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도 이제 막바지다.
아침까지 내리던 비도 멈췄다.
계획으로는 천아숲길을 걷기로 했는데
산간에는 종일 비가 온다고 해서
계획을 변경했다.
지난 6월에 비 날씨로 못 갔던 군산을
찾기로 했다.
줄곧 나오던 운공네와 김립이 가사일
로 빠져 의기소침했었는데, 선달부부
가 5주만에 나와서 6 명이 되었다.
천군만마를 얻은 듯 기분이 좋아졌다.
산북과는 다르게 산남으로 넘어오자
안개가 자욱하다.
시계는 심한 곳은 10m도 안될 정도로
심한 편이다.
창천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일행은 먼
저 대평리 바닷가로 향했다.
군산에 오면 덤으로 꼭 찾는 곳이다.
이외로 바닷가에 오자 시계가 밝아 졌
다.
2년만에 찾은 대평리 마을은 펜션 등
이 많이 생겨 관광지로 변모한 느낌이
다.
부둣가에서 커피를 나누어 마시고 바
닷가로 향했다.
전에 우리가 다녔던 길은 막혀 있어서
바닷가로 돌아 내려 갔다.
바다를 보니 가슴이 탁 트인다.
쉬임없이 밀려 왔다가 흰거품으로 스
러지는 파도
그런 파도에 씻겨 모난 데 없이 둥글
둥글해진 돌들
잘 구워진 감자처럼 생겼다.
오름에 왔다가 보는 바다는 덤이다.
덤 치고는 이런 행운이 없다.
바다를 본다.
파도 소리를 듣는다.
눈이 환해지고 귀도 밝아지는 느낌이
다.
안개낀 군산에 올랐다.
우리가 올 때마다 늘 걸터 앉아 바다를
내려다 보던 그 뿔바위에 앉아 본다.
오늘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들판 너머 울긋불긋 집들이 성냥갑처
럼 보이고 아름다운 바다가 펼쳐저 있
다는 것을......
어디쯤 산방산이 있고 그림처럼 고운
형제섬과 마라도가 있다는 것도.
추억을 공유한 친구들이 생각난다.
이 바위에 우리와 함께 엉덩이를 걸쳤
던 친구들 말이다.
한참을 앉았다가 내려왔다.
점심은 주차장에 있는 정자를 이용하
기로 했다.
안개 때문인지 우리 말고 산행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정자에 앉으니 바다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다리를 쭉 펴고 앉거나 기대서 신선이
되어 본다.
산북에는 폭염주의보까지 내렸다는데
우리는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걸까?
아홉번째 안개낀 군산에서......
2015. 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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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보고
★9 장마 막바지에 찾은 행운, 대평리 바닷가와 군산 올라
햇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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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7.24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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