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일까? / 홍속렬
확실한 자기 정체성을 똑바로 알고
살아가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나 자신이 그렇게 나 자신에게 질문 해 보며
갖는 의문입니다
내 생일은 음력으로 1944. 2.28일인데
피난 열차에서 남한의 공무원이 복잡한
열차 안에서 면담을 통해 기술한 기록으로
호적이 만들어지고 모든 신상기록이 작성된 걸 아는
어린 나이였지만 과연 나의 기록이 제대로 된 걸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되고 기록상은 2,28일이나 음력 생일로는
4월 6일이 되기도 하고 또 날 지극히 사랑하는 높은 뜻 우리교회
배형근 목사님은 나 태어난 1944년을 찾아 양력 생일로 치면
3월 22일이어서 어는 날짜로 생일을 맞아야 될지 헷갈리는
형편입니다.
페이스북엔 2,28일로 돼 있어 모든 친구들이 그날을
생일로 축하 해 주시니 그렇게 답하고 집에서는 음력으로
4월6일로 맞이합니다
오늘 아침 아내와 통화 하면서 일 년에 생일을 세 번 맞으니
복 받은 사람이라고
그래요, 난 복 받은 사람입니다
평생을 좋아하는 축구와 평생 같이해 오고 있으니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일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니 나 또한 그 부류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청년 시절엔 세상에 왜? 태어나 이 쌩 고생을 하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6.25로 많은 죽음을 보고 또 전쟁 중 고통을 겪으며
차라리 죽는 것이 훨씬 편하겠다. 생각했습니다
금방 함께 뛰어놀던 동무가 헤어진지 몇 시간 안 돼
고 조그마한 몸이 B-29의 폭격에 산산조각이 나 버렸기
때문에 그죽음을 보고 두려움의 벽을 넘었는데
너무 많은 죽음을 겪게 되니 나중 무섭지 않았습니다
죽음이 절대로 두렵거나 무섭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게 곧 죽음입니다
그런데 난 죽음이 두렵지 않은 겁니다
그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군인은 용감해서
월남전뿐 아니라 군인으로서 최고의 지위에 오르게 됩니다
그리고 명예롭게 30년 군 생활 마치고 이제 선교사 중미에
8년 차 되어갑니다
그러면서 나의 정체성을 생각해 봅니다
오직 신앙으로 날 다독이며 이끌어 온 결과
이젠 모든 생의 문제를 주님께 맡기고 오직 믿음으로
이곳 어린 생명들에게 복음을 전 해서 내가 겪은 가난과
고통을 위대하신 하나님께 맡게 해결 받는 영혼들이
되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선교사 영혼을 구원하는 사람
나, 보다 더 위대한 다른 생명을 구하는 그런 사람으로
변해서 몸은 늙었지만 젊은이 못지않게 열정과
사랑을 가지고 주신 사명 잘 감당하는 오늘입니다
그래 나는 오늘 선교사로 버려진 영혼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명령을 준행하는 선교의 사명을 띈 용사입니다
그것이 오늘 나의 정체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