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잘 먹고, 잘 놀고, 잘 보낸 하루
2023년 6월 17일 토요일
음력 癸卯年 사월 스무아흐렛날
오늘도 더울 모양이다.
아침은 평소와 비슷하게 시작되는데...
산골의 아침은 영상 11도, 선선하고 상쾌하다.
허나 오늘부타는 무더운 여름날씨가 이어지고
때이른 폭염주의보까지 내려질 수도 있단다.
벌써부터 무더위 걱정을 해야하는 힘든 계절,
본격적인 여름에 접어드는 것이 아닌가 싶다.
올여름은 유난히 덥고 비도 많다는데...
어제는 딱히 이렇다할 일도 없이 하루가 훌쩍
지나갔다. 한 일이라곤 이른 아침에 전날 심은
들깨모종과 블루베리 물주기를 하고 한시간반
가까이 새로 만든 명이나물밭의 잡초잡는 일이
전부였다. 이놈의 잡초는 왜 이렇게 잘 자라는
것인지? 벌써 세 번째 잡초잡기에 돌입을 한다.
손으로 뽑고, 호미로 캐고, 예초기로 베어본들
결코 잡초에게 이길 재간이 절대로 없다는 것을
알기는 하지만 그래도 해보는 데까지는 해봐야
직성이 풀릴 것 같은 촌부의 생각이고 각오이다.
그렇지만 서두른다고 되는 일도 아니다. 아내의
말씀, "허리를 펴가며 무릎에 무리가지 않도록
쉬엄쉬엄 하시오! 조금 느리게 한다고 자라지를
않을 잡초가 아니니까 오늘 못하면 내일하고 또
내일 못하면 모레하면 되는 것 아니겠소?" 라고
신신당부하는 그대로 세월아~ 네월아~하면서
잡초잡기를 또다시 시작했다.
아침나절 이서방과 함께 마을에 내려갔다.
오늘 있을 이장네 영업장 개업식 준비를 위한
일을 잠시 도와달라는 부탁이 있었다. 행사장에
펼쳐 세우는 천막, 탁자, 의자를 꺼내 차에 싣는
일을 도왔다. 다시 읍내 입구에 있는 영업장으로
가서 차에서 내려 설치하는 일을 도와준 것이다.
그게 전부였다. 그래도 서로 돕는 사는 것이 좋은
것 아니겠는가? 이렇게 저렇게 우리 식구들에게
개업식 준비를 위한 도움을 청하여 도와주었고
많이 고마워했던 이장 부부의 개업식에 식구들과
함께 가서 축하를 해주고 와야겠다.
잘 먹고, 잘 노느라 잘 보낸 어제라고 할까?
전날 아내가 방송 드라마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조카 딸내미와 통화를 하며 점심약속을 하는 것
같았다. 인근 바우골에 사는 엄마를 뵈러가는데
고모, 고모부들에게 식사대접을 하고 싶다고...
그렇게 하여 어제 읍내 고깃집에서 점심을 함께
했다. 우리가 결혼할 당시 다섯살이었던 조카가
이젠 중년이 되었고 작가이름, 드라마 제목을
말하면 아는 중견 드라마 작가가 되어 우리에게
밥을 사는 것을 보니 대견스럽고 고맙기도 하다.
이럴땐 꼭 막내네 생각이 나곤 한다. 함께했으면
좋았을 텐데... 맏이의 마음일까? 둘째네도 우리
생각과 같았겠지만 말이다. 식사후 오후에 다시
KTX를 타고 서울로 간다기에 평창역에 데려다
주고 왔다. 작가라서 그런지 리액션도 참 많다.
아무튼 조카 딸내미 덕분에 많이 고마웠다.
평창역에 다녀왔더니 이번에는 처제 친구인 제천
김교수 부부가 카페에 와 있었다. 손님도 계시고
마을 학열 아우도 와 있었다. 모처럼 주차장에는
자동차가 많아 보였다. 산속 카페가 꽉찬 느낌이
좋고 기분도 좋았다. 그렇게 오후 시간을 함께
했다. 저녁무렵 손님들이 가시고 우리는 읍내로
식사를 하러 나갔다. 샤브샤브에 소주를 곁들여
맛있게 먹고 들어왔다. 낮에도 고기, 저녁까지도
고기를 먹었으니 이런 호사가 또 있을까 싶었다.
어찌되었거나 어제는 잘 먹고 잘 놀았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첫댓글 늘 즐겁고 행복한 시간 되시길 빕니다.
감사합니다.^^
하늘이 부르는 그날까지 즐겁게 살아가는 것이 좋은 것 아닐까 싶습니다.^^
벌써 낮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니 방송에서 말하는 이상기온이 맞지요.
다음 주 월,화까지 이런 기세라네요.
동에 번쩍,서에 번쩍
홍길동처럼 매사
바쁘시니 나잇살 생길 염려도 없을테니
고기도 마음껏 드시고
소주도 더불어 즐거운날
되셨네요.
그러네요.
이곳 산골은 일교차가 엄청납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기후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많이 움직이는 것이
좋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오지랖 넓은 사람처럼
마구 돌아답니다.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