돋보기로 들여다 본 사찰 ⑩ 번(幡)
불보살 공덕 찬양하는 깃발
법당에 들어가면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기다란 직사각형 모양의 깃발을 볼 수 있다.
불교의식으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영산재’를 시연할 때도 대형 괘불뿐만 아니라 색색의 깃발들이 내걸린 것을 쉽게 보게 된다.
이런 깃발들을 번(幡)이라고 부르는데, 부처님과 보살의 위덕을 나타내고 도량을 장엄 공양하기 위해 사용한다. 불경에 기록된 번의 종류는 재료나 쓰임에 따라 관정번(灌頂幡), 정번(庭幡), 평번(平幡), 사번(絲幡), 옥번(玉幡) 등 다양하다.
법회의 성격에 따라 다른 번을 사용하는데 천도재 등에는 죽은 자의 영혼을 극락으로 인도한다는 인로왕보살을 상징하는 인로왕번(引路王幡)을 사용하고, 일반 법회에는 오방불번(五方佛幡)을 사용한다.
오방색은 청·황·적·백·흑으로 각각 동서남북과 중앙 방위를 상징한다. 중앙의 비로자나불번은 황색 천을 사용하고, 그 중앙에 ‘나무중방화엄세계비로자나불’이라는 붉은 글씨를 쓴다.
약사여래불번의 바탕색은 청색이며, 아미타불번은 백색이다. 아미타불번 중앙에는 ‘나무서방극락세계아미타불’이라는 글씨를 검은색으로 쓴다.
보성불번은 붉은색 바탕에 ‘나무남방환희세계보승여래불’이라는 글씨를 흰색 또는 청색실로 수를 놓고, 부동존불번은 검은색 바탕에 흰색이나 황색으로 ‘나무북방무우세계부동존불’이라는 문구를 넣는다.
《삼국유사》에는 백제 성왕이 552년 일본으로 불교를 전할 때 불상, 경전과 함께 번개(幡蓋)를 약간 보냈다는 기록이 나오며, 신라에서도 번이 사용된 기록이 있지만 천이나 종이로 만들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오래된 유물은 없다.
출처 : 금강신문(https://www.ggbn.co.kr)
[출처] 돋보기로 들여다 본 사찰 ⑩ 번(幡)|작성자 안동처사 택전 윤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