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금요, 19일) 제가 치과에서 임플란트 시술 받기로 예약이 되어 있어서 오전부터 외출해야 하므로 부득불 내일 게시할 연재물을 오늘 지금(18일, 20:30) 미리 올립니다. '내일 아침 신문'처럼. ㅋㅋ
"전설3 [일루전ILLUSION]제2부 은신"은 사공영춘이 이끌고 있는 민애청이 뒷골목 주먹질하는 잡놈으로 구성된 허약한 소집단의 테러조직입니다. 간신히 조직했으나 전혀 훈련도 되어있지 못하고 무기도 없고, 조직력은 물론 사회주의적 사상 교양도 전혀 되어있지 못한 그야말로 잡범의 오합지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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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옥동네의 전설•3
일루전ILLUSION
제2부 은신 (제140회)
12. 단정 반대 운동-2
그들 중에는 경찰에 대해서 사사로운 원한이 사무친 이도 있고, 제법 권력에 대한 야망을 가지고 나름대로 뜻을 세워 쌈박질과 술과 도박과 계집질로 지새는 패거리 풍속에 넌덜이가 나 있는 이도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런 녀석들이면서도 이른바 민족이니 자주니 혁명이니 하는 명분을 갖춘 제안에 옳다구나 하고 선뜻 나선 모양이었습니다.
그런 청년들을 제대로 길들이는 일은 청년부장으로 있던 사공영춘에게 맡겼습니다.
그 조직은 이듬해[1948]에 있을 총선 이전에 반동 경찰 조직의 중심을 격파해야 한다는 중앙당의 지시에 따라 우선 장택상 청장의 칠곡 사저를 공격하는 것을 당면의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러나마나 지하당 조직 내부에서는 무지랭이 폭력배를 끌어들이는 것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았지만 피할 수 없는 과업 수행의 현실 문제를 내세우는 데는 거역할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사공영춘은 창랑 생가의 경비 상황과 지리를 익히기 위하여 민애청 대원 하나를 데리고 창랑의 생가가 소재한다는 칠곡 북삼면의 오태동까지 왔다. 오태동 일대는 들이 넓고 주변에 낮은 구릉 조차도 보이지 않았다. 생가를 맡아 경비하는 곳은 생가에서 남쪽으로 도보로 거의 십분 거리쯤 되는 곳에 있는 북삼 파출소일 것 같았다. 두 사람은 그 파출소에 접근해서 경비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았다. 그래봤자 길 건너편에서 창이나 출입문의 유리창을 통하여 확인되는 상태를 엿보는 것이 고작이었다. 먼데 떨어진 곳에서 창문 안을 엿보기는 한계가 있었다. 그런 중에 확인되는 점으로 미루어 판단하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모두 현장 순찰중인지 파출소 안에는 단 한 명의 경관이 데스크를 마주하고 앉아서 신문을 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때가 이미 오후 5시쯤 되었을 때였으므로 하긴 석간지가 막 배달되었음직한 때였다고 할 만했다. 그러니까 그 파출소의 경찰관이 얼마나 되는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두 사람은 버스로 대구로 돌아오면서 서로의 짐작을 이야기했다.
“달성 파출소나 원대 파출소보다 규모가 작아 보이는 데예.”
“그렇지? 의자 수는 몇 개 되어 보이는데 데스크는 하나 뿐이지? 총좌를 봤어?”
“총좌예? 총 놔놓는 데 말입니꺼?”
“그래.”
“못 봤는데예? 맞아 그걸 보마 경관이 몇 명 쯤 되는지 판단이 될 낀데. 그지예?”
“그래서 묻는 거 아이가.”
“그러나마나 그런 파출소가 그 동네 그거 하나 뿐이까예?”
“글세, 동네마다 하나 정도 있기도 어렵지 그 이상은 없을걸. 칠곡 지서가 왜관에 있을 기고.”
“왜관에는 미군 부대가 있잖아예.”
“그렇지. 미군 부대에는 미군이 있을 긴데도 우리 조선 경찰을 동원해가지고 경비 세운다 안 카나.”
-----2월 19일(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