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美 본토 상륙한 '홍대'… 레이디 가가도 꺄악~
[美 최대 음악 페스티벌 SXSW 'K팝 나이트 아웃' 현장 가보니]
크라잉넛·잠비나이·넬… 뮤지션 14팀 참여한 사상 최대 공연
관객 70%인 현지인, 열렬히 환호… 팝스타 레이디 가가도 깜짝 등장
한국 록 음악이 미국 본토에 본격 상륙했다. 세계적인 팝스타 레이디 가가도 한국 뮤지션들의 공연장을 찾았다.
11일(현지 시각) 밤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벌어진 미국 최대 음악 페스티벌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의 '한국관'이라고 할 수 있는 'K팝 나이트 아웃'에 레이디 가가가 나타났다. 잠비나이와 넬, 할로우잰, 크라잉넛, 이디오테입에 이어 밤 12시 20분쯤 박재범의 무대가 열릴 즈음이었다.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나타난 가가는 경호원을 대동하고 한국 뮤지션들의 공연이 열리던 클럽 '엘리시움'에 들어서, 깜짝 놀란 관객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한 뒤 팬들과 사진을 찍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는 여유를 보였다.
2007년 윤도현밴드가 처음 개척한 SXSW는 올해 한국 뮤지션 14팀이 참여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공연을 벌였다. 레이디 가가의 깜짝 등장은 한국 음악의 위상을 입증한 셈이다. 세계 2000여 밴드가 100여개 클럽과 공연장에서 무대에 오르는 SXSW는 1987년 음악 페스티벌로 시작해 지금은 영화, 인터랙티브 미디어, 게임 등 국제 박람회로 발전했고, 매년 30만명의 관객을 모으는 대형 이벤트다. 특히 세계 유수의 언론사와 기획사들이 참여해 새로운 뮤지션들을 발굴하는 행사이기도 하다.
①11일 밤(현지 시각)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K팝 나이트 아웃’행사에서 록밴드 크라잉넛 무대가 열광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이날 관객 대부분은 현지인이었다. ②한국 뮤지션들의 합동 공연장인‘K팝 나이트 아웃’을 깜짝 방문한 레이디 가가.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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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나이트 아웃'은 작년부터 열렸다. 올해 공연은 시작 전부터 많은 사람이 공연장 앞에 길게 줄을 서는 풍경을 연출했다. 클럽에서 사람이 나와야 그 수만큼 사람을 들여보내는 장면이 목격됐다.
올해 첫 순서는 국악과 헤비메탈을 뒤섞은 밴드 '잠비나이'였다. 거문고와 해금이 강렬한 록 사운드를 이끌고 기타와 베이스, 드럼이 이를 뒷받침하는 한국만의 음악이었다. 이미 여러 차례 SXSW에 참여한 크라잉넛이 등장하자 관객들의 호응은 최고조에 달했다. '밤이 깊었네' '좋지 아니한가' '말 달리자' 같은 히트곡이 연주될 때 관객의 70%가량을 차지한 현지인들은 신나게 몸과 머리를 흔들었다. 관객 모니카 스탠튼(23)은 "K팝에 관심을 갖게 돼 오게 됐지만 이렇게 강렬한 한국 록 음악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크라잉넛의 음반을 구해봐야겠다"고 했다.
크라잉넛에 이어 무대에 오른 이디오테입은 두 명의 DJ와 한 명의 드럼으로 이뤄진 독특한 일렉트로닉 밴드. 이들의 독창적인 사운드는 클럽 전체를 거대한 춤판으로 만들어버렸다. 이들은 SXSW의 총감독인 제임스 마이너가 가장 섭외하고 싶어하는 밴드로 꼽은 밴드다.
SXSW는 윤도현밴드가 '맨땅에 헤딩'으로 도전하기 시작한 페스티벌이며 2011년부터는 '서울소닉'이란 이름으로 한국 뮤지션들이 대거 참석하고 있다. 2010년까지만 해도 일본이 '재팬 나이트'를 운영하며 관객을 모았으나 '서울소닉'이 열린 이후로는 한국 음악이 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윤도현밴드는 올해도 이곳에서 공연(12일)을 열고, 13일 밤에는 '서울소닉' 무대가 벌어질 예정이다. 올해 '서울소닉'엔 스맥소프트와 빅포니, 글렌체크, 노브레인 등이 선다. 10일 밤에는 로큰롤라디오와 글렌체크가 한국의 문화 산업 관련 기업들의 쇼케이스 축하 파티 무대에 서서 현지 관객들에게 화려한 무대를 선보였다. 한편 이날 'K팝 나이트 아웃'에 참가하기로 예정돼 있던 장기하와 얼굴들은 공연 비자가 발급되지 않아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서울소닉' 버니 조 대표는 "K팝이 한국 음악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냈다면 이제 본격적인 한국 음악을 미국에 알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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