歌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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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듕에시름업스니漁父의生涯이로다。一葉扁舟를萬頃波애워두고。人世를다니젯거니날가주를알랴。 구버千尋綠水도라보니萬疊靑山。十丈紅塵이언매나롓고。江湖애月白거든더옥無心얘라。 靑荷애바밧고綠柳에고기▒여。蘆荻花叢에야두고。一般淸意味를어부니아실고。
山頭에閑雲이起고水中에白鷗이飛이라。無心코多情니이두거시로다。一生애시르믈닛고너를조차노로리라。 長安을도라보니北闕이千里로다。漁舟에누어신니즌스치이시랴。두어라내시아니라濟世賢이업스랴。
漁父歌兩篇。不知爲何人所作。余自退老田間。心閒無事。裒集古人觴詠間可歌詩文若干首。敎閱婢僕。時時聽而消遣。兒孫輩晩得此歌而來示。余觀其詞語閒適。意味深遠。吟詠之餘。使人有脫略
功名。飄飄遐擧塵外之意。得此之後。盡棄其前所玩悅歌詞。而專意于此。手自謄冊。花朝月夕。把酒呼朋。使詠於汾江小艇之上。興味尤眞。亹亹忘倦。第以語多不倫或重疊。必其傳寫之訛。此非聖賢經據之文。妄加撰改。一篇十二章。去三爲九。作長歌而詠焉。一篇十章。約作短歌五闋。爲葉而唱之。合成一部新曲。非徒刪改。添補處亦多。然亦各因舊文本意而增損之。名曰聾巖野錄。覽者幸勿以僭越咎我也。時嘉靖己酉夏六月流頭後三日。雪鬢翁聾巖主人。書于汾江漁艇之舷。
聾巖先生文集
黃仲擧가 전해준 <漁父歌> 一篇 十章을 개작하여 五章으로 만든 短歌.
어부단가 5장
구버는 천심녹수(千尋綠水) 도라보니 만첩청산(萬疊靑山) 십장홍진(十丈紅塵)이 언매나 가롓난고 강호애 월백(月白)하거든 더옥 무심(無心)하얘라.
청하(靑荷)애 바블 싸고 녹류(綠柳)에 고기 께여 노적화총(蘆荻花叢)애 배 매야 두고 일반 청의미(淸意味)를 어늬 부니 아라실고.
산두(山頭)에 한운(閒雲)이 기(起)하고 수중(水中)에 백구(白驅)이 비(飛)이라. 무심코 다정(多情)하니 이 두 거시로다. 일생(一生)애 시르믈 닛고 너를 조차 노로리라.
장안을 도라보니 북궐(北闕)이 천리로다. 어주(漁舟)에 누어신달 니즌 스치 이시랴. 두어라 내 시름 안니라 제세현(濟世賢)이 업스랴.
「어부가」 두 편은 누가 지었는지 알 수 없다. 늙어 시골로 물러난 나는 마음이 한가하고 별일이 없어,
옛 사람이 술을 마시며 읊은 것 중 노래할 만한 시문(詩文) 몇 수를 모아 비복에게 가르쳐 때때로 듣고 소일하였다.
아손(兒孫)들이 늦게 이 노래를 얻어 보이니, 내가 보기에 그 사어(詞語)가 한적하고 의미가 심원하여
노래하던 사람으로 하여금 공명을 벗어나고 표연히 세속 티끌 밖으로 나가듯 하였다.
이것을 얻어 본 뒤로는 전에 보던 가사는 다 버리고 오로지 이것을 뜻에 두고 손수 글로 썼다.
그리하여 꽃핀 아침이나 달뜬 저녁에 술잔을 잡고 벗을 불러 강에 배를 띄우고 읊게 하니 더욱 흥미로웠다.
다만 말의 차례가 없고 혹 중첩이 되니 아마 쓴 사람이 잘못한 것이리라.
이것은 성현의 경서에 의거한 글이 아니므로 망령되이 고쳐 써서 1편 12장을 9장으로 만들어 장가(長歌)로 하고,
1편 10장을 단가로 만들어 5장으로 하여 부르게 하고 합쳐서 일부 신곡을 만들었다.
그저 지우고 고치고 바로잡기만 한 것이 아니고 덧붙인 것도 많은데,
구문(舊文)의 본의에 따라 더하고 덜하여 농암야록(聾巖野錄)이라 이름 하였다.
보는 자는 바라건대 참람하다고 나를 허물치 말라.
가정(嘉靖) 기유 여름 6월 유두 후 3일에 설빈옹 농암주인이 분강어정(뱃가)에서 쓰노라.
- 이현보,『농암선생문집』
[현대어 풀이] |
[1] 이러한 가운데(사람의 생활 중에서) 근심이 없는 것은 어부의 삶이로다. / 조각배를 넓은 바다에 띄워 두고서 / 인간 세상을 모두 잊었으니 날이 가는 줄을 알겠는가?
[2] 아래를 굽어 보니 깊고 푸른 물이 흐르고 있고, 주위를 돌아보니 겹겹이 둘러 싼 푸른 산이로구나. / 열 길이나 되는 붉은 먼지(어지러운 세상사)로 얼마나 가려져 있는가? / 강촌에 달이 밝게 비추니 마음에 아무 근심이 없구나.
[3] 푸른 연잎에다 밥을 싸고 푸른 버들가지에 잡은 물고기를 꿰어, / 갈대꽃이 우거진 떨기에 배를 매어두니, / 이런 일반적인 맑은 재미를 어느 사람이 알 것인가.
[4] 산머리에는 한가로운 구름이 일고 물 위에는 갈매기가 날고 있네. / 아무런 사심없이 다정한 것으로는 이 두 가지뿐이로다. / 한평생의 근심 걱정을 잊어 버리고 너희들과 더불어 놀리라.
[5] 서울 쪽을 향해 돌아보니 궁궐이 여기서 천 리 밖에 있구나. / 고깃배에 누워 있어도 나라 일을 잊을 틈이 있겠는가? / 두어라 내가 근심하지 않아도 세상을 구제할 현인이 없겠느냐?
* 노적화총 - 갈대와 물억새
* 일반 청의미 - 자연의 참된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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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배경] |
<어부가>는 작자가 관직을 은퇴하고 나서 자유롭게 강촌의 향취를 만끽하는 어부로서의 생활을 담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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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감상] |
조선 명종 때 이현보가 지은 5수의 연시조다. 작자는 고려때부터 전해오던 12장의 장가를 9장으로 개작하였고, 이를 다시 개편하여 5수의 시조 형태로 남겼다. 명칭상 장가 '어부가'와 구별하여 '어부단가'라 부르기도 한다. 시적 주인공인 어부의 형상을 설정하고 추상적인 어부 생활을 묘사하고 있는 제 1수에 이어 제2,3,4수에서는 강호 자연에서의 어부의 생활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하며, 제5수에 이르러서는 현실사회를 잊지 못하는 시인의 내면 의식을 보여준다. 결국, 이 작품은 실제로 강호 자연으로 물러난 시인의 내면화된 현실 지향 의식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한운'과 '백구'라는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사물과의 합일을 통해 현실을 잊고자 한다.'한운'과 '백구'는 '무심'하고 '다정'한 대상물로, 현실을 떠나 어디에도 얽매임이 없이 일체가 되고 싶은 자연물을 형상하고 있다. 그러나 결국 현실 지향의 내면을 표현하게 되는데 이를 보여주는 제재가 '장안'이나 '북궐'이다. 이 시조의 국문학상의 의의는 전대의 '어부가'를 이현보의 어부가가 개작한 데서 알 수 있듯이 강호 자연에 은거한 어부의 생활을 읊는 전통이 이미 존재했으며, 이 전통이 윤선도의 어부사시사에 영향을 끼쳤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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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정리] |
◇ 성격 : 연시조(5수), 강호한정가
◇ 표현 : 화자를 어부로 설정하여 어부 생활의 흥취를 표현하고 있지만, '천심녹수', '만첩청산' 같은 상투적 한자어를 많이 써서 정경 묘사가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데 그침.
◇ 구성
제1수 : 인세(人世)를 잊은 어부의 한정
제2수 : 강호에 묻혀 사는 유유자적한 생활
제3수 : 자연의 참된 의미를 아는 사람이 적음을 탄식함.
제4수 : 근심을 잃고 한가롭게 지내고 싶은 소망
제5수 : 우국충정
◇ 주제 : 강호에 묻혀 지내는 어부로서의 삶과 한정
◇ 전승과정 : '어부가'는 고려 때부터 장가 12장, 단가 10장으로 전해져 왔는데, 이현보가 이를 장가 9장과 단가 5장으로 개작하였다. 이로 보아 일찍이 강호에 은거하는 어부의 생활을 읊는 문학적 전통이 있었으며, 윤선도의 '어부사시사'도 이런 맥락에서 지어졌음을 알 수 있다.
고려 시대 |
조선 시대(16세기) |
조선시대(17세기) |
어부가(작자미상) |
어부가(이현보) |
어부사시사(윤선도) |
장가 12장 - 한문 기록
단가 10장 - 없어짐. |
장가 9장
단가 5장 |
춘하추동 각 10수,
총 40수 |
◇ 화자의 시선 이동과 내면 의식
현실을 지향하는 시인의 내면 의식은 시적 화자의 시선 이동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즉, '일엽편주' 속에 있던 화자의 시선이 2, 3에서 '녹수'와 '청산'의 경계로 옮겨졌다. 그리고 4에서 '산두'와 '수중'이라는 먼 곳으로 옮겨지더니, 5연에서 마침내 '장안'의 '북궐'을 지향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시선의 이동은 시적 화자가 자연 속에 있으면서도 내면은 어느 정도 현실 사회에 대한 관심을 지니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
漁父短歌 (五章)=어부가
이 중에 시름없으니 어부의 생애로다
작은 조각배를 끝없는 물결에 띄워두고
인간 세상을 다 잊었으니 세월 가는 줄 알리오
굽어보면 천길 파란 물, 돌아보니 겹겹 푸른산
열길 티끌 세상에 얼마나 가려 있었던가
강호에 달 밝아오니 더욱 무심하여라
푸른 연잎에 밥을 싸고 파란 버들가지에 고기 꿰어
갈대꽃 덤불에 배를 매어 두었으니
한결같이 맑은 뜻을 어느 분이 아실까
산등성이에 한가히 구름 일고 물가엔 갈매기 나는구나
무심코 다정한 것 이 두 가지 뿐이로세
일생에 시름 잊고 너른 좇아 놀리라
서울을 돌아보니 대궐이 천리로다
고깃배에 누워있다 한들 잊은 때가 있으랴
두어라 내가 시름할 일 아니다 세상을 구제할 현인이 없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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