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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라곤 TV와 탁자 냉장고밖에 없는 작은 원룸에
두려움에 발악하는 한 여자와 그런 여자를 말없이 지켜보고 있는 한 남자가 있었다.
"차라리 죽여!!죽여달란말이야!!!"
울부짖는 여자의 얼굴은 남자에게 맞았는지 시퍼런 멍투성이였고,
얼마나 많이 소리를 질렀는지 이미 목소리는 쉴대로 쉬어 탁한 쇳소리 밖에 나오지 않았다.
"닥치라고"
"나한테 왜이러는건데!!!도데체 왜!!!왜 날 이런곳으로 끌고와서 그렇게 쳐다보기만하는건데!!
제발나좀 보내줘...아니면 죽이던지.."
"닥쳐.죽여달란말않해도 넌 죽게 되어있으니까 입다물고 가만히 있어."
이곳에 갇히게 된지..이곳으로 납치되어 온지 2틀째
그녀는 손과 발이 쇠밧줄로 묶힌채 남자가 주는 음식도 먹지 않고
쉴새없이 악에 바친 고함을 내지른다.
이미 쉴대로 쉬어버린 목소리를 겨우 쥐어짜며
그렇게 그녀는 오늘도 울부짖는다.
차라리 죽여주었으면
차라리 이리저리 내리쳐서 짓밟았으면..
하지만 그 남자는 아무런 말없이 그냥 그녀를 바라본다.
슬픈눈으로, 보는 사람의 가슴까지 먹먹하게 만드는 그런 슬픈눈으로 계속해서 그녀를 바라본다.
"그래 그럼 지금죽여.어차피 죽일꺼 지금 죽여달란말야!!!!"
'짝'
여자의 발악에 남자의 주먹이 여자의 얼굴을 내려친다.
"입다물어.지금 어떻게하면 잔인하게 널 죽일수 있을지 생각중니까."
충분히 두려운 말이였으나 여자를 두렵게 만드는것은 이런 말들이 아니였다.
그녀를 두렵게 만드는것은 남자의 눈과 목소리였다.
저런 말을 하면서도 남자의 목소리에는 차가움이 아니라 따뜻함이 담겨있었고
남자의 눈엔 잔인함이 아니라 슬픔이 담겨있었다.
무언가가있는데..... 풀릴것 같으면서도 풀리지 않고 있는 무언가가 분명히 두사람에게
존재하고 있는 것같은데.....자꾸만 얽히고 섥히는 생각과 추측들 때문에 그녀는 답답하고 두렵다.
그리고.
남자의 슬픈눈을 보면 여자는 자신도 모르게 죄책감에 둘려싸여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해지고
알수 없는 기분으로 인해 미칠것만 같다.
"나...나 알지.?"
"헛소리 하지마."
"그럼 나한테 왜이래.이러는 이유가 뭐야."
"너한테만이 아니라 다른년들도 이렇게 했어.납치하고 잔인하게 고통준다음 칼로 찢어 죽여 땅에 묻고."
"....다른 여자들도 그렇게 슬픈 눈으로...?"
여자의 말에 남자의 모습이 많이 아주 많이 위태로워보인다.
"다른여자도 그렇게 슬프게 쳐다보면서 죽여..?
보는 사람까지 슬프게 만드는 눈으로,보는 사람 죄책감들게 만들어서
니 죄 조금이라도 씻으려고 그렇게 슬프게 쳐다보면서 죽이는거야?"
"안아프게 죽고 싶으면 입다물고 가만히 있어."
남자는 많이 지친듯 벽에 기대어 TV리모콘의 전원 버튼을 눌른다.
'띡'
키자마자 나온 화면엔 기자가 어떤 한여자의 실종을 취재하고 있었다.
"한화그룹 한재석 회장의 딸인 한니나씨의 행방불명으로 많은 언론은 실종인가 아니면 단순한 가출인가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평소 우울증을 앓아왔던 한니나씨는..."
'띡'
TV는 다시 남자의손에의해서 꺼지고
"이름이 한니나냐.....?"
역시나 슬픔과 아픔이 많이 서려있는 목소리로 여자에게 물어본다.
방금전 뉴스에서 나온 실종의 주인공에게...
"....그래...내가 한니나다..보다시피 우울증에 걸린........그래서 손목을 수도없이 끊어버린.
그러니까 난 너같은새끼한테 죽어도 여한없어.
죽을려고 작정한애니까.... 그러니까 죽여..사람 피말리지말고 죽여달란말야...제발!!!"
".....자살...시도.....?"
"....."
".............왜.......왜......그런...아픈...짓...해......
.....왜......아플..려고..해...그동안...아팠으면...서.."
한자 한자 끊어서 아주 조용히 말하는 남자때문에 여자는
남자가 어떤말을 했는지 잘 듣지 못했다.
서로 많이 지쳐버린 지금
울부짖는 여자도 조용히 남자를 바라보며 있고.
여자를 슬프게 쳐다보았던 남자는 많이 힘든듯 벽에 기대어 눈을 감아버린다.
그리고 여자는 조용히 남자의 눈감은 모습을 지켜본다.
그리고 그때 갑자기 깨질듯한 두통과 함께 갑자기 떠오른 기억이 있었다.
기억속엔 지금 자신을 납치하고 있는 남자가 검은색 양볼을 입고 있는 건장한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짓밟히고 있었다.
지금보다 조금은 더 앳되어보이고 더 하얀피부는 금새 피투성이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래도...이남자...웃고있는다.슬프게 웃고있는다.
낯설지 않은 그 예쁜웃음을 지어보인다.아플텐데도 고통스러울텐데도 누군가를향해 계속 웃는다.
그 웃음을 가지고 싶은 마음이 들정도로 아주 예쁘게 웃어보인다.
"세연아...나 괜...괜찮...괜찮아....세연아.........세연아..................."
그렇게 맞으면서도 그렇게 밟히면서도 그렇게 뭉게지면서
남자는 계속 '세연아'라는 말을 계속해서 되풀이 한다.
그리고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그 남자를 보며 울고 있는다.
이유없이 그녀의 눈에선 눈물이 흐른다.
그녀의 가슴이 찢어지게 아파온다.
그녀의 가슴이 미치도록 아려온다.
대신 맞아 줄수만 있다면...
그녀의 기억속에서의 맞고 있는 남자대신 자기 자신이 대신 맞아줄수 있다면....
여자의 가슴이 답답해진다.
(다음날)
어제 얼마나 울다 잠들었는지 그녀의 머리는 깨질듯이 아파오고 잠결에도 울었는지 아직도 그녀의 눈엔
눈물이 마르지않고 고여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뜰때 여김없이 남자는 그녀의 맞은편 벽에 기대어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
울었는지 그녀와 똑같이 잔뜩 부어버린 눈을 하고선
오늘도 그녀를 열심히 눈에 담는다.
"먹어."
남자는 여자의 앞으로 다가와 앉고는 옆에 있던 죽을 한 숟가락 떠서 여자의 입앞에 갖다 댄다.
"싫어."
"한 숟가락만....한 숟가락만...먹어.."
"왜...안죽이냐고.이딴 밥 주지말고 죽여달란말야..."
여자의 말에 남자는 조용히 숟가락을 내려 놓는다.
그리고 역시나 슬픔이 잔뜩서려있는 목소리로 말한다.
"죽일때 살려달란 소리나 하지마.넌 죽게되어있으니까 보채지도 마."
그러더니 자리에 일어나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문다.
어느새 담배연기가 조그마한 원룸을 가득 메운다.
그때.
남자가 자리에 일어나 담배를 꺼낼때 주머니에서 사진 한장이 떨어졌다.
여자의 바로앞
태아 사진 한장이 떨어져있다.
그녀는 사진 밑에 적혀 있는 글자를 조용히 읖조린다.
잘 쓰지 못했지만 그래도 굉장히 정성껏 쓴 귀여운 글씨를.
"은수와...세연이의....예쁜...아가..."
그리고 자꾸만 겉도는 이름.
슬픈 이름.
"은수....은수.....세연...세연.....은수...은수.....은수........"
그리고 또다시 어떤 기억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간다.
그 기억속에서
사진밑에 정성스레 글씨를 적고 있는 남자가 보인다.
지금 자기를 가두고 있는 남자가 정성스레 한자한자 글씨를 적고 있다.
"야 뭐라고 적냐?"
"음....아!! 은수와 세연이 예쁜 아가~~이렇게 적어~"
"근데 애기가 너 닮았으면 존나 못생긴아가 아니냐?"
"....그게 무슨말이냐!!!너진짜!!너 내가 우리 애기 낳으면 만지게 하나봐!!애기 근처에 못오게 할꺼야!!
우리애기도 엄마 무시하는 아빠 필요 없다고 지금 내 배를 콕콕차고 있다!!너 각오해!!"
"내가 애기 몰래 데리고 도망가면 그만"
"너 진짜 죽는다아아~"
남자는 특유의 개구진 웃음을 지어보이며 환하게 웃어보인다.
그리고 행복한 상상을 하는지 글씨를 적다말고 눈을 감는다.
여자의 기억속에서 남자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그녀를 웃게 만든 기억....
그녀를 울게 만든 기억....
무척이나 자신이 그리워 했던 모습인것처럼 계속해서 기억하려고 애를 쓰지만
그 행복하고 슬픈 기억은 그녀에게서부터 멀어져간다.
남은건 자꾸 겉도는 대화내용.
행복한 대화내용.
"...은수.....은수.......은수............은수..."
그녀는 계속에서 '은수'라는 이름을 조그맣게 되풀이하고 또 되풀이한다.
여지없이 눈에서 눈물은 흐르고 또다시 가슴이 아려온다.
이런 여자의 중얼거림이 남자에게 들렸는지
뒤돌아 담배만 피고 있던 남자는 놀란 눈으로 여자를 쳐다본다
"은수...은수......은수....은수..흑흑.....은수...은수.."
남자의 손에 들려있던 담배가 떨어지고, 남자는 떨리는 손으로 바닥에 떨어진 태야사진을 주워 든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며 두 손으로 얼굴 감싸다가 다시 머리를 쓸어올린다.
그리고 눈물 고인 눈으로 여자에게 다가간다.
"당신 도데체 누구야!!!하악..흐흑...흑....당신 당신뭐야!!.......너 도데체 어떤 인간이야!!!!
왜 자꾸 내 기억속에 나타나서 괴롭히냐고!!흑흑흑....뭐냐구 대체.."
눈물 섞인 여자의 고함에 서슬퍼린 여자의 고함에
피멍울진 여자의 고함에 남자는 말없이 여자의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준다.
"울지마....그렇게 울지마.......제발......울지마......
내앞에서...울지마......"
이렇게 가슴 아픈 말들을 하나하나 꺼내면서 남자의 눈에도 참고 있던 눈물이 흘렀다.
"나 모른다며....나 모른다며...근데 왜 자꾸 나타나..왜 자꾸 괴롭혀.."
"미안....미안..자꾸 난 이모양으로 너 괴롭혀서 미안...그러니까..울지마..
제발...그렇게 울지마............너 울면...나 미쳐.. 나 죽어..그러니까..제발..울지마...."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말.
이 남자의 말에 또다시 여자에게 떠오른 기억하나.
그 기억속엔
교복을 입고 학교 벤치에 앉아 있는 레몬색 머리가 너무나 잘어울리는 멋진 남학생과
하나로 단정하게 묶은 머리가 너무나 잘어울리는 예쁜 여학생이 앉아있었다.
그런데...여학생의 얼굴엔 시퍼렇게 멍이들어 있었고 무척이나 슬픈듯이 울고 있었다.
그리고 남학생은 이런 여학생을 보며 더욱더 슬픈표정을. 더욱더 아픈 표정을 하고 있었다.
".....울지마..울지마 세연아....괜찮을거야..자...울지마...뚝그쳐."
"흑흑..은수야..나...나..어떡해...아빠가...내 뱃속의 애기 죽이면....어떡해.......나..나..."
"왜 자꾸 그런생각해!!!우리 애기 생명력 끈질기니까 그딴 개같은 소리 하지좀마!!!
내일은 나랑같이가서 말씀드려.....내가 다 말할께.혹시나 맞으면 내가 다맞을께.
그럼되는거야 우리 내년이면 20살이니까 용서해주실꺼야...그러니까 괜찮아..."
" 나...나.. 무서워...은수야....너무 무서워....오늘도...아빠가 날 때리면서....주먹으로 사정없이 때리면서..
애기 당장 ...지우라고..하는데....너무 무서워서...울지도 못했어....그냥...맞았어....
배만 감싸고 ......그냥 맞았어.....흑흑..."
"..울지마..세연아.....제발......그렇게 울면.....나 미쳐.. 나 죽어.....제발 울지마......"
이 대화만으로 끔찍한데. 이대화만으로도 지독한데
여자의 가슴을 후벼파는 그 두 학생의 생생한 기억.
이젠 하나하나 모든게 명확해지는 기억.
남학생은 지금 자기를 납치하고 있는 남자의 모습
여학생은 그녀 자신.....
은수는 납치법
세연은 자기 자신.
너무나 사랑하고 그리웠던 남자 하은수는 지금 자기를 납치하고 있는 남자.
납치범이 너무나 사랑하고 그리워 했던 여자 한세연은 자기자신.
3년동안 그녀는 모든걸 잊고있었다.
어떻게 됬는지 모르지만 3년동안 그녀는 모든걸 잊게되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깨질듯한 두통을 참으며 조각조각 맞추어지는 기억들을 놓치지않기위해 이를 악물고 버틴다.
그리고 모든걸 알게된 지금 3년만에 처음으로.....불러본다.
"은수야."
"........................."
"은수야....나야....세연이.....이제야 기억이 돌아왔다....내 진짜 이름 이제야 찾았다....
한니나가 아닌 한세연...이게 내 진짜 이름............은수야...그동안...힘들었지....?....진작 찾으로 오지.
왜 이제야 나타났어........왜.......은수야....은수야...."
남자의 눈에선 계속 눈물이 흐르고 말없이 지켜보기만 하던 남자는 아니 은수는 세연의 두손과 두발에 묶여있는
단단한 쇠밧줄을 풀어주고있었다.
그리고...안아주었다.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세연을 꼭 안아주었다.
"세연아...세연아...미안해...미안해 세연아.......그냥 모르게 살아가는게 더 행복할텐데......괜히 이딴짓해서 너 기억만
돌아오게 했다.....그냥 나혼자 실큰보다가 ....너 놔줄려고 했는데................"
"....그런말이 어딨어..."
"세연아.......한세연..."
"응..."
"..........사랑해................사랑해,......."
그렇게 두사람은 말없이 서로를 안아준다.
눈물로 서로를 적셔가며 지난날 추억들을 떠올리며
그렇게...그렇게 그 두사람은 가장행복한 눈물을 흘리며 혹은 가장 슬픈 눈물을 흘리며
3년만에 처음으로 서로를 꼬옥 껴안아주었다.
*
*
*
"그때 애들 우리 진짜 부러워 했는데...기억나 은수야? 막 여자애들 나한테 밀가루 던지구 그랫는데...너랑 사귄다구..
그때마다 니가 나타나서 욕하면......애들...차마 던지지는 못하고 .....히히.."
"응...기억나."
"헤헤..아! 내가 너한테 처음으로 해준 음식 기억나?"
"...물러터진 김밥??"
"치...그래도 맛있는 김밥이였다...근데 그 김밥 니 친구들이 다 뺏어 먹었잖어...히히..생각해보면 내 친구 다 남자애들밖에
없었다....너랑 사귄다구 여자애들 다 나 싫어하고...히히...난 니친구들이랑만 놀고...히히...
그때..참 행복했었는데.......아!우리 내일은 여기나가서 니친구들 찾으러 다니자!!나한테정말 잘해줬었잖어..."
세연이의 이말에 은수의 표정이 잠시 슬프게 굳어졌지만...
이내 다시 행복하게 바뀌었다.
"...내일은...너..집가야지.....아버님 걱정하시잖아..."
".....나 그냥 여기서 살껀데?히히~"
그렇게 될수 없지만...은수는 행복하다.....
같이 살순 없을테지만....은수는 그래도 좋다........
그렇게 두사람은 소중한 기억들의 포장지를 하나하나 뜯어가며 행복에 물들어간다..
아무도 그 두 사람을 방해 할수 없다.
아무도 그 두 사람의 행복을 방해할수 없다.
<그날밤>
쉴새없이 종알대던 세연은 은수의 옆에 조용히 잠들었고.
은수는 자고있는 세연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지켜본다.
그런데..그 모습이 너무 슬퍼보일수가 없어서 너무 아파보일수가 없어서
아마 세연이 자지않고 있었다면 분명 은수를보며 울음부터 터트렸을것이다.
왜이렇게 슬프냐고...왜 아직도 슬퍼하냐고.....
자고있는 세연의 모습을 한동안 말없이 지켜보다가
은수는 탁자에딸려있는 작은 서랍에 종이와 볼펜을 꺼내든다.
그리고 무언가를 적기 시작한다.
글자 하나하나를 적을때마다 떨어지는 눈물과 함께.
몇분후 다 쓴듯 보이는 종이를 정성껏 접고
세연이옆에 조심스레 놓는다.
그리고 조용히 말한다.
"......항상 울지말고 오늘처럼 예쁘게 그렇게 웃어야되....밥도 먹고 살도찌고 그래야되 알았지.
미안해..세연아...차라리 니가 기억하지않고 그냥 나 죽일듯이 원망하고 난 그냥 너에게 끔찍한 납치법으로
끝났으면 좋았을텐데..........무슨 일 있어도 꿋꿋이 견뎌대고 참아야되....바보처럼 굴면안되고....
몇번이고 말하겠지만 울지말고.........여기 우리 애기 사진 놓고 내 고등학교 학생증도 놓고 갈께...........
그래도......좋다..난....마지막은......................니 옆이라서..........어찌됬든...나에겐 해피 엔딩이 될 것 같다..........
넌 나에게 항상 행복만 주는것 같다.........................미안하고....나 이렇게 병신같아서.....정말 미안하고.......
사랑해........세연아................"
사랑해를 끝으로 은수는 세연의 이마의 살짝 입을 맞춘다.
세연의 이마위로 은수의 따뜻한 눈물방울들이 떨어지고...
은수는 세연의 이마를 살짝 닦아준다.
그리고 살짝 세연의 손을 잡는데....은수의 가슴은 많이 아프다.
자살시도로 보이는 상처가 나있는 세연의 가는 손목은 은수의 가슴을 많이 아프게 한다.
은수는 마지막으로 슬픈 상처가 남아있는 세연의 손목에 입을 맞춘다.
그렇게 은수는 어쩌면 행복한 어쩌면 슬픈 그녀와의 이별을 준비한다.
그렇게....그렇게......은수의 슬픈 납치극은 끝이난다.
.
.
.
.
(다음날)
이미 해는 둥둥 떠올라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하루의 문을 여김없이 열어주었고.
............
............
............
슬픈 납치극이 벌여진 작은 원룸에도 그 하루는 찾아왔다.
너무나 끔찍하게 너무나 슬프게 너무나 아프게
찾아왔다......
".......뭐...야......뭐....니...이거....뭐야..........은수야..........은수야......은수야.....왜그래..
은수야...은수야......흑흑...은수야..은수야!!!!!!!!!!"
세연이가 일어나자마자 찾은건 은수였고
찾은 은수는 자기옆에 많은 피를 흘린채 누워있었다.
"은수야....은수야....은수야......은수야!!!!!!!왜이래..!!!"
차가운 은수를 부둥켜 안아올려 뺨을 때리고 이리저리 흔들어보아도
은수의 꼭감긴 눈은 세상이 싫은듯 세상이 무서운듯 떠지지 않는다.
"은수야..은수야...은수야..왜이랬어.....나..너없으면....어떡해 하라고...아진짜.....뭐야.,....흑흑...
은수야아...제발..눈 떠봐...제발.."
이렇게 세연이 서슬퍼린 울음을 토해낼때
그녀는 자기가 베고 잤던 베개 옆에 놓여있는 종이와 어제 봤던 그녀의 소중한 애기사진과 은수의 고등학교 학생증을 발견했다.
세연은 태아사진과 은수의 학생증을 꼭 손에 쥐고 떨리는 손으로 종이를 펴보았다.
그리고...그녀는 또한번 오열해야 했다.
세연이에게
세연아 나다 은수.아 뭐부터 써야할지 걱정된다.일단 기억 찾은거 축하해 세연아.내가 너 여기로 데리고온건 그냥 나혼자 실컷
하루동안 볼려고했는데 니가 기억을 찾을줄은 몰랐다. 나는 기쁜데.나는 나 죽기전 니가 알아봐주어서 좋은데...근데 너가 걱정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모든 기억 다 돌아왔는데 나 이런 거지 같은 꼴로 쓰러져있는거 보면 많이 놀라겠지?.....그냥 니가 차라리 기억하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그냥 난 너에게로 가장 끔찍한 납치범으로 기억 남았다면 좋았을텐데...내가 일만 더 크게 만든건 아닌지 몰라. 아니다.애초부터 내가 널 여기로 데려오는게 아니였어.근데...나 너무 힘들어서 그랬다. 니가 기억 읽어버린 3년동안 나는 있잖아 항상 너 지켜봤어. 항상 무서울정도로 웅장한 너네집 앞에 숨어서 너 맨날 나오기만을 기다렸어.근데 너 왜이렇게 밖엘 안나오냐. 나가버려서 제대로어쩌다 나오면 바로 차타고 보지도 못하고....결국엔 나만 미치겠더라고. 나만더 아프더라고.난 너 본다고 아픈 할머니 팽개치고 친구놈들 다버리고 너네집에서 가장 가까운 원룸 얻어서 있는데.........숨어서 널 봐야한다는게 너무 비참하더라. 니 앞에 나타나서 내가 하은수야 세연아 이러고 싶었는데.....근데 그때 너네 아빠가 한말이 생각나드라. 앞으론 나타나지말래.너 앞에 나타나지말래. 너 기억잃어버렸다고 다신 나타나서 혼란 스럽게 하지말래.애기도 없으니까 나타나지말고,만약 내가 나타나면 너 유학보내버리고 난 죽인댄다.그래서 그냥 나 혼자 병신처럼 지켜봤다.
근데 그게 도저히 안되겠는거야. 너는 하루 하루 지날때마다 더 보고싶어지는데 더 그리워지는데.....멀리서 지켜보는게 너무 싫은거야.그래서...그래서 이렇게 됬다. 아는형한테 일주일만 차빌린다고 하고 너 납치해서 여기까지 왔다...
그런데니가 자꾸 도망갈것 같아서 쇠밧줄로 묶어놓고 때렸어....정말 미안해..내가 정말 못됬지.......정말 나도 그러고 싶어서 그런거 아닌데,..미안해 세연아........정말로미안해.......하루만보고 너 집으로 돌려보낼려고했는데 그러지도 못한것도 미안하고 이런모습 보인것도 미안하고 모든게 다미안해........나 진짜로 하루만 너 실컷 보고 돌려보내줄려고했는데..그러고 나 아무도 없는 곳에서 죽을려고했는데....자꾸 욕심이생겨....너 가지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너랑 같이 있고 싶다는 욕심이 생겨.....그래서 오늘.......오늘 내 개같은 욕심, 소유욕 다 접을려고...오늘은 다끝낼려고한다......
...아..근데...자꾸 편지 이렇게 쓰니까.......나도 ....살고 싶다..............................................근데 나살면.........우리 또 힘들어질꺼야...분명히 그때보다 더 힘들어질꺼야...난 무섭다.....난 정말 무섭다....그래서.....나 그냥 그만하려고...........................
그래도 ....너 마지막으로 봐서 너무 좋다.....난 복터진 놈인가봐.......
진짜로 안녕.
....밥도 잘먹고...아 더럽게 끝내기 싫네.............그리고 살도 좀 쪄라.키도 쪼그만게 삐쩍말라가지고.아버지 원망하지말고 아버지한테 잘해드려.가장슬픈분은 그분일지도 모르니까.난 괜찮으니까......난 다괜찮으니까.....꼭 아버지 용서해라.................
...좋은 남자 만나서 간지나게 살고...............................이젠 정말 안녕.
그동안...정말로 사랑했어....죽어서도 너만 사랑할께
편지를 다읽고 난 세연은 마치 검은 핏덩어리가 있는 것 같은 가슴을 부여잡고 또 한번 운다.
이젠 정말로 눈물이 멈출것 같지않다. 항상 이렇게 울면서 살아야할것 같다.
정말 괴로울것같다.
바보같은사람.
니가 이러면내가 잘살것같아.나 병신되라고 이런짓 한거야.바보야.
왜이랬어......이러면....나 괴로운거 알면서....................................복수야..?...나 기억잃은거 복수하는거야..
평생 가슴에 핏덩어리나 담고 살라고 속죄하면서 살라는 복수야 ...그런거야 은수야?........
하아..정말....너..못됬어..정말로...흑흑
그리고 그날 오후
계속흘러내리는 눈물은 닦지 않은채 내버려 두며 세연은 탁자위에 있는 전화기를 든다.
...................그리고 버튼을 누른다.,.................
뚜루뚜루~
몇번 신호음이 바뀌고
[여보세요!!!!]
수화기에선 세연에게 가장 끔찍하고 무서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예요....."
[......세연이냐!!!이놈에 기집애!!!지금 어디야!!!너 어디야!!!미쳤어?!!너 지금 제 정신이야!!!뭐야!!]
"...............나 제정신...아니예요.......그래서 나 .....당신한테 이 말...꼭 해야겠어요...."
[미친 기집애 지금 어디야!! 어딜 나간거야!!!!]
"....당신은......살인자야............"
[....뭐!!??!!?!너 지금 뭐라고 한거냐!!!!세연아!!!]
불쌍한 은수생각에 다시한번 터질것같은 눈물을 삼키고.
애써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간다.
"..........나 기억 다 돌아왔어...당신이 한 드러운짓도 다 돌아왔어....내 뱃속에 애기 죽인거... 당신이 사람시켜서 나 짓밟은후
내 뱃속의 애기 죽이려 한거...다 기억했다구.....더불어 당신이 은수까지 죽이려한거....모든기억 다돌아왔어.
도데체 당신이 뭔데 나한테 이런짓까지 한거야....왜 은수랑 나 피말린거야 ........은수 가난하다고 내 근처에도 못오게하고 맨날 불러 짓밟고 때리고 왜 우리둘 다 엉망으로 만든거야?도데체 왜!!!!왜 우리 은수 죽음으로 몰아갔냐구..왜 우리 은수 죽음아니면 안되게 만들었냐고.....당신이 뭔데...도데체 당신이란 사람이 뭔데........그거알아?...당신이 나한테 쏟았던 그런 더러운 열정 사랑 아니야.오히려 날 더 어둠으로 몰아내쳤어.시궁창속으로 집어 던졌다고!!!!!..................................."
[세...세연....세...]
뭔가를 말하려는 듯 다급한 목소리를 내뱉는 아버지의 말을 세연은 무참히 끊어버린다.
"나 할말 얼마 남지 않았어요.그러니까 내말 끊지 마요.당신 그럴 자격없어.그냥 내말만 가만히 듣고 있어.
오늘...우리 은수 죽었어요.......그런데도..은수는......끝까지 나보고 아버지 원망하지말래...그러고 갔어 그 불쌍한애...
당신 죽일듯이 원망해야 하는데......그 불쌍한애...당신한테 거지 취급 당한 그애...끝까지 나보고 당신 원망같은거 하지말래......................그렇게 착한아이..외롭게 갔어......"
[흑흑....세....세...연....]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아버지의 울음소리에 세연의 목이 메인다.
"...그래서 나도....나도 따라갈래 그아이......그 외로운아이...내가 가서 달래줄래.말못할 그 외로움 내가 가서 달래줄래.
3년동안 나 그아이 기억못하고 은수 혼자 아프게한거 이렇게라도 갚을래....나 그럴래요............
.......나 갈래요..나 은수 따라 갈래..............................미안해요.........미안해요......아빠................근데....나도 어쩔수가 없다. 아빠 원망하면서 가서 미안해......나..아빠용서 할께........그동안 고마웠어요......"
[세연아!!!세연아.흑흑 내가...이 애비가...정말.]
'뚝'
아버지의 다급한 흐느낌이 들려오는 전화기를 다급히 꺼버리고.
아버지에 대한 안타까운 눈물의 한방울을 흘리고,
아직도 행복하게 눈을 감고 있는 은수를 보며 피묻은 칼을 집어든다.
자신을 위해 슬픈 납치극을 벌여준 은수에 대한 고마움을 안고,
3년동안 변함없이 자신을 지켜보고 사랑해준 은수에 대한 애뜻함을 안고,
이젠 앞으로 영원히 은수와 함께한다는 기쁨을 안고
한손에 편지와 애가사진과 은수의 사진을 꼭 쥐고
그렇게 세연은 손목을 귿는다.
은수의 피가 묻은 칼로 자신의 손목을 귿는다.
...........
...........
이렇게 은수의 슬픈 납치극은 결국은 함께한 해피엔딩일 될수 있고 끝내 현실에선 허락받지 못한 새드 엔딩이 될 수도 있겠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죽기직전 그 두사람은 무척이나 행복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채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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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쓴치약입니다
여러분 혹시 제소설 읽고 막 지루하지 않으셨는지요~
사실 제가 인소닷에 소설을 올린지 몇년만인지...옛날에 초딩때 올렸던 이후로 지금 중3이 되고서도 처음 올리네요~
여름방학이라 시간도 많아서 신나게 올려봅니다~
어떠셨을지 너무 궁금해요~
잘쓰진 못했지만 꼭 읽고 댓글 달아주세요~
아 너무 이기적인 부탁인가.ㅜㅜ그래도 댓글 달아주세용~ㅜㅜ
아무튼 어줍잖은 제 소설 읽어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리구요~
그럼 다음에도 또 재미난<?>소설로 찾아오겠습니다.<제 생각으로만 재밌을수도 있는...ㅋㅋ>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첫댓글 와~정말 슬프다ㅜㅜ 맨마지막 너무 슬퍼요.....중 3이신데 글 너무 잘쓰시는데요? 다음에도 좋은 소설 부탁드려요!!!
우오왕~내글에도댓글이달린다니~너무기분좋네요~읽어주셔서너무감사해요 다음에도잘부탁드립니다~
정말슬퍼요 ㅠㅠ아버지의심정도이해가가긴하지만 너무하네요 ㅠㅠ소설또써주세요^3^
아정말 감사해요~ㅠㅠ정말루 감사하단말씀밖에ㅠㅠ네 많이많이 쓸테니까 지켜봐주세요!!!감사합니다~
슬퍼요ㅠㅜ 한편으로는 오랜만에 새드소설 읽어서 좋구요^^여하튼, 글 너무 잘 쓰세요!! 부러워요ㅠㅜ 다음 소설도 기대할게요!!
과찬의말씀이세요!!!ㅠㅠ너무너무감사하고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너무전형적인새드소설아닌가 걱정많이 했는데 너무 감사해요~
ㅠㅠ아~너무재밌게 또 슬프게 잘봤어요~마지막에 세연이 아버지 용서한건 정말 잘한것같아요...ㅋㅋ정말 좋았어요 이소설~~~
정말감사드립니다~그래도아버지니까 용서해야될것같아서요~ㅋㅋ감사합니다~정말로읽어주셔서진짜루감사드려요~
글정말잘쓰시에요~읽기도 편했고 내용도 맘에 들었어요~그래도 은수 살려주지~난 레몬빛머리 좋은데ㅋㅋ 아무튼 너무 슬펐구요~정말 재밌었어요~
정말감사해요~!읽기편하셨다니 정말기쁘군요!!ㅋㅋ아 은수 레몬빛머리ㅋㅋ저두 레몬빛머리좋아해요~ㅋㅋㅋㅋㅋㅋㅋ감사합니다~
짱슬퍼요.....재밋네요
아정말요ㅠㅠ너무감사해용~읽어주셔서감사합니당~
정말 재밌있네여 정말슬퍼요 ㅜㅜ 그리고 은수가 넘 불쌍해요
은수불쌍하죠ㅜㅜ감사합니다~끝까지 이 소설 읽어주신것두너무감사하구용~정말감사합니당~
와우~잘쓰셨어요~편지 읽을때 쪼끔 눈이 아프긴 했지만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다음편도 기대할게요^^
우왓!!ㅋㅋ지루하지않으셨다니~다행이네요~ㅠㅠㅋ 아 편지..ㅋㅋ엔터좀할걸그랬낭??ㅠㅠㅋㅋ 너무 감사합니당~
어제읽고오늘또읽었어요~그래도재밌네요~슬펐어요~근데~마지막은 행복한것같아요~둘이그래도 잘 갔잖아요~ㅠㅠ 너무 잘쓰셧어요~중3??ㄷㄷㄷㄷ;;
꺅!!!두번이나읽어주시다니ㅠ영광입니당ㅋㅋㅋㅋㅋㅋ~~감사해요~정마룰루우우~
우와~조회수도높고 댓글수도 높아서 호기심에 봤떠니~정말 잘쓰셨어요!!!!
ㅋㅋ댓글수는 저의 답글도 포함되서ㅠㅠ~감사해요~정마루우우~
아 너무 슬퍼요 ㅍㅍ
아정말요~ㅠㅠ정말감사드려용~
ㅠ.ㅠ아 슬프당. 잘 읽었어요~
아 감사드려용정말루우~ㅋㅋㅋ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짱짱짱~정말좋은글인것같아요~아버지가 너무 잔인했지만 어느정도 이해는 가고 은수너무 불쌍하고 살아서 세연이 잘 보살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많이 드네용~ㅠㅠ아 너무 슬프다~
우와와~짱짱짱?ㅋㅋ너무 감사합니당~아,,ㅠㅠ저도 은수죽는걸루할까 아니면 살리는걸루 할까 그렇게했는데 그렇게 하기에는 이야기도 길어질것같고 제가 의도한대로 안나올것같아서용~ㅋㅋ너무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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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읽어주셔서~너무우너무우감사드립니다~!!앞으로도 많이많이 읽어주세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눈물이 ㅠㅠㅠㅠㅠㅠㅠ흑흑
아ㅠ정말눈물이!!??!!ㅋㅋㅋㅠㅠ너무감사드려용~흑흑ㅋㅋ읽어주셔서진짜루우 감사드립니당
진짜 슬픈 납치극이에요 훌쩎 ㅠ
아악~정말요?너무너무감사해요~읽어주셔서정말루요~헤헤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