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ASML, 1조 투자 화성에 R&D센터
[尹대통령 네덜란드 국빈 방문]
ASML의 핵심장비 투입 공동 연구
2나노 파운드리 공정개발 속도낼듯
SK도 ASML과 기술공동개발 협약
삼성전자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국내에 공동 연구개발(R&D)센터를 짓기로 업무협약(MOU)을 맺으면서 삼성전자가 대만 TSMC, 미국 인텔과의 최첨단 공정 개발 경쟁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공동 R&D센터는 ASML이 반도체 제조 기업과 손잡고 해외에 최초로 설립하는 R&D센터다.
1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ASML은 내년부터 1조 원을 공동 투자해 국내에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R&D센터를 짓는다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부지는 경기 화성시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MOU로 삼성전자와 ASML의 공동 R&D센터에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투입되면 이를 기반으로 삼성전자의 차세대 파운드리 공정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현재 2025년 양산을 목표로 2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파운드리 공정을 준비하고 있다. TSMC도 2025년 2nm 양산 계획을 밝혔으며, 인텔은 내년 상반기(1∼6월) 2nm급에 해당하는 20A(옴스트롱·1옴스트롱은 약 0.1나노미터)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방한한 페터르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2025년까지 총 2400억 원을 투자해 화성시에 반도체 장비 수리센터를 비롯한 클러스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ASML은 이번 MOU로 한국 반도체 업계와 차세대 기술 개발까지 함께하겠다고 협력 범위를 넓힌 것이다.
SK하이닉스도 ASML과 EUV용 수소가스 재활용 기술 공동개발 MOU를 체결했다. EUV 장비 내부의 광원 흡수 방지용 수소가스를 소각하지 않고 재활용하는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것이다. 재활용 기술을 통해 EUV 한 대당 전력 사용량을 20% 감축하는 한편 연간 165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ASML의 ‘2022년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ASML의 글로벌 매출 비중은 대만(38%), 한국(29%), 중국(14%), 미국(9%), 일본(5%) 순으로 나타났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는 “반도체 기술의 초미세화가 점차 어려워지면서 해외 부품, 장비 기업과의 협업이 필수가 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의 국내 R&D 및 시험 라인을 지속적으로 적극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