영상에 몇 초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조원들이 다 같이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조도 잘 협력해 좋은 결과물을 냈지만, 다른 조들 또한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냈다. 특히 10조의 손바닥 필름은 매우 감동적이었다. 여러 가지 주제로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와 관련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동영상들을 보면서 나의 작은 관심과 배려가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 김한라님의 특별 강연
나는 김한라님의 강연을 매우 관심 있게 들었다. 평소에 음악에 관심이 많은데 김한라님의 뛰어난 바이올린과 피아노 연주 실력에 감탄했다. 음악과 공부 모두 소홀히 하지 않는 김한라님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나는 고등학교에 왔으니 다른 여가생활은 접어두고 공부에 집중하자고 마음먹었는데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훨씬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강연의 제목은 ‘나답게 놀자’였는데 나도 내가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을 발견해 나만의 능력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했다.
- Healing Camp 『놀이로 몸과 마음 치유하기』
이 시간은 레크리에이션과 비슷했다. 마치 수련회 밤과 같은 분위기였다. 그림으로 단어를 설명하는 게임이나 장기자랑과 같은 활동을 했다. 캠프는 중학교 2학년 때 간 수학여행 이후로 이번이 처음이라서 매우 재미있었다. 항상 학교 집 학원을 오가면서 이렇게 놀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캠프를 통해 제대로 논 것 같아 기쁘다. 그리고 힐링캠프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밤에 우리 조 친구들 그리고 멘토 선생님들과 숙소에서 게임을 한 것도 매우 재미있었다.
- Before I Die
내가 곧 죽는다면 어떨까? 나는 이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없다. 그저 내가 죽는다면 그건 내 운명으로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만 했었는데, 유서를 써 보는 시간을 통해 죽음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말로는 덤덤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지만, 좀 더 생각해보면 내가 지금 죽는다면 그건 너무 억울할 것 같다. 항상 대학생이 되면 할 것들을 상상하면서 지금을 버텨야겠다고 생각해왔는데 그건 딱히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다. 대학생이 되면 또 미래를 생각할 것이고, 그렇게 미래를 기대하며 살다가 과거를 되돌아보면 막상 이룬 것이 별로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현재를 즐겨야겠다고 생각했다. 미래만 바라보며 살다가 그 전에 죽어버리면 그건 너무 허무할 것 같다. 현재 내 상황을 받아들이고 행복한 마음으로 살다 보면 미래 또한 행복하지 않을까? 여태까지 내 삶을 돌아보면 후회스러운 일이 참 많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해왔기 때문이 아닐까. 다른 친구들이 자신이 쓴 유서를 읽었을 때 나는 놀랐다. 다들 자신은 후회 없는 삶을 살았고,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 말을 들으니 나 자신이 조금 부끄러워졌다. 그러나 계속 내 삶을 후회하면 더 불행해질 것이다. 나도 앞으로 행복하게 살 것이다. 그리고 다음번에 유서를 쓰게 된다면 나도 꼭 다른 친구들처럼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고 말하고 싶다.
- World Cafe 『사랑과 봉사, 그리고 나눔』
월드 카페는 ‘사랑, 봉사, 나눔’이라는 키워드로 조마다 주제를 정하여 종이에 자유롭게 글을 쓰면서 대화하는 활동이다. 우리 조의 주제는 ‘내가 생각하는 사랑과 그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이었다. ‘사랑’하면 인간과 인간 사이의 사랑만 생각할 수도 있는데 환경, 동물 등 다양한 대상에 대한 사랑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주제였다. 조를 옮겨서 대화를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나는 2조에 가서 ‘캠프 이후 사랑, 나눔, 봉사를 어떻게 실천할까?’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랑, 나눔, 봉사 하면 뭔가 거창한 것을 해야 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정말 사소하고 일상적인 행동에서도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로 들면, 매점에서 과자를 사고 남은 돈으로 매점 옆 기부함에 동전을 넣는 것 등이 있다. 우리가 조금만 신경을 쓰면 충분히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 Headline News
이것은 2015년과 2016년 상반기 헤드라인 뉴스를 적는 시간이었다. 내가 올해 한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과 내년에 내가 이루고 싶은 일 각각 5가지를 적었다. 적다 보니 나에게 가장 중요하고 기억에 남는 일은 대부분이 시험인 것 같아 조금 씁쓸했다. 그렇지만 내가 덕문여고에 입학해서 모의고사를 치고, 학교 시험을 치고, 학교 활동에 참여한 기억을 떠올리니 올해의 반을 부지런히 보낸 것 같아 뿌듯했다. 2016년에는 공부뿐만 아니라 신문 읽기나 책 읽기 등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그런 활동 위주로 2016년 헤드라인 뉴스를 작성하였다. 여태까지는 다짐했던 일들을 지키지 못한 게 태반이었는데 이제는 다짐만 할 것이 아니라 계획을 실천에 옮기는 일을 해야겠다.
나는 이번 캠프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느꼈다. 바쁜 학교생활 때문에 잊고 있었던 것들이 떠오르기도 했고, 내가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기도 하였다. 나는 여태까지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보낸 적이 많았는데, 이제는 내가 살아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짧은 인생을 똑같은 하루의 반복으로 여기며 그냥 흘려보내기보다는, 버리는 시간 없이 나 그리고 다른 사람을 위해 시간을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사랑과 봉사, 그리고 나눔’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은 내 삶을 보다 아름답게 만들어줄 것이다.
이번 캠프는 그냥 ‘재미있었다‘로만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어 앞으로 내 삶의 태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재미와 깨달음 모두 느낄 수 있는 캠프였다. 내년에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친구들이 이 캠프를 보고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