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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한림대를 처음 등교했을때 가장 당혹스러웠던 점은 학교 앞 신호등이었다. 신호등이 켜지지 않아 차들이 눈치를 보면서 서로 좌회전 우회전을 하고 있고 학생들은 이런 상황이 익숙한지 능숙하게 꺼진 신호등의 횡단보도를 걷고 있었다. 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는 학교 앞 신호등이 왜 켜지지 않는지에 대한 질문들과 빠르게 지나가는 차량들때문에 사고가 날 뻔했다며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학생들의 글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T자형 삼거리지만 병원과 응급실까지 보면 오거리에 가까워지고 세 방면 모두 들어오는 시작점부터 사실상 왕복 2차선 도로인 상황. 특히 인근 5분 거리에 위치한 시청과 중고등학교의 통근·통학 시간대에는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모습이 펼쳐진다. 차량과 차량 사이, 차량과 보행자 사이의 승자가 없는 눈치게임이 반복되는 현실 속에서 '왜 이렇게 방치만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찾아보니 도로교통공단의 22년 이륜차 사고다발지역 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한림대 앞에서의 사거리는 강원도 유일의 사고다발지로 지정돼 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중경상자가 6명이 발생했다. 이를 바꾸기 위해 2019년 춘천사회혁신센터의 「2019년 춘천 소셜 리빙랩 “U”- 캠퍼스를 바꾸는 120일」 프로젝트 일환으로 인근 횡단보도 5곳에 안전 깃발이 설치되기도 했지만 실효성은 미미했다. 결국 '좁은 도로' 때문에 길을 확장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만 팽배해지고 마무리됐다.
그런데 이러한 교통안전 문제는 비단 한림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강원대학교병원 앞에도 점멸되지 않는 신호등 때문에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해 2013년 이후 계속 문제가 제기 되고 있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좁은 도로'로 인해 '신호등'이 없이 운영되는 횡단보도는 어느 지역에서나 존재하는 문제이다. 춘천의 도로를 두고 2016년~2017년도 문제가 제기된 이후 큰 대책 없이 넘어가는 것처럼 다른 지역에서도 그저 산재하고 있지만 지나가야 하는 문제로 남아 있을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신호등을 운영하는 것보다 그러지 않는 게 더 낫다며 당연하게 넘어가는 상황 속 보행자들의 '안전'은 어떻게 담보할 수 있을까? '대안이 없다'는 말로 지방자치단체나 관련 기관들이 그저 방치하는 그런 상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현실적이고 금전적인 문제가 있더라도, 지금처럼 그냥 방치되는 것이 아닌 지자체 차원에서의 노력과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유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