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3일 달날 (음력 윤 3.3) 오래걷기
2주 연속 산을 올랐더니 애들은 쌩쌩한데 연로하신 배움지기 몇몇(!)분들이...
이번주는 평온한 봄날 바닷가를 걷기로 하였습니다.
반달이는 두더지와 매일 아침 '내 안의 꼬마아이 치유' 중...
반달이는 산책길 5M 지점마다 찔끔찔끔 영역표시를 합니다.
구랑실 말론 겁이 많아 되돌아 갈 길을 표시하는 거랍니다.
아침 산책길을 나설땐 걷잡을 수 없이 흥분했다가도
중간 지점즈음 지나면 우아한 삽살개 본연의 자태로 돌아옵니다.
아시죠? 우리 반달이 머리 빗겨 놓으면 견공계의 김수현이라는 거~ㅎㅎ
우리 솔비는 오늘 미스코리아 나가나봐요~
아름다운 이들...
아이들과 함께 걸을때 가장 돋보이는 남자
"제니스, 너구리가 미르 오빠 싫어해?"
"왜?"
"아니, 그냥..."
미르에게 일부러 무관심한 너구리가 아무개 눈에는 그렇게 보였나봅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아들을 아들이라 부르지 못하는
(그래서 미르가 아버지에게 '네, 형님!' 한다는...ㅎㅎ)
이 눈물겨운 부자의 깊은 사랑을 누가 알리오~
아침산책 터닝포인트 길에서 헤어지며 뒤돌아보니
두더지, 조심스럽게 목줄을 풀어주시대요. 그런데... 어라?
바다에 뛰어들어도 시원찮을 것 같은 반달이는
두더지 주위만 맴돌며 한참을 서성이기만 하대요.
그러더니 바로 저렇게 영역표시를... 이그...
언젠가 아이들에게 엄마품을 떠나 여기저기 떠돌다 돌아온
반달이의 굴곡진 삶을 이야기 해 주었더니
12시 정오기도때 마음을 모으자고 하대요.
(요즘은 장염으로 며칠째 앓았던 호야를 위해 마음모으는 중)
저는 여섯살때 손바닥만한 옆집 치와와한테 당한 기억땜에
어른이 되어서까지도 강아지가 근처에 오면 바로 얼음이 되곤 했는데
사랑이 덕분에 개와 극적인 화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으로 보면 동물가족 모두가 사랑으로 보이겠지요.
햇살아래 걷는 길 발걸음도 가볍게~
일렬 주차 해 놓은 널들...
와온공원에 잠시 쉬어갑니다.
매주 함께 걷는 수박꽃~
"야, 주원아 내가 선물 줄까?"
"아니, 또 쓰레기 주려고 그러지?"
(정말 그랬더라구요 ㅎㅎ)
무슨 아이들이 중년들도 아니고 운동기구에 다닥다닥 붙어서...
.... ....
다음이 내 차례니 네 차례니...
모든 상황에 시크한 은돌~
얼씨구~
"나율이 화 났어. 형들이 자기들만 타고..."
걷는 내내 형아들 원망 ㅠㅠ
제법 고독을 씹는듯한...
하림과 은혁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요?
제주도 신혼여행 와서 다툰...??
아, 머리 아프다...
쟤들이 왜 그러지?
'오빠 우리 얘기 좀 해. 요즘 나한테 왜 그래?'
'무슨 얘기... 야, 겁난다. 그냥 내가 잘못했다고 칠게.'
'잘못했으면 잘못 한거지... 뭐? 잘못했다고 치자고?'
혼자서 드라마 좀 써 봤슴다. ㅋㅋㅋ
둘이 요즘 절친이거든요.
바람을 맞으면 더욱 싱그러워지는 아이들
"엄마가 많이 울었어..."
외할아버지 하늘나라 잘 보내드리고 돌아온 주미, 반가워
"효건아 뭐 해??"
씨앗들 오늘도 소곤소곤 비밀 얘기 중
오늘은 누구의 엄마가 화제일까요? ㅎㅎ
돌찾기 삼매경..
엄마들은 쪼까 싫어할 것 같은디...
졸졸...
졸졸졸...
"여기가 오늘 이사 올 우리집이다~"
나폴리 바로 앞으로 오늘 이사 온 어진네, 축하해요!
산난다, 짜장면은 와온각에서 시켜먹으면 되겠슈~
주말에 월곡마을 증조할머니댁으로 이사 간 구빈이는
태연이와 이웃사촌이 되었어요.
"제니스, 나 이따 곰돌이차 타라고 해 줘. 깜박 잊고 코알라 탈 것 같애."
다은이의 빨강마스크 이야기에
덜덜 떠는 소리샘 ㅋㅋ
"아우, 졸려라~~~~"
그러게. 나도 그렇더라. 햇살이 하도 따사로우니.
지금은 하얀마스크 이야기 중...
오, 이러다가 남과 북이 곧 통일 되겠는데요?
혜진이 왈, "근데 너구리는 안 덥대?"
그러게? 근데 그걸 왜 나한테 묻냐?
둘이 뒤에서 키득키득, 왜그러냐 물으니,
"혜진이가 제니스 섹시하대~~"
"뭐어? 섹시한 게 뭔지나 알아?"
"나도 몰라...히히히"
거 참...
어진이는 소리샘 등에 업혀...
소리샘, 당신의 등짝이 오늘따라 사랑스럽소!
퐁당퐁당 돌을 던지자~♪
제대로 제주도 신혼여행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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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걷기를 하면 배고프다 난리일 것 같죠? 이상하게 안그래요.
밥먹자 소리도 안하고 제가 주린 배를 움켜잡고 사정을 해야 그제서야 밥상을 차립니다.
그런데 이 아그들이 밥모심하다 웃는 이유는....
"난 두더지다."
푸하하!!
태식이의 쇼맨쉽에 밥상 분위기 환해집니다.
아파서 서럽고 우울해진 어진이도 활짝~
태식아, 우린 네가 늘 이렇게 있어주면 좋겠어!
매화꽃 비바람에 지더니 작은 매실을 품기 시작했네요.
아몽의 둘째 아가가 곧 세상 여행을 시작할 것 같아요.
아이들과 함께 마음 모아 빛을 보내주고 있어요. 곧 만나자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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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령 못 외웠는데 감사히도
윤달 음력 3월 한 달 더 주셨네요. ㅎㅎ
내일은 고추, 토마토, 가지, 피망 모종을 대대적으로 심습니다.
하늘님 하늘님, 꼭 모종 심은 다음날 비님을 보내주세요.
왜냐면요... 우리에게 조로가 한 개 밖에 없어용^^
첫댓글 애들 얼굴은 언제 봐도 싱그럽네요~
사진만 봐도 글만 읽어도 같이 걸은 듯.
아.. 꼭 같이 산책하고 온 것 같아요. 와온바다 바람이랑 햇살이랑, 아이들이랑 조잘대면서 걷던 길이랑... 기억에 남습니다. 꼭 다시 가고 싶어요. ^^
언제나 그렇듯 참 따사롭숩니다~ 햇살도, 아이들도, 그걸 보는 우리마음도,,,
찬영인 밤에 다리 아프다며 증조 할머니께 안마를 받았어요.. ㅋㅋ^^
아흔이 가까운 나이에 증손자 다리 주무르시는 시할머니의 모습도 참 따사롭던 하루였습니다~~~
바람과 햇살과 모두가 손에손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