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의 할퀸 자국으로 전국이 온통 난리를 만난 것과 같은데 다행히 대구와 팔공산 인근, 모교 그리고 우리 42 동기들의 가정과 합부인들은 모두 아무 탈 없이 잘 지냅니다.
오늘 팔공산 폭포골 산행은 대구시 학생 수련관으로 해서 거의 평지와 다름없는 숲속을 천천히 걸었습니다. 이에 대한 산행이 부족한 생각이 든 회원(신한익 조병준 정시식 형과 합부인 유정애 여사 님)은 팔공 컨트리를 둘러싸고 있는 능선을 따라 한 바퀴 돌면서 산 아래를 보면서 "나이스 샷!" 하면서 골프 조언도 잊지 않았습니다. 점심 시간에는 폭포골 시원한 물가에서 만나 산악회장이 중국서 가져온 45도 짜리 "바이 져우"를 한 잔 하였습니다.
오늘은 특히 멀리 국회에서 이해봉 의원이 친히 팔공산까지 오시어 42 산악회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격려와 찬조를 하여 더욱 빛이 났습니다. 회원들의 뒷푸리를 위해 인근의 "영남식당"에 가서 맛있는 주효를 가득 대접하고 비행기 시간 때문에 이 의원은 먼저 자리를 떴습니다.
팔공산 아래서 언덕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지어 전원 생활을 즐기시는 김종욱 동기의 초청을 받아 동기의 합부인 정 여사 님이 차리신 정갈한 주효로 또 한 잔 그러다 보니 해가 서녘으로 넘어갈 쯤에는 -김종보 형의 말로는 우리 역대 대통령 가운데 발음이 안좋으신 대통령 이 "화이트 하우스"를 "W"를 뗀 "하이트 하우스"로 발음해서 우리 김종욱 형의 그림 같은 집도 "Hite House"라고 해야 옳다고 하였습니다.- 고운 석양을 받아 하이얀 벽이 불그스름하게 물들 무렵 우리는 "하이트 하우스"를 뒤로 하고 귀가 길에 올랐습니다.
하이트(Hite) 맥주로 위장을 가득 채운 우리들은 기분 좋은 트림을 '꺼욱 꺼욱' 하면서 주말을 즐기고 귀가하는 그 복잡한 하산 길에 조금 가다 차를 세워 소변 보고 또 보고 하면서 자정이 다 되어 귀가 길 골목 귀퉁이에서 모가지를 비틀며 "옛 날에 금잔디 동산에 메기 같이..." 하다가 잘 나가던 중에 소년 시절 음악 시간 마치고 문 열고 나가자 마자 크게 고함치며 도망 갔던 "지 돼지야! 큰 일 났구나아~(지문현 음악 선생님께 황공무지)" 하면서 집에 왔습니다.
구업으로 짓는 죄가 구천에 사무친다는데 환갑 된 제자가 아직 이 모양이니 저승가면 녹색 반 바지 소년 시절과 같이 또 종아리 성할 날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