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게새롭게깊게>6월26일 물날 도서관일기
오늘은 [꿈꾸는만일기도결사]533일째입니다.
저항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니랍니다.
無爲가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듯이.
저항하는 마음 없이 하라는 말이지요.
며칠 전부터 이웃집어르신께서 우리집 길가에 난 풀을 베라 하십니다.
풀씨가 당신밭으로 날아온다면서요.
풀작업을 안 할려고 그런 것은 아닌데 어찌어찌하다보니 날이 갔어요.
아침에 눈뜨자 '오늘은 풀 매고 배움터 가자' 싶더라구요.
장갑 끼고 호미 들고 마당이라 하기도 민망한 곳으로 가서 바래기도 뽑고 호미질을 했지요.
한참 풀매고 있는데, 어르신께서 작대기를 짚고 파자마바람으로 나오시네요.
"풀 베고 있어?" 반가운 목소립니다.
"호미질은 해 봤어? 잘 하네."
"저건 왜 안 뽑아? 저거 고약해 뽑아, 쏙 뽑아. 그래야 돼 "
"방아는 왜 먹어? 먹을 줄 몰라?"
"여기도 뽑아. 다니기 성가셔"
"밥은 먹었어? 출근해야 돼? 밥도 안 먹고?"
한시간 남짓 풀매는 동안 명상, 잘했지요.
관세음보살, 관옥나무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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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과 밥의 집에서 비빔밥을 맛나게 먹었습니다.
한그릇 푸짐하게 먹었고, 아침나절에 풀매기를 한 탓인지 몸이 나른합니다.
도서관데크로 나오니 바람이 솔솔 불어오네요.
잠시 눈을 감고 있는데 왼쪽 풍경소리방 창문을 넘는 귀여운 녀석들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어요.
녀석들도 순간 당황하는 눈빛입니다.
조용하게 "이리 오너라!"셋이서 나란히 두손 모으고 섭니다.
속으로 웃음이 간질간질. 꾹 참고 목소리를 낮게 하고서(사실 감기 뒤끝이라 낮아져서)
"무슨 일이야?" 했더니 흔들리는 눈빛을 서로 나눕니다.
사람들은 문으로 다니는데 창문을 넘어 오는 사람이 있기는 하다며 누군줄 아느냐고 물으니 멀뚱멀뚱합니다.
"도둑놈"그랬지요.
그리고 아주 급한, 위험한 일이 생길때 사람들이 창문을 넘기도 한다 했더니 약간 안심하는 듯해요.
그래서 "무슨 급한 일이라도 있었나?" 물으니
어린 동무가 "누가 잡으러 오기는 했는데"하며 말끝을 흐립니다. 하하.
도둑놈이 아니라면 다른 세가지 경우에도 도서관 창문을 넘기도 한다, 뭘까? 세 녀석은 고개를 흔듭니다.
세가지 경우를 말해주고 거기에 해당되는가 물으니 자기들은 아니랍니다.
그래서 이 일을 어쩌면 좋냐고, 도둑놈도 아니고 세 가지 경우도 아닌데, 큰일이네 했더니 벌을 주랍니다.
그건 보리밥이 힘들다고 하니 난감해 합니다.
그래서 제안을 할테니 받아들일 수 있는지 생각해 보라 했지요.
보리밥은 시를 좋아하는데 그걸 달라고 했어요.
"베껴서 와도 돼요?" 물론 안되지요.
시를 써서 달라고 했어요. 어리(최은숙선생님)가 사랑어린 동무들은 모두 시인이라고 하더라.
그러니 겪은 일을 시로 써서 가져 와라, 그게 보리밥의 제안이다.
어린 동무가 "나는 시를 모르는데"합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발로 한일을 그대로 쓰는 것이 시다, 느끼고 생각한 대로 쓰면 시가 된다,
모르겠거든 형아한테 물어 봐. 그랬더니 주섬주섬 하겠답니다.
날마다 한편씩 7일동안 하기도 했지요.
한 동무씩 보리밥과 손바닥 싸인을 하고 도서관을 나갔습니다.
이제 내일부터 시밥을 먹게 되었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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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구정은 아침에 밭일과 풀베기를 하고 깨어있음의 날.
언연과 향원은 틈틈이 자료정리.
향원은 고개만 중전마마가 되어 침 맞고.
모임:도토리시간 2:30
마리아가 패트리샤 폴라코의 그림책을 가져와서 함께 읽기, 향원과 하진, 유화. 마음. 사랑동무들한테 마리아가 읽어줌.
**사랑어린마을배움터
마을인생 예은동무, 말씀과 밥의 집에서 함께 비빔밥. 다른 동무들은 오늘도 순례중.
사랑어린학교, 수리수리마수리순례단도 순례중. 몽골의 하늘은 무슨 빛깔일까요?
일꾼울력으로 민들레, 푸른솔과 함께 중앙현관 풀작업
자운은 오늘도 서류작업, 서류작업.
어른연극은 쉼(앓이중인 일꾼들 보호차원)
행복은 아침걷기명상 함께. 오후에는 목공실에서 민들레교실에서 필요한 뭔가를 작업
*** 우정과 환대
저녁놀이 근사하여 푸른솔과 언연, 보리밥이 함께 배웅함(올리브와 놀까페 사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