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왕 가을, 옛부터 특별히 우리나라에서는 남자의 계절이라 일컬어지는 가을의 화창한 날씨와 젖내나는 애숭이 단풍잎들의 환영축하를 받으며 오랫만의 부부 나들이인 경주엑스포 관람 여행을 출발하기로 계획했다.
물론 아내의 제의에 내가 수용한 모양이었다.
07.10.24(수)일 아침 7시19분 해운대역을 출발한 무궁화호로 8시 53분에 경주불국사역에 도착했다.
평소 차멀미와 2시간 이상 자동차로 이동하는 여행에는 좀처럼 특별한 사무적인 업무 외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내가 이 번에 가볍게 참여한 이유는 제목의 이미지가 풍기는 '문화엑스포'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지구촌에 산재한 각 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하나의 공간에 디스플레이 하여 보여줌으로써 각 국을 직접 방문하여 관람하는 여행의 대리만족을 취할 수 있다는 이점에 매료되었던 것이다.
시간 경비 정신적 육체적 에너지절약 효과 가치도 당당히 한몫하기에 대단한 기대와 설레임으로 충만해있었다.
특히 역사의 도시, 신라 천년의 수도, 신라 흥망성쇠의 중심에 있었던 곳,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유산의 경주라 더욱 가슴이 설레인다.
평생을 학생지도업무에 종사한 사람으로써 의미 있고 보람된 여행이 될것이라 생각 되었다.
동해남부선 기차여행이 주는 특별한 재미도 부가가치를 상승시켜 분위기를 한충 고조시킬 것으로 믿으니 마음은 더욱 즐거웠다.
떠오르는 아침 햇살로 온몸을 구석구석 빠짐없이 화장한 예쁜 산봉우리들이 차창 밖으로 보였다.
연이은 나지막한 산봉우리의 아름다움은 유명작가들의 풍속도에서 보았던 이조시대 미인들의 보선 발 뒷굼치처럼 아름다웠다.
적절한 높이와 그림같은 곡선미의 산봉우리, 우거진 소나무들의 싱싱한 짙은 녹색 잎, 그 위로 두둥실 유유히 떠다니는 하얀 뭉개 구름 군은 오늘의 모처럼의 나의 여행을 축하사열을 하는 듯했다. 사열을 받는 자는 당연히 나였고!.
오른 쪽 차창 밖으로 보이는 철로와 바다사이에 산재해 있는 논의 황금빛 벼이삭들은 말없이 고개를 숙인 체 산들바람에 잔물결을 이루며 절정의 미를 뽐내는 듯하기도 하고, 여름더위를 이겨내며 땀흘려 가꾸어준 주인 농부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하며 보답할 날을 기다리는 듯했다.
해운대 역을 출발한 기차가 첫 멈춘 곳은 기장역으로 3년 6개월간 소인이 농어촌 진흥지역하교로 근무한 곳이며 경남행정구역에서 처음으로 부산시로 편입될 때부터 근무한 곳이라 공.사적으로 공개하기 곤란한 많은 아련한 추억을 쌓은 곳이기도 하다.
남창-덕하-울산-호계-를 거쳐 불국사 역에 도착했다. 해운대에서 울산의 직장으로 출근하는 많은 근로자와 함께 동승했다. 직장인들의 활기찬 모습과 산업역군으로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한 감사의 모습을 볼 수 있어 기뻤다. 그들은 모두 울산역에서 하차했다.
불구사역 건물 뒷편의 100년의 나이도 더되어 보이는 잘 가꾸어진 향나무 5거루가 4층 석탑모양으로 너무도 아름답고 싱싱하여 국제 미스나무 선발대회에서 심사원들의 심사를 받기위해 대기하고 있는 미녀들 같았다. 또 역 앞 편도2차선 도로 건너의 수목이 우거진 넓은 잔디밭의 웅장한 3층 석탑의 자태는 이 곳이 불교문화 도시의 흔적임을 말하고도 남는다.
불국사역에서 시내버스로 문화엑스포 행사장까지는 약20분 소요의 거리였고 차창너머로 바라본 역에서 불국사 입구까지의 도로 양쪽에 울창하게 자리잡은 원시림의 가로수는 우리나라의 다른 곳에서는 보기 드문 멋진 경관이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에 등장하는 아프리카의 밀림지대를 통과하는 듯했다. 이 날은 안개가 매우 자욱하여 숲이 더욱 짙게 보였다.
행사장에 도착하여 처음 관람 한 곳은 '경주타워' 옆에 길게 자리잡은 '엑스포문화센터였다. 세계 역사에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유명작가들의 미술품들이 전시되었다. 모나리자, 만종.. 등 너무도 잘 알려진 작품들이 즐비했다. 작품의 크기가 매우 커 티치아노의 '전원연주회' 작품의 나체로 연주하는 여인의 모습은 아름답고 리얼하게 보여 실제의 미인이 행위 예술을 펼치는 듯한 착각을 할 정도였다. 2층의 백남준의 '한국비젼'이란 디지털 전시품은 우리민족의 과거 현재 미래의 다양한 활동모습을 보여주는 이해하기 난해한 영상작품 이었다. 이것은 언론보도에서 너무나도 유명한 세계적 명작이요, 특히 탁월한 빛의 유명 예술작품이라 하니 한 번 더 눈길을 끌었다.
두 번째 관람 한 곳은 '백결공연장' 이었다. 말레지아 무용수의 민속공연과 러시아 남녀 미인들의 댄스와 줄타기 공연을 1시간 관람했다. 수준 높은 묘기들이 연출될 때마다. 관중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화박람회 관람보다 화려한 쇼 공연에 더 관심이 많은 듯했다. 하기야 반나의 쇼도 예술로 멋진 춤 문화가 아닌가... 여기 저기서 관람자의 감탄의 소리 아! 아!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한 판의 멋진 볼거리였다. 단체여행이나 소풍 온 학생들과 단체 관광 온 노인들이 관중의 주류였다. 여기에는 우리 부부 노인도 끼여있었다.
3번째로 관람한'세계화장 엑스포'관에는 각 국에서 사용되었거나 사용되고 있는 남녀 화장에 사용되는 각종 용구, 화장품종류, 약품...등이 예쁘게 진열되었다. 화장하는 방법도 일부 설명된 곳도 있었다.
다음에는 각 국의 민속 공예품을 전시한 '세계 풍물관'을 관람했다.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의 각 나라의 특산품을 현지인이 직접 전시 판매하고 있었다. 내처도 여기서 자녀 선물용으로 외제 목걸이 팔찌...등을 구매했다. 나는 구매에는 무관심했지만 그 화려한 색채와 모양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다음에는 경상북도의 각종 특산물을 전시한 '경북홍보전시관'을 방문했다.
각종 우수 농산물을 수집 건강상 이로운 점, 우수성...등에 대해 상세한 설명이 있었다. 성의와 창의성이 돋보이는 디스플레이였다.
홍보관 옆 산쪽의 조용한 구내 식당에서 감자떡, 울릉도 호박엿, 산채비빔밥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매우 맛있었다. 약 40분간 휴식을 했다.
함께 식사한 행사진행요원 아가씨들의 멋지고 예쁜 유니폼과 늘씬한 몸매 미끈한 통다리,미소짓는 티없이 맑은 어려 천진하게 보이는 예쁜 얼굴들도 세계 속의 한류문화를 빛내는 사람들로 자랑스러웠다.
이들이 행사를 더욱 빛나게 했다. 사각베레모를 쓴 식당 아주마들의 모습도 매우 이색적이고,작은 키에 미모의 아줌마들로 관광지 경주의 인심 좋은 아줌마들이었다. 그리고 검은 스타킹, 고운 검정색 미니서크트, 잘룩한 허리모양을 한 예쁜 안내양들의 모습도 퍽 인상적이었다.
그 외도 경북중소기업브랜드, 세계음식관, 도자기 체험관, 캐릭터 환타지...등을 관람했고 '엑스포 특별기획전'의 캄보디아 앙코르왓트의 디지털 영상소개는 매우 상세하면서도 전체 모양을 한 눈으로 조감할 수 있었다. 영상을 통해 내 외부를 고루 관찰 할 수 있었다. 옆에서 본 모양, 앞에서 본 모양, 위에서 본 모양, 오른쪽 왼쪽... 등 다양한 곳에서 촬영한 모습을 보여주어 실물을 본 것 이상으로 상세했다.해설에서 건축기간이 30년이나 걸렸고, 지금부터 900년 전 11세기에 축조되었다고 한다. 축조 목적이 당시의 왕권의 신격화가 사상의 배경이라면 사원인지 왕궁인지 그 용도는 아리숭하다.
마지막으로 높이 83M, 아파트로는 30층 높이의 경주 타워에 올랐다.타워내부에는 '디지털 문화의 원형전시회' 도 볼 수 있었지만 무엇보다 주변경관, 특히 보문관광단지의 아름다움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감격적이었다.
하루에 많은 내용의 문화를 관람하고 학습할려하니 오후 4시경에는 머리가 좀 아프기도 했지만 보람있는 하루의 여행이라 생각되었다. 다음에는 김해 가야문화제를 관람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세계여행을 한 기분을 낼 수 있으니 문화 엑스포 관람은 모든이에게 권하고 싶다. 입장료는 성인 15,000원 단체 10,000원이다. 사진은 핸드폰으로 촬영할 것이라 해상도가 낮아 선명하지 못한 점 양해 바랍니다.
첫댓글 세세하게, 꼼꼼하게 기록하셨군요. 잘 읽었어요. 청송 선생, 문장이 깔끔합니다. 이렇게 기록을 해두면 기록자는 관람한 것을 정리하는 셈이 되고 독자는 관람동참자가 되니 2중 3중의 이득이 있지요. 다음 김해 가야 문화제 관람기도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