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영 차폭車暴 시리즈 ⑤
도로 위 날벼락으로 불리는 적재물 낙하사고
(월간현대경영 2022년 7월호 - 황 용 법무법인 명재 변호사)
자동차 등록대수 2,500만 시대(국토교통부: 2022년 1분기)를 맞아
현대경영은 과거 매스컴이 주도한 학폭學暴, 주폭酒暴에 이어 차폭車暴 시리즈를 싣는다.
법리와 현장감각을 두루 갖춘 황 용 변호사의 건필을 독자와 함께 기대한다.
적재물 낙하사고도 ‘교통사고 12대 중과실’
A씨는 지난 2020년 7월 31일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운행하던 중 생각지도 못한 끔찍한 일을 겪었다. A씨를 앞서가던 카고트럭에서 고임목이 떨어져나와 A씨의 차를 가격하였고, 이로 인해 승용차 보닛이 찌그러지고 유리창이 깨져 차 내부로까지 들어오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차에 탑승하고 있던 A씨와 그 가족들이 신체적 부상을 당하지는 않았으나, 마음을 쓸어내려야 했다.
A씨의 위와 같은 사고는 카고트럭이 화물 고정조치 의무를 위반하였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다. 도로교통법에 의하면 화물차의 운전사는 덮개를 씌우거나 묶어서 화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와 같은 화물 고정조치 의무를 위반할 경우 운전자의 의사나 보험가입 여부에 관계없이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게 되고, 운전면허가 취소 또는 정지될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이는 ‘교통사고 12대 중과실’(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제3조 제2항 제12호)에 해당하며, 화물낙하로 사람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각종 규제와 처벌이 무색하게 화물차 운전자가 화물 고정조치 의무 위반사례와 이로인한 교통사고의 치사율은 심각한 상황이다.
화물차 운전자의 화물 고정조치 의무 위반 사례는 한국도로공사의 낙하물 수거 수치에 의하여 집계할 수 있는데, 이에 따르면 연평균 25만개(2015~2020년간 집계 수치, 구체적으로 2015년22만7천341개, 2016년 27만6천523개, 2017년 25만4천352개, 2018년 25만6천716개, 2019년 25만1천548개가 수거됨)가 넘는 낙하물이 수거되고 있다. 연평균 ‘25만개’는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수치이다. 한편, 경찰청에서 집계한 화물차 안전조치 의무 위반 사례는 연평균 18,000건(2020년) 정도에 불과하여,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음을 알 수 있으며, 의무위반에 대한 강력한 처벌과 제재가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화물차 운전자의 화물 고정조치 의무 위반으로 인한 사고는 그 치사율도 치명적이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고속도로 화물차 적재물 낙하로 발생한 교통사고 치사율은 28.5%(2021년)에 달한다. 이는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 14.9%(2021년)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이다. 화물 고정조치 의무위반은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데,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는 방법은 매우 손쉽다. 처벌과 단속의 강화와 함께 화물차 운전자들의 안전의식 제고를 위한 교육 필요성이 절실하다. 최근 법원은 화물차 적재물 낙하사고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사건에서, 피해자의 재산상 손해 외에 정신적 손해(위자료)도 일부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앞에서 소개했던, 고속도로 주행 중 갑자기 날아든 고임목으로 인해 사고를 당한 A씨가 2020년 8월 전국화물자동차 운송사업 연합회를 상대로 재산상 손해 및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1심 재판부는 재산상 손해만 인정하고 위자료 청구부분은 기각하였으나, 2022년 1월 22일 항소심 재판부는 위자료도 일부 인정하는 판결을 선고한 것이다.
법원의 이와 같은 판결은 화물차 운전자의 화물 고정조치 의무 위반으로 인한 사고의 심각성을 일정 고려하여, 기존에는 잘 인정하지 않았던 위자료 청구를 받아드린 것으로 해석된다. 화물차 적재사고의 심각성에 대하여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지고, 화물차 운전자들의 의식 고양과 관련 제도의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고대하여 본다.
황 용 변호사
동국대 법과대학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서울 지방변호사회 법제위원
뮤추얼스탠다드 등 관세 및 수출입법인 고문변호사
대법원 등 국선변호인
(현)법무법인 명재 구성원 변호사
세계최초의 차
(Patent Motorwag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