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3억원대 전원주택 속속 선보여
토지·주택 규모도 줄어 부담 작아져
30~40대 젊은 층까지 큰 관심
자동차로 2시간 이내 거리가 적당
투자회사 임원으로 있는 김모(55)씨는 최근 은퇴 후를 대비해 수도권 지역에 300㎡가량의 토지를 사들일 계획을 세웠다. 서울에서 태어나 줄곧 도시 생활만 해 온 김씨는 지금껏 전원주택에 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교육 문제 때문에 쉽게 결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에 2억~3억원대의 규모가 작은 전원주택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의 집을 처분해 소형 아파트와 여윳돈을 합쳐 전원주택을 사기로 마음먹었다.- ▲ 경기도 용인시 미다스 전원마을의 전원주택 모습. 최근 전원주택은 규모가 작아지고 가격도 낮아지고 있다. 은퇴 후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전원주택과 함께 주말을 위한 별장형‘세컨드 하우스’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도 늘고 있다.
전원주택이란 도심지역 거주자들이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는 시골이나 도심 외곽지역에 마련하는 주택이나 별장 등을 말한다. 지난 1980년대 말 이후 전원주택 붐이 반짝 일어나긴 했지만 최근 전원주택에 대한 관심은 당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당시에는 전원주택을 별장 용도로 사면서 시세차익을 위한 투자목적 개념이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보다 자연과 가까운 쾌적한 주거생활을 실현하겠다는 목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승훈 ㈜홈덱스 대표는 "소유 목적에서 주거 목적으로 구입 패턴이 변했다"며 "이 때문에 규모나 입지, 가격 등도 20년 전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세컨드 하우스'에 젊은 층 관심 늘어나
- ▲ 붉은색 계열의 외관이 인상적인 경기도의 한 전원주택. / 홈덱스 제공
그동안 전원주택의 주 수요층은 중·장년층 이상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자녀 교육 문제와 직장 때문에 많은 이들이 발목이 잡혀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엔 30~40대 젊은 층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평일에는 직장이 있는 서울 집에서, 주말에는 '세컨드 하우스'에 내려와 시간을 보내는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려는 것이다. 이진우 소나무부동산 연구소장은 "최근 40대 젊은 층은 주말이나 특정기간에만 사용하려는 경향이 있어 도심과 다소 떨어진 곳도 풍광이 좋은 곳이라면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2억원대 전원주택도 선보여
원래 소유한 집을 팔아 작은 집을 구하고 여윳돈으로 전원주택을 사야 하기 때문에 최근의 '세컨드 하우스'용 전원주택은 규모가 작아지고 있다. 전원주택도 소형화 시대를 맞고 있는 셈이다.
- ▲ 유럽풍 외관으로 지은 경기도의 한 전원주택. / 홈덱스 제공
청림종합건설은 경기 용인시 원삼면에서 3.3㎡당 90만~120만원대의 중저가 전원주택을 선보이고 있다. 홈덱스도 용인 처인구 원삼면에서 2억원 안팎 전원주택지를 공급 중이다. OK시골은 충북 충주시 노은면에 대지 400~500㎡, 주택 70㎡ 정도의 전원주택을 1억3000만~1억5000만원 선에서 분양하고 있다.
◆직장과 거리는 2시간 이내로
- ▲ 숲에 터를 잡은 경기도 양평의 한 전원주택. / 소나무부동산연구소 제공
우선 전원주택은 향후 되팔 때 구매자를 찾기 쉽지 않아 환금성이 다소 떨어진다. 자신의 '퍼스트 하우스'와 너무 떨어져 있어도 곤란하다. 전문가들은 "현재 주택이나 직장에서 평일 기준 승용차로 1시간30분~2시간 이내 거리가 적당하다"고 말한다.
향후 활용도 역시 미리 생각해야 한다. 처음에는 주말마다 행복한 전원생활을 하겠다는 꿈을 꾸면서 세컨드 하우스를 마련하지만 자주 사용하지 못하면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진우 소장은 "편익시설 이용이 불편해 노년층은 도심 인근의 전원주택을, 젊은 층은 다소 거리가 있어도 저렴한 전원주택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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