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장남들모니터링방 카톡방에 올라온 뉴스.
경호샘이 고향에서 으름 열매를 땄다고
오늘 모니터링 때 맛보자고 메세지를 올려주셨다.
만나서 서로 부드러운 으름을 맛보고,
으름을 니것내것 나누다 보니 인사할 겨를도 없다.
오늘은 얼마 전에 시민들에게 금강생물종을 설명하면서
인연이 된 두분이 새로 오셨다.
입구에 들어서니 억새밭이 진짜 가을임을 알린다.
펜스를 넘기도 전에 처음 온 청년이 놀라며 가르킨다.
1,"이거 발견했어요"
2,"와~이건 뭘까요?"
탐험가가 된듯 집중하는 청년에게
한숨 돌리라고 새소리를 들어보라고 했다.
그러나, 몇발 띠자
3,"뭔가 있어요?"
몇 발자국 가서 또, 시간차와 먹이에 따라 색이 다른
삵의 배설물을 보고 신기해 한다.
그리고, 초여름에 보았던 어린 고라니의 뼈,
논 속의 왕우렁이 껍질을 보고도
"저건 뭐에요?"하는 질문에
'처음 온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것이지'
장남들 생물들에 익숙해져서 잠깐 초신자의 심리를 잊어버린 내가 마치 모태신앙인의 마음처럼 느껴졌다.
우린 전깃줄에 온 손님들을 흐린 날씨 탓을 하며
연신 찍으면서 주저리 주저리 아는 새들을 불러본다.
우리에겐 장남들 새도사 이경호 처장님이 있으니
걱정없다.
우리는 하우스에서 가랑비를 피하고
논둑을 가로 질러 6수로로 향했다.
계절을 잊고 피어버린 로제트식물들의 반란.
연약한 꽃들을 보고 "이쁘다" 가 아니라
두려운 마음이 든다. 무슨 일이 내년에 벌어질지
벌써 무섭다고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며 이 모습을
기록으로 남겨본다.
우리의 모습도 기록으로 남겨본다.
날씨탓인지 개체수가 급감했지만 아직 살아 있는 성충과
된서리를 맞기 전까지 살아 있을 애벌레들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우리는 6수로쪽에서 때까치의 꼬리깃 재주와 소리에
빠져 한참을 관찰했다
그리고 마지막 하일라이트는 1-1묵논이다.
가는 길에 흙위에 흔적을 남긴 녀석들
묵논에 작은 새들이 부들잎 사이를 재빠르게 넘나든다
작은 목소리로 숨을 죽이며 찰칵찰칵.
딱 걸렸다. 검은딱새가 4~5마리^^
입구에서도 3마리나 봤는데
오늘은 으름 열매 먹는다고 운수좋은 날이라 했는데
검은 딱새를 맘껏 봐서 더블 운수좋은 날이다.
오늘 처음 온 두분은 우리가 좋았는지, 장남들이 좋았는지
점심도 먹고, 차도 마시면서 하하호호 즐겁게 보내고
담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함께한 경호샘,성희샘,은경샘,종현샘,백샘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