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공불락, 천혜의 요새
1941년 9월,
독일 남부집단군 예하의 제11군 사령관으로 영전(榮典)한 독일의 명장(名將) 만슈타인(Erich von Manstein, 1887~1973)은 그의 부대를 이끌고 크림반도 초입(初入)인 아미얀스크(Armyansk)를 점령하는데 성공합니다.
아미얀스크는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를 연결(連結)하는 병목지점(bottleneck point)으로 이곳이 차단(遮斷)되면 크림반도는 케르치(Kerch) 해협(海峽)을 통하여 코카서스(Caucasus)로 연결되는 통로(通路)만 남게 되는 그야말로 전략적 요충지(戰略的要衝地)였습니다.
↑아미얀스크는 크림반도로 향하는 통로(通路)였습니다. 아조프해에서 흑해로 나가는 길목에 위치한 케르치해협(붉은 원 표시)은 흑해 일대 지정학적 요충지로서 1855년 크림전쟁, 1942년 2차대전 와중에 치열한 격전지로 유명했던 지역이다. 케르치(kerch)반도(半島)와 러시아 크라스노다르(Krasnodar) 지방 사이의 케르치 해협에 놓인 '크림대교'의 모습
제11군의 다음 작전목표(作戰目標)는 크림반도내로 진입(進入)하여 소련군을 소탕(掃蕩)하여 점령(占領)함으로써 흑해(黑海)와 아조프(Azov)해(海) 연안(沿岸)을 독일군의 수중(手中)으로 만든 후 동쪽의 케르치해협을 통하여 소련의 보물창고(寶物倉庫)인 코카서스로 진군(進軍)하는 것이었는데,
지금까지 독일의 놀라운 진군속도(進軍速度)를 고려(考慮)할 때 그리 어렵지 않은 목표(目標)처럼 보였고 실제 크림반도내 전투도 그렇게 진행(進行)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지금까지의 전과로 인하여 크림반도 점령을 낙관하였습니다
그런데 낙관적(樂觀的)인 분위기(雰圍氣)와 전선(戰線)의 상황(狀況)과는 달리 신중(信重)하였던 만슈타인은 크림반도의 완전한 점령(占領)이 만만한 작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이유(理由)는 크림반도를 제압(制壓)하고 케르치해협을 통하여 소련의 남동부(南東部) 코카서스로 진입(進入)하기 위해서는 배후(背後)라 할 수 있는 반도 남서(南西)쪽의 요충지(要衝地)인 세바스토폴(Sevastopol)의 공략(攻略)이 전제(前提)되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신임사령관 만슈타인은 결코 쉬운 작전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소련 흑해함대의 거점(據點)인 세바스토폴을 독일이 제압하지 못하면 소련 해군이 흑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방치(放置)하는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크림반도를 장악(掌握)하였다 하더라도 세바스토폴을 점령하지 못한다면 언제 덤벼들지 모르는 비수(匕首)를 머리 뒤에 남겨놓는 것과 같았습니다.
↑후방의 세바스토폴을 점령하지 않고 케르치해협을 건너 진격을 계속하기는 무리였습니다
독소전 대부분의 전투가 지상군(地上軍)사이에서 벌어졌을 정도로 독일이나 소련 모두는 해군력(海軍力)이 강한 나라들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단지 흑해만 놓고 본다면 독일 해군이 접근(接近)하기 불가능(不可能) 할 정도로 지리적 여건(地理的餘件)이 제한(制限)되어 소련에게 유리(有利)하였습니다.
때문에 세바스토폴을 독일이 점령하지 못한다면 소련은 여기를 바탕으로 흑해를 전략 거점(戰略據點)으로 계속 이용 할 수 있었습니다.
↑1941년 봄에 촬영된 세바스토폴 군항의 모습, 이제 저곳은 지옥으로 바뀔 운명이었습니다
결론(決論)은 정해졌고 세바스토폴은 반드시 점령하여야 할 목표(目標)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세바스토폴은 크림전쟁이후 그 험한 지형(地形)을 바탕으로 난공불락(難攻不落)의 철옹성(鐵瓮城)으로 건설(建設)되어온 요새(要塞)중의 요새였습니다.
만슈타인은 마지노선을 우회(右回)하여 무너뜨린 계획(計劃)의 입안자(立案者)였지만 우회할 틈이 없는 세바스토폴요새는 차원(差員)이 전혀 다르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었습니다.
↑철옹성 같은 항구 인근의 요새
세바스토폴 요새는 독소전쟁이 일어났다고 급하게 만들어진 임시참호(臨示塹壕)가 아니라 크림전쟁, 제1차 대전, 러시아 내전(內戰) 등을 거치면서 천연암반(天然巖盤)과 인공적(人工的)인 콘크리트 구조물(構造物)을 이용하여 만든 철옹성(鐵瓮城)이었습니다.
독소전 당시에도 요새 건설(要塞建設)은 계속되어 막심 고리키(Maxim Gorky)요새, 스탈린(Stalin)요새, 몰로토프(Molotov)요새 등이 도심(都心)부터 외곽(外廓)으로 이어지며 3중으로 이곳을 굳건히 방어(防禦)하고 있었습니다.
↑스탈린요새의 포대
이들 요새는 지하 30m 이상 깊숙한 곳에 보급창(補給倉) 등이 설치(設置)되어 병력(兵力)과 군수물자(軍需物資)를 안전히 보호(保護)하며 장기간 항전(長期間抗戰)이 가능(可能)하였고 곳곳에 300mm 거포(巨砲)를 탑재(搭載)한 포대(砲臺)가 위용(威容)을 자랑하였습니다.
더불어 흑해에 떠있는 소련 함대(艦隊)는 이동포대(移動砲隊) 노릇을 하며 화력(火力)을 지원(支援)하였습니다. 한마디로 빈틈이 없어 보이는 강철(强鐵)의 벽(壁)이었고 천하무적(天下無敵) 독일군도 이벽을 쉽게 돌파(突破)하기는 힘들어 보였습니다. (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