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급했는지 아니면 시간이 바빴는지, 무위사 경내를 돌아나와 백련사 동백 꽃구경을 하였는데 그만 구강포 갈대밭에 마음이 빼앗겨 고려청자 도예지로 직행 하였기에 다시 백련사로 돌아가 그 유명한 동백꽃 숲을 소개 하고자 한다
백련사는 전남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246번지 만덕산에 위치한 사찰로서839년 신라 문성왕때에 무주 무염이 창건했다. 이 사찰은 천태 사상에 입각한 결사 도량을 개설하여 침체된 불교 중흥을 꾀하는데 중심 역할을 했다고 한다. <동국여지승람>에서는 이 사찰을 가리켜 "남쪽 바다에 임해 있고 골짜기 가득히 송백이 울창하며 동백 또한 곁들여서 사계절을 통해 한결같은 절경"이라고 할 만큼 주위의 경관이 아름답다.
백련사를 오르는 동백꽃 터널은 짙푸른 동백 잎새로 무척이나 인상적이나 한발 늦게 찾은 탓으로 꽃망울이 시들어 아쉬움이 짙게 베인다. 그러나 보라와 무등아씨의 손을 마주 잡고 오르는 동백 숲길은 너무나도 정감이 넘치어 오래오래 추억으로 간직 될 것이다.
오후 6시. 일행은 고려청자 도요지를 나와 강진만 해안도로를 타고 강진읍을 향해 북행한다. 멀리 월출산 산봉우리에 걸친 석양은 구강포 앞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한폭 그림인양 병풍처럼 펼처진다. 언제 어디에서나 보아도 우리의 산하는 정말 멋이 있다. 하나님께서 내려주신 축복의 땅임을 우리는 두고두고 감사해야 할 것이다.
강진터미널 입구 "보금모텔"에 여장을 풀고 일행은 지난해 먹은 삼합(홍어회/돼지고기/김치)의 맛을 잊지 못하여 한정식 전문집 "둥지식당"을 찾는다. 숭어회가 더하여 어우러진 남도의 성찬이 주인 아주머니의 정성과 함께 상다리가 휘어지게 잘 차려저 있다. 적당한 위치에 자리한 아리따운 아씨님들의 재담속에 입담은 농익고, 잎새주 높이들어 건배를 외치는 오빠들의 모습은 천진난만 하다.
즐거운 만찬의 시간은 간데없이 빨리 지나가고 객창에서의 자유분방 해지는 마음들은 나머지 여흥의 분출을 위하여 "행복노래방"으로 직행한다. 이렇게 해서 흥겨운 하루는 지나가고 우리는 내일의 산행을 위하여 평안의 안식처를 찾는다.
자! 오늘은 天冠山(723m) 등반이다.
이른 아침을 "동해회관" 짱둥어탕으로 보신하고 전남 장흥에 있는 천관산으로 향한다. 시간은 아침 7시 20분. 천관산은 지리산, 원출산, 내장산, 내변산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중 하나이다. 산이 바위로 이루어저 봉우리 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다.
천관산의 특징은 연대봉, 구정봉, 천주봉, 구룡봉, 환희대등 30여개의 기암괴석과 침봉이 꼭대기 부분에 비죽비죽 솟아 있는데 그 모습이 주옥으로 장식된 천자의 면류관 같다하여 천관산이라 불렀다 한다.
정상에 서면 남해안 다도해, 영암의 월출산, 장흥의 제암산, 광주의 무등산이 한눈에 들어 온다. 정상 부근으로 5만여평의 억새밭이 장관을 이룬다. 매년 10월이면 천관산 정상 연대봉에서 산상 억새 능선사이 약 4km구간에서 "천관산 억새제"가 개최된다.
8시 15분. 우리는 천관산 산행 기점인 장천제에 섰다. 산행 목표는 烟臺峯 정상으로 이곳으로 부터의 거리는 3.2km 이며 장안사-봉황봉-양근암-정원석-천관산(연대봉)으로 이어지는 좌측 능선을 오르기로 했다.
산자락 초입에 가려 조용히 앉은 장안사를 돌아 오르는 등산로 양지 바른 곳에는 붉은 색깔의 진달래 꽃망울이 살포시 터저 아리따운 모습으로 산행객을 맞으며, 전라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山竹의 무리가 등산로 좌우로 길게 늘어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산행 초입부터 능선을 오르는 길이 가파르나 지난번 백암산 보다는 그리 심하지 않아 한결 여유로운 마음으로 오른다. 다행인 것은 산행로가 돌산이 아닌 육산이어서 흙을 밟고 오르는 감촉이 부드럽다.
9시 정각, 1차 능선에 올라 숨을 고르고 짜켓을 벗어 배낭에 걸친다. 동행하던 윤사가 한마디 한다. "산은 사람을 편하게 하는 곳이야. 힘들다 싶으면 이렇게 편히 쉬게 하는 휴식처가 있으니까!" 그래 옳으신 말씀이야. 한편 수풀 나뭇가지에서는 이름 모를 산새들의 합창이 산행객의 마음을 즐거웁게 한다.
조금 쉬었으니 또 올라 가야지, 눈을 들어 위를 보니 억새능선 너머로 정상이 아련히 보이고, 정산 부근 능선에는 마치 설악산의 공릉 능선처럼 뾰족뾰족한 괴석과 기봉이 이어저 있다. 뒤돌아 보니 관산부락이 너른 보리밭 가운데 한가로이 누어 시골 소읍의 평화스러운 정취가 고요함 속에 엿보인다. 이정표에는 장천제 1.2km-연대봉 2km를 가르키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직 산행로의 절반도 올라오지 못했다는 뜻인가?
9시 50분, 2차 능선 중간 바위등을 올라 봉황암과의 갈림길 못 미친 이곳에 높이 1,5尺 정도의 깍아 세운듯한 남성을 닮은 큰 돌, 陽根岩이 우뚝 버티고 서있다. 한편 오른쪽 건너편 능선상에는 여성을 연상케 하는 金水窟이 서로 마주하고 있으니 조물주의 신비한 조화 이련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마침 田河鎭 대장이 그곳에 올라가 앉아 있기에 기념으로 한 캍 찰칵!
정원석을 차곡차곡 쌓아 놓은듯한 정원암에 오르니 시계가 확 트인다. 정상에는 연대봉이 확연히 그 자태를 나타내고, 남해 바다의 다도해가 한 손에 잡힐 듯 하다. 소록도, 거금도, 금당도가 다정히 서로 이웃해 있고 보성군, 고흥군, 장흥군, 완도군의 4개 군이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서남해 한축을 떠 맡고 있다.
10시 20분. 드디어 우리는 연대봉 정상에 섰다.
옛이름은 玉井峯이며 천관산 가장 높은 주봉이다. 고려 예종조 1.160년 봉화대를 설치하여 통신수단으로 이용 하였으며 이후 부터는 烽燧峯 또는 烟臺峯이라 불리웠다.
동쪽은 고흥의 팔영산이, 남쪽으로는 완도의 신지도, 고금도, 약산도등이 그림처럼 펼처있다. 맑은 날엔 남서쪽으로 한라산이 보이고 그밖에 해남의 두륜산, 영암의 원출산, 담양의 추월산이 그리고 더 멀리 속리산의 문장대도 역력히 보인다고 한다.
鄭石宮회장, 田河鎭대장을 비롯한 회장단에서 무사산행을 기원하는 산제를 드리고, 宋相鎬회장은 지리산 머루주를 내어 놓는다. 붉은 머루주 색깔이 예쁘고 술맛 또한 일품이다.
자, 이제는 하산하자. 점심을 보성에서 하기로 했으니 시간을 단축하여야 할 것 같다. 하산길은 오르는 길보다 경사가 급하다.
7부 능선 암봉에는 陽根岩과 마주하는 金水窟이 있다. 사다리가 걸쳐있어 호기심을 갖고 올라가 보니, 그것참 신묘하다. 이왕 올라왔으니 굴안으로 들어가 볼거나! 그래서 이번 천관산 산행은 추억 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이제부터 내려가는 길은 암벽등을 타게 되어 무릅 관절에 부담이 많이 간다. 조심조심 하며 하산 종점에 이르니 울울창창 수목 군락지가 나타나며 삼나무/굴참나무 자생지와 오리나무/측백나무 군락이 이어지는 곳 깊은 계곡에서는 바위 등을 타고 떨어지는 폭포수 소리가 시원 스럽다.
11시 45분. 長天齊앞에 섰다. 長興 魏氏 문중의 제각으로 잘 보존되어 있으며, 樹高20m. 둘레 2.8m, 樹齡 600년의 거대한 군나무(소나무 일종)가 보호수로 지정되어 장천제를 마주하고 있다. 장천교를 건너니 오른편 얕으막한 언덕에 迎月亭이 아담한 모습으로 우리를 반긴다. 이곳이 우리가 오늘 출발한 산행의 시점이고 시간은 11시 50분을 가르키고 있다. 정상에서 이곳 장천재 까지가 2.4km이며, 종주거리는 5.6km로서 모두4시간 30분이 소요 되었다.
목포-부산간 2번 국도에 오른 우리의 애마는 일로 동쪽으로 향한다. 오후 1시. 전남 보성군 보성읍 보성리 342-11 "녹차골 식당"으로 안내된다. 보성 종합체육관이 맞은편으로 건너다 보이는 녹차골 식당은 綠豚 전문점 이기도 하다. 보성은 잘 아다시피 녹차의 고장이다. 따라서 녹차돌솥밥. 녹돈으로 유명한 고장이다.
녹차찌끼를 먹여 키운 이곳의 녹돈은 코레스톨이 적고 지방이 분해되어 느끼하지 않은 맛을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오늘의 메뉴는 "녹돈모듬"이다. 목살+삼겹살+가브리살(등뼈부분)+황정살(무릎안부분)로서 그맛이 일품이며 보성만이 간직하고 있는 별미식이다.
전라남도는 서쪽 끝인 영광에서 시작하여 무안-신안-진도-해남-완도-강진-장흥-보성-고흥을 거쳐 남쪽 끝인 여수까지 이어지는 문화, 관광벨트를 조성하기 위하여 서남해안 일주도로 356km를 오는 2.020년 까지 건설 한다고 한다.
전남 목포의 자연사 박물관/낙농 기념관, 완도의 장보고 청해진 유적지, 해남의 공룡 화석지, 진도의 바닷길 관광지, 영암의 왕인 박사 유적지, 강진의 고려 청자도요지 등이 서남해안 벨트의 주인공이며, 그 외 남도의 서예와 창, 남도의 맛깔스런 음식, 선운산/월출산/두륜산/천관산/제암산/팔영산 등의 남도 산행과 다도해 해상공원 관람등은 천혜의 관광보고로서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맛있고 멋진 보성에서의 오찬을 즐긴 일행은 화순으로 차머리를 돌린다. 이제 마지막으로 천불산의 雲住寺이다. 사적 제 312호로 지정된 운주사는 전남 화순군 도암면 대초리/용강리 일원에 있으며 돌로된 석불, 석탑이 절 좌,우 산에 각 1천구씩 있으며 석실 안에 두 석불이 등을 마주하고 있는 사찰로 더욱 유명하다. 현재는 석불 93구와 석탑 21기 만이 남아 있다고 한다.
1.984년부터 1.991년까지 전남대학교 박물관에서 네차례의 발굴조사와 두차례의 학술조사를 하였으나 창건시기와 창건세력, 조성배경에 대한 구체적 확증을 밝혀 내지 못하여 운주사 천불 천탑은 오늘날 까지 여전히 불가사의한 신비한 유적으로 남아 있다.
시간은 오후 2시 30분. 운주사 탐방을 마치고 화순재를 넘으며 3월중 국토순례의 여정은 마무리 된다. 지난 2일간 남도 삼백리 긴여정에 피로한 산우들은 차창 등받이에 기대 편안한 휴식의 시간으로 들어간다. 그래 모두 모두들 수고했다. 그동안 장거리 여행을 안전하게 운행한 박기사의 노고에 위로를 전하며, 정다운 산우들 그리고 강진의 이쁜 친구들!
첫댓글 재성형! 당신의 산행기를 읽노라면 다시한번 등산하는 기분이요. 등산하면서 자료를 준비하는 그대의 열성에 감탄 또 감탄...
뫃아서 산행 문집을 발간 하이소,사진.지도.명단등을 넣고...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이제는 김재성 대기자님이라 불러야겠아요
음식에 "삼합"이 있다면, 56산악회에는 "사합"이있다. 재성,윤사,영규,돌샘이 곧 그들이다.이들 "사합"을 역어야, 제맛을 알수있다.홍어회,삼겹살,묵은김치가 어디 "사합"에 비할까보냐.
답글 올려준 친구들, 감사합니다. 더 좋은 산행 및 국토순례기 준비에 더욱 노력 하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