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고 병들어 요양원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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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고 병들어 누우니
잘난 자나 못난 자나 너나 할것 없이
남의 손 빌려 하루를 살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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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살아 있어
남의 손에 끼니를 이어가며
똥 오줌 남의 손에
맡겨야 하는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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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던 그 기세 허망하고
허망하구려.
내 형제 내 식구가 최고인양
남을 업신여기지 마시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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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형제 내 식구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바로 그 남이 어쩌면
이토록 고맙게 웃는 얼굴로
날 이렇게 잘도 돌보아 주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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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낳으면 일촌이요,
사춘기가 되니 남남이고,
대학가면 사촌이고,
군대 가면 손님이요,
군대 다녀오면 팔촌이더이다.
장가가면 사돈 되고,
이민가니 해외동포 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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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둘에 아들 하나면 금메달이고,
딸만 둘이면 은메달인데.
딸하나 아들 하나면 동메달이 되고,
아들 둘이면 목메달이라 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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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가간 아들은
희미한 옛 그림자 되고
며느리는 가까이 하기엔
너무나 먼 당신이요
딸은 아직도
그대는 내 사랑이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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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 모두
출가시켜 놓으니
아들은 큰 도둑이요,
며느리는 좀도둑이요,
딸은 예쁜 도둑이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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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다 끝나가는
이 노모의 푸념이
한스러울 뿐이구려.
뭐가 그리 살아가는 것이 바쁜지
나 살기에 바빠서
이렇게 아둥바둥 하는건지.
(모셔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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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11.1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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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옳은 말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