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전에 딸이 생애 첫 알바를 하고 왔다.
강남에 있는 '노보텔 앰배서더'에서 했다.
그곳은 나도 잘 아는 곳이다.
우리들의 CBMC 조찬 기도모임이 매주 그곳에서 개최되고 있으니까.
새벽 5시.
나는 늘 그 시간에 일어나지만 딸도 알바 때문에 같은 시간에 기상했다.
그리고 녀석을 전철역까지 데려다 주었다.
"예쁜 딸, 오늘 잘 해봐. 파이팅!!"
"예, 잘 해볼게요. 아빠도 파이팅!!"
그렇게 힘차게 인사를 나누며 나는 사무실로, 딸은 '노보텔'로 갔다.
딸의 생애 첫 아르바이트는 HOTEL에서의 서빙이었다.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했다.
하루의 알바를 끝내고 오면서 딸이 엄마에게 이런 문자를 보냈다고 했다.
"엄마, 공부만이 살길이에요"
우리는 크게 웃었다.
어찌나 이 한 문장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던지.
퇴근 후에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딸의 첫 알바에 대해 다양한 얘기들을 나눴다.
"겨우 하루 하고서 뭐 그리 느낀 바가 많겠는가?"
이렇게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애들에겐 무엇이든지 첫 경험이 가장 강력한 법이다.
딸은 애기했다.
"누구는 몇 만원짜리 식사를 앉아서 대접받는데 누구는 낑낑대며 서빙하고, 설거지하고, 심부름하고....사회생활이 무척 힘들고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 같아요.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헤헤헤"
"후후후"
조금이라도 느끼고 얻은 바가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본다.
학생의 본분은 학업이다.
그런 만큼 대학생활 첫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알차고 보람있게 자신의 SCDL대로 최선을 다해주길 바랄 뿐이다.
아빠는 기도한다.
여행이나 휴가 시에도 더 기쁘고 열정적으로, 공부를 할 때에도 더 뜨겁고 집중적으로, 연애를 하거나 친구를 사귈 때에도 더 진지하고 반듯하게 자신의 삶을 멋지게 개척해 주기를 소망한다.
진솔이는 어느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잘 살 것으로 믿는다.
녀석은 늘 '오픈 마인드'다.
희생, 봉사, 센스, 열정이 뭔지를 잘 알고 있으며 각기 다른 상황속에서도 슬기롭고 당당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고 있다.
지금처럼 순수하고 해맑게 잘 성장하여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인재가 되어주길 기도하고 있다.
뛰어난 능력에 이기적인 모습 보다는 부족한 능력일지라도 지속적으로 주변을 섬기며 더불어 살 수 있는, 그런 미더운 젊은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진솔아.
잔잔한 파도는 훌륭한 선장을 키워내지 못한다.
젊다는 건 뜨겁게 도전하는 것이다.
이번 7월 12일부터 25일 간 600킬로의 '국토 종단' 대장정 행군에서도 네가 원하는 소기의 성과와 감동을 진하게 경험하기 바란다.
때론 무지 힘들고 고생스럽겠지.
땀과 눈물을 많이 흘려본 자만이 내면에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성과 품격을 쌓을 수 있는 법이다.
네가 스스로 지원한 고행과 도전의 여정.
부디 무사 완주하길 기도한다.
"힘내라. 예쁜 딸, 사랑한다. '
파이팅!!
2010년 7월 1일.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