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이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만 이루면 된다는 말이
어떤 이는 긍정으로 어떤 사람은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상황과 해석에 따라 다르겠지만 부정적인 색채가 진하다.
한때 장안을 떠들썩하게 했던 조 아무개라는 사람이
지체 높은 사람과 부잣집을 털어 홍길동의 흉내를 내며
가난한 사람을 도왔다고는 했지만 방법과 결과가 누가 봐도 좋은 것이 아니다.
도적에게 훔친 돈으로 혜택을 입은 사람은 좋다고 생각할까?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라는 말처럼 당장은 좋아서 박수할 수 있지만 공범이다.
훔친 돈이기에, 노름 돈이기에, 쉽게 얻은 것이기에 헤프고
불한당의 소득은 인생을 망치고 그것을 얻어 쓴 자도 함께 창피를 당한다.
부정과 사기로 이룬 것들이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나랏님이 된들, 정승판서가 된들 부끄러움을 모르니
인생이 망가지고 후손들이 부끄러워진다.
흉기가 없었으니 범죄가 아니라 우기고
갖은 거짓말이 들통나도 가당치 않은 변명으로 뻔뻔스러워진
그들 모습을 멀리서 지켜 보며 내가 부끄러운 이유가 뭘까?
아마 나도 그 부류의 짓거리를 숨어서 하고 있나 보다.
더 큰 망신과 창피로 망하기 전에 내 마음속의 남아있는 욕심들을
빨리 씻어내고 닦아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