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노무현후보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처음으로 김대중대통령과 그 주변 측근세력에 대한 분명한 차별의 의사표현을 한 것 같다. 김대중정권이 부패한 인사들에 대해 법적,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고 한사람도 새로운 정부에 참여시키지 않겠다는 분명한 의사표시를 하였다. 또한 민주당개혁을 통한 새로운 정치질서수립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시하였다.
만시지탄이다. 그래도 오늘이라도 분명한 자기의사표시를 잘했다고 본다.
오전에 그간 꼭 연락을 하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전화홍보를 하였다. 이메일로 노무현후보를 부탁하기도 하였다. 11:30분경 철도동조합 신임위원장및 간부들을 면담하였다. 임채정 정책본부장과 함께 노동조합측 건의를 들었다. 철도민영화문제와 지난번 파업시 해고당한 근로자들의 신규특채, 조합간부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와 가압류문제, 정비창 직원들이 공무원근속기간 통산문제등 현안문제를 청취하였다.
철도노동조합은 적극적으로 노무현후보를 지지하기로 약속하였다. 노동특위차원에서 철도노동조합의 현안문제해결을 위해 적극노력하기로 하였다.
오후 3시 지구당 정당연설회가 있었다. 효성신협건물에서 약 400여명의 당원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이익진 전구청장이 국민통합21 지구당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하였다. 논리가 어수선하다. 아뭏튼 노무현후보를 지지한다니까 고마운 일이다. 길학균 국민참여운동본부 계양본부장이 연설을 하였다. 목소리가 좋다. 잘했다. 좀더 다듬고 자주 연습하면 좋은 연설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사무국장 보고를 들으니 내일 이회창후보가 내 지역구인 인천 계양구에 와 연설을 한다고 한다. 참 계양구에 많이 집중한다. 노후보,정동영의원등 중요연사가 한번도 오지 않았는데. 한나라당측은 이부영,한인옥,서청원에 이어 이회창후보까지 들린다. 그래도 계양구는 노무현 압승이다.
오후 정동영의원과 부산행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 옆좌석에 앉은 분에게 물었다. 그분 말씀이 가족 11명이 모여 어제 모의투표를 했다고 한다. 이회창후보가 많은 줄 알았는데 투표결과 1명이 기권하고, 2명이 이회창 8명이 노무현이었다고 한다. 조짐이 좋다. 헤어질때 고맙다고 인사했다.
서면 롯데백화점 앞에서 유세를 하였다.
신상우,서석재,김정길,이 철 전의원과 부산공동선대위원장인 문재인,조성래변호사등이 참여했다. 최인호,권오규위원장도 보인다. 노무현후보 연설 처음을 공향정서에 호소하는 연설을 하였다.
명계남,추미애의원의 연설에 이어 정동영의원의 연설이 있었다. 가슴에 꽂히는 정확한 연설을 한 것 같다.
마침내 노무현후보가 도착하였다. 돌이켜 보면 기막힌 세월이었다. 3번 노무현을 낙선시킨 부산시민, 이제 절벽에서 떨어진 사자새끼가 천신만고 끝에 살아나서 라이언 킹이 되기 위해 돌아온 노무현. 그 노무현을 아직도 흔쾌히 받아주지 못하는 부산
제주도에서 호남,충청,경기,서울까지 전국에서 1등인데 자기고향인 부산에서 이회창 후보에게 아직 뒤지고 있는 현실.
노무현 후보 연설 마지막 대목에서는 처음으로 호소하였다. 부산에서 3번 떨어졌습니다 라고 말을 뗐다. 그러자 군중속에서 미안하다라고 누가 큰소리로 외친다. 부산시민이 책임지시겠습니까. 라고 묻자 큰소리로 화답한다. 연단주변에 가족단위로 온 사람들이 많았다. 약 1만명 정도가 되는 엄청난 군중이다.
부산지역에서 1등을 하지 못하더라도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지만 가능하면 고향사람들의 지지를 받아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호소하였다. 고향이란 단어를 처음 쓴 것 같다. 아끼던 말이다. 아니 잘 안쓰려고 했던 말이다. 그러나 노후보도 복받칠 것이다. 3번 떨어뜨려놓고 대통령후보, 그것도 국민후보가 되어서 돌아온 노무현을 부산시민이 또 외면할 것인가.
그래서 반쪽짜리 대통령이 아니라 전국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는 힘있는 대통령을 만들어 동서화해와 남북평화를 정착시켜 동북아시대를 열어가자고 외쳤다. 시민들이 열광하였다. 문재인,조성래변호사등이 말한다. 처음으로 노무현후보가 부산시민의 정서에 정확히 맞는 말을 해주었다고. 자신들이 바라는 말을. 오늘 아침 기자회견도 부산지역에 상당한 반향이 있다고 한다.
노무현후보의 눈물이 눈가에 어른 거렸다. 나도 가슴이 찡했다. 노후보는 평소에 쓰지 않던 하나님의 보살핌까지 원용하였다. 위대한 부산시민의 결단을 위해 기도해 본다.
노무현 당선이 부산,대구 경남북등 영남지역의 다수의 득표로 되어야 한다. 그래야 민주당의 호남중진 헤게모니를 극복하고 전국적인 민주정당으로 환골탈태시킬 힘을 얻는 것이다.
엄호성,김무성,권철현,김형오의원등 부산지역의원들이 노무현집권저지를 위한 삭발식을 준비하였다가 중앙당의 만류로 취소하다고 한다. 그럴수도 있겠다고 이해도 되지만 기막힌 엽기가 아닐 수 없다. 만일 삭발을 하였다면 수도권에서 50만표이상이 더 달아날텐데.
호텔까지 노무현후보를 수행하였다. 정동영,추미애,정범구,이종걸,임종석의원과 함께 중국집에서 저녁을 했다. 많은 이야기들이 나온다. 정범구의원에 따르면 어제 방송토론이 있었던 일산탄현 에스비에스 방송국앞에서 이회창후보 유세차량에서 산타할아버지옷을 입고 같이 율동하던 청년들이 돌아가면서 말했다고 한다. "돈은 1번에게서 받지만 찍기는 2번을 찍을 거라고"
내일아침 일찍 김해공항에 도착하여 노무현후보,참석의원들이 같이 식사를 한 후 기자회견을 하기로 하였다. 서울로 향해서 서울지역 구석구석 강행군 유세를 하여야 한다. 끝까지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고 절실한 자세로 국민들에게 성심껏 호소하여야 한다. 단순한 선거운동의 차원이 아니라 진정으로 노무현을 책임지는 자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