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松 건강칼럼 (729)... ‘토모테라피’ 전립선암 ‘꿈의 방사선치료’
박명윤(보건학박사, 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토모테라피(TomoTherapy)
<입춘날, 방사선치료 완료> 필자가 어제(2월 4일, 立春) Facebook에 올린 칼럼을 읽어시고 많은 분들이 격려의 말씀과 쾌유를 기원하는 기도를 해 주신데 대하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전립선암(前立腺癌)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10년 전 대비 50대는 55%, 60대는 37%, 70대는 24%, 80대는 14%가 증가했다. 전립선암은 일반암과 달리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즉 수술, 방사선 치료, 호르몬 치료, 고주파열치료 등이 있으며 그 중에서도 전립선 적출수술, 외부 방사선 치료(토모테라피), 내부 방사선 치료(브라키테라피)를 전립선암의 3대 치료법으로 꼽는다.
종양이 전립선에만 국한되었를 경우 가장 확실한 치료 방법은 수술이다. 그러나 전립선이 골반 깊은 곳에 위치해 있으며 주변에 배뇨와 성기능을 담당하는 신경다발들이 있어 절제(切除)수술 과정에서 이러한 신경들의 손상으로 생기는 요실금(尿失禁), 발기부전(勃起不全) 같은 합병증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하락시킬 수 있다. 한편 방사선치료는 근치적 절제술에 상응할 정도로 세포 살상력을 높이는 동시에 정상조직 손상 최소화가 가능해졌다.
필자는 지난 2018년 11월 5일 연세의료원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전립선(前立腺) 조직검사를 받아본 결과 전립선암(prostate cancer) 진단을 받고 곧 호르몬 치료(남성호르몬 억제요법)를 시작하였다. 3개월에 한 번씩 복부에 ‘루프린’ 주사(Leuplin DPS Inj. 11.25mg, 주사비 210,190원 중 환자부담 10,510원)를 맞은 결과, PSA(Prostate Specific Antigen, 전립선특이항원) 수치가 8ng/ml에서 0.4로 떨어졌으나 완치된 것은 아니다. 즉, 호르몬주사를 맞지 않으면 PSA는 다시 올라간다.
이에 연세암병원(Yonsei Cancer Center) 방사선종양학과(Radiation Oncology) 조재호 교수의 처방에 따라 지난해 12월 12일 방사선치료 설계용 CT를 촬영 한 후 ‘토모테라피’ 방사선 치료를 12월 23일부터 올해 2월 4일까지 총 28회를 받았다. 조재호 교수는 국내서 비뇨기암 방사선 치료의 선구자로 꼽히며 ‘전립선암 명의(名醫)’로 알려져 있다 전립선암에 주로 토모테라피(Tomotherapy)와 브라키테마피(Brachytherapy)를 시술하고 있다.
필자가 치료를 받는 방사선 치료실에는 TOMO-HD 한 대가 설치되어 있으며(사진 참조), 방사선사(RT: radiological technologist) 2명이 환자의 몸(배꼽 부위와 양 허벅지 바깥쪽)에 설계용 CT 결과에 따라 푸른색 선을 그어 방사선이 적정한 부위에 조사될 수 있도록 자세를 교정한 후 ‘토모 조정실’에서 방사선 치료기계를 작동한다.
‘방사선사’란 대학의 방사선학과(Department of Radiology)를 졸업하고 방사선사 국가시험에 합격하여 보건복지부의 면허를 취득한 의료기사를 말한다. 의료기사(醫療技士)에는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치과기공사, 치과위생사 등이 있다. 방사선사들로 구성된 대한방사선사협회(Korean Radiological Technologiss Association)는 의료 방사선 안전에 기여하고 있다.
방사선 치료실의 실내 온도는 기계 작동 등으로 인하여 좀 서늘할 정도이며, 기계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좁은 원통 방사선치료기기(機器) 속에서 움직임 없이 누워 있으면 폐쇄공포증을 느낄 정도여서 치료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열심히 기도를 했다. 필자에게 배정된 치료시간은 3시45분부터 15분으로 치료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외에 실제 방사선치료는 330초(5분30초)이다.
방사선 치료시에 방광(膀胱)에 소변이 차 있으면 장(腸)과 방광의 일부를 밀어내서 방사선 치료로 인한 부작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매 치료 약 2시간 전부터 소변을 참아야 한다. 그리고 항문을 통해 손가락 크기의 풍선(balloon)을 삽입하여 부풀게 한 후 치료를 시작한다. 이에 하의(下衣)를 벗고 치료를 받아야 하기에 필자는 대장암 내시경검사 때 하의 엉덩이 부위를 뚫어 사용하는 것을 전립선 환자용 하의에도 적용해 줄 것을 건의했다.
방사선치료의 부작용으로 무기력, 허약감, 기진맥진, 집중하기 어렵거나 의욕이 없어지는 형태의 피로를 느낀다. 필자는 피로감(疲勞感)을 완화하기 위하여 치료 후 헬스장에서 유산소운동과 근육운동을 1시간 정도 규칙적으로 했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수시로 휴식(10-15분)을 취했으며, 밤에는 7-8시간 정도 숙면을 취하도록 노력했다. 또한 전립선 건강에 좋은 온수 좌욕(溫水坐浴)과 항문조이기 케켈운동(Kegel exercise)을 열심히 했다.
방사선치료(放射線治療, radiation therapy)란 고에너지 방사선을 이용하여 암세포(癌細胞)를 죽이는 치료를 말한다. 암세포에 집중적으로 방사선을 조사하면 암세포를 파괴하고 더 이상 증식(增殖)되는 것을 막아준다. 이 경우 주변의 정상 세포도 방사선의 영향을 받지만 정상세포는 빠르게 회복되는 잇점을 갖고 있다. 미국은 전체 암 환자의 60%가 방사선치료를 받고 있다.
방사선치료는 단순히 방사선을 쬐는 것만으로 치료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종양의 크기, 퍼진 정도, 형태와 분화도, 종양의 방사선에 대한 민감도 등을 모두 감안하여 방사선량, 치료기간 등이 결정된다. 또한 환자의 건강상태도 고려한다. 이에 숙련된 의료진과 진단장비 및 첨단 방사선치료기기가 필수적이다.
세브란스병원은 2006년 국내 대학병원 최초로 ‘꿈의 방사선 치료기’ 토모테라피(Tomo Therapy)를 도입했다. 토모테라피는 미국 위스콘신대학 연구팀이 개발한 방사선 치료에 있어 가장 앞선 기술을 자랑하는 치료법이다. ‘토모(tomo)’라는 말은 단층, 절단의 의미가 있으며, 방사선치료기가 나선형(螺旋形)으로 회전하고 몸 속의 암을 한층, 한층 내려오면서 치료하는 방법이다.
토모테라피는 매 치료 시 CT를 이용하여 종양의 위치와 모양을 확인함과 동시에 더욱 정밀해진 세기조절 방사선치료를 암부위에 조사(照射)한다. 치료하고자 하는 암을 여러 개의 단층으로 나눈 뒤 각각의 단층에 방사선을 360도 방향에서 조사하는데, 방사선이 환자에게 조사되는 방식이 독특하여 슬라이스(slice)치료 또는 나선형(helical)치료라고도 한다.
방사선치료의 과정은 (1)진찰과 상담, (2)모의치료ㆍ설계용 CT 촬영, (3)치료설계, (4)방사선치료 시작, (5)치료 종료 후 경과관찰 등으로 이루어 진다. 우선 방사선치료 일반사항, 주의사항, 일정(시작날짜, 치료기간, 비용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상담실에서 동의서를 작성한다. 방사선치료 계획을 위해 고정된 일정한 자세로 설계용 CT를 촬영한다.
촬영된 CT에 종양과 주변 정상 장기를 재구성하여 방사선 치료 방향, 용량, 방서선 분표를 확인한다. 이 과정은 컴퓨터로만 진행되며, 설계는 3-10일정도 소요된다. 치료는 주중(월-금)에 실시하며 주말과 공휴일은 쉰다. 시간은 치료방법에 따라 다양하며 보통 10-15분 정도 소요된다. 치료기간은 대략 3-7주정도이며 치료 중 주 1회 주치의 진찰을 받는다.
치료 종료 후 경과관찰은 1 개월 후 혈액검사로 PSA 수치를 확인하고 그리고 CT, MRI 등 영상검사를 통해 치료결과를 확인한다. 필자의 경우 3월 5일 오후에 비뇨의학과 주치의(이성환 교수)와 방사선종양과 주치의(조재호 교수) 진료를 받을 예정이다. 치료 후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여 치료의 효과와 부작용을 관찰한다.
필자는 병원에 중증질환(암, 심장병, 뇌질환, 희귀난치병) 환자로 등록되어 있어 방사선치료 관련 비용은 전체 비용의 5%만 지불했다. 즉, CT진단료 148,883원(환자부담 7,368원), 방사선 치료계획(설계비용) 1,764,074원(환자부담 88,204원)과 방사선 치료 1회당 474,240원(환자부담 23,712원), 진료비, 검사비 등을 포함하여 총 80만원 정도를 지불했다. 건강보험 적용(2011년 7월 1일) 이전에는 방사선치료에 2천만원 이상이 필요했다.
브라키테라피(Brachytherapy)란 초기 전립선암 환자의 전립선에 방사선동위원소(요오드125)를 영구 삽임하는 시술이다. 직장(直腸)으로 초음파 프로브(probe, 탐촉자)를 삽입해 얻어지는 초음파 영상을 바탕으로 전립선에 방사선동위원소를 삽입한다. 즉, 남성의 고환과 항문 사이 회음부에서 양쪽 치골(恥骨) 사이 공간을 통해서 그 뒤에 있는 전립선에 방사선동위원소를 삽입하는 치료이다.
전립선 전 영역에 걸쳐 20-30개의 바늘로 70-100여개의 방사선 동위원소를 영구적으로 삽입한다. 시술 시간은 2시간 이내이며, 시술 전날 입원 후 시술 다음날 퇴원할 수 있으며, 2-3일이면 일상 업무로 복귀가 가능하다. 브라키테라피 시술 직후부터 미량의 방사선이 전립선 내부에 90일 정도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전립선암을 제거한다.
전립선 적출술(摘出術)의 경우 수술 후 곧바로 전립선에서 분비하는 PSA(전립선특이항원)가 혈액검사 상 검출되지 않거나, 0.2ng/ml 이하가 된다. 하지만 브라키테라피는 자기 전립선을 그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PSA 수치가 천천히 떨어지며, 통상적으로 6개월에서 길게는 4-5년까지 0.5까지 떨어지면 전체 전립선에 방사선이 충분히 투여되고, 암도 잘 치료되었다고 판단한다.
우리나라 암 치료의 역사를 이끌어온 연세의료원이 오는 2022년 ‘기적의 암 치료’로 불리는 중입자(重粒子, baryon)치료로 새로운 암 치료의 역사를 연다. 현재 중입자치료기를 설치할 건물 신축공사가 한창이며, 중입자치료기를 도입함으로써 다시 한번 암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맞게 될 것이다.
중입자치료기는 중입자(탄소원자)를 빛 속도의 70%로 가속한 뒤 암 조직에 투사하며, 암세포 사멸률이 양성자에 비해 3배 이상 높다. 기존 방사선이나 양성자치료는 평균 30회를 진행하지만 중입자치료는 12회에 불과하다. 가장 치료기간이 긴 전립선암도 3주 이내에 치료가 마무리된다.
靑松 朴明潤(서울대학교 保健學博士會 고문,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 The AsiaNㆍ시사주간 논설위원, The Jesus Times 논설고문) <청송건강칼럼(729) 20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