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글을 읽고 신문을 보니 대설주의보가 내린
제주의 길거리 풍경 사진이 실려 있구나.
대설주의보! 참으로 들어보기 힘든 말이다.
이곳 창원에는 다른 경남지방과는 달리 눈이
자주 내리는 편이 아니라 더욱 눈을 잊고
사는가 싶다.
어릴때 눈오는 날은 그래도 하나 좋은게 있었다.
그날은 아침밥을 따뜻한 방에서 먹을 수 있는
날이었거든. 눈이 오는 바람에 덜 바쁘신 어머니는
밥낭푼과 국냄비를 안방으로 옯겨와서 따뜻한
아랫목에서 밥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글쎄, 눈이란 올 때 좋고, 쌓여 있을 때는 보기가
좋은데 녹을 때 쯤이면 포장안된 마당에 한길에
흙과 범벅이 되어서 고무신을 신고서 헤쳐 나가는
것이 여간 힘들지가 않았었지.
그래도 밭담구석에 늦게까지 녹지않고 남아 있는
눈을 손으로 싹싹 헤치면 새하얀 눈속살이 드러나고
그것을 손으로 한 웅큼 떠서 안에 당원 한알 집어
놓고서 손으로 꾹꾹 눌러 둥글게 만들어서는
입안에 넣고 녹여 먹는 재미(?)도 있었다.
대개 밤새 눈이 내린 아침은 하늘이 그야말로
눈이 부시게 푸르렀는데, 가까이 보이는 우도봉의
모습도 신기하거니와, 조금 높은 곳에서 고개를 들어
멀리 보면 한라산과 새끼 오름들이 한쪽면으로만
하얗게 눈모자를 쓴 모습은 그야말로 환상이었지.
동창회를 마치고 온 소감은 너무 섭섭하다는 것이다.
전에 답지 않게 최근에는 아침에 일어나면 각자
왔던 곳으로 돌아가기가 바빠서 서둘러 헤어지는
느낌이 드는거 있지.
전에는 여관에서 거의 열두시까지 미적거리고 바둑두고
그래도 아쉬어서 바닷가도 같이 거닐다가 오후나
되어서야 헤어졌었는데,
갈수록 너무 빨리 헤어지게 된다.
밤에도 우리끼리 재미있는 이야기가 모두가 같이
엮어지는 것도 좀 덜한것도 같고,,,,
나만의 느낌일까? 여느해보다도 서로가 조금씩은
다 힘들어 보인 한해였던거 같다.
나름대로 애쓰고 고생한 여친들에게는 따뜻하게
고맙다는 인사도 못하고 헤어진게 마음에 걸리고
그것도 부족해서 김치에 술먹느다는 홈새를 한
나자신도 참 철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정말이지 보고 나니 더욱 보고 싶다.
이러다가 조만간 미니 동창회를 내가 주선할 까 보다.
나는 이번주를 어김없이 고난과 역경속에서 보내다
보니 정말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간거 같다.
내일은 쉬는 토요일이라 그래도 마음은 푸근하다.
성란이가 고생이 많겠구나.
날씨라도 좋아야 할터인데.....
모두들 보고싶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첫댓글 부산동창회 소감은 자네와 동감이고 썰렁한 기분마저 들더라. 빵빵한 풍선같은 기분으로 갔다가 바람 빠진 풍선처럼 맥풀림으로 돌아왔다. 뭐가 문제였을까? 삶이 힘들어서만은 아닌 것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