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
이정호
너와 나 사이
가을이 먼저 와 있었다
한때 우리를 넘나들던 열기는
제 그림자만 남겨두고
저 먼 데로 기울었다
그제야 보였다
사이에도 계절이 산다는 것을
바람 한 줄기
우리의 틈에 들어와
허공의 깊이를 재고 있다
갈까
머물까
망설이는 것은 바람인데
설레는 것은 나였다
나는 저 너머의 너를 바라본다
닿을 듯 닿지 않는
시선 하나
가만히 그사이에 놓아둔다
채우지 않아도
마음은 건너가는 것인지
말보다 먼저
잔디 끝이 낮아지고
그 여린 푸름 위로
가을 한 잎
내려앉는다
살며시,
살포시-
너와 나 사이
끝내 메우지 못한 그곳이
가장 먼저
가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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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가~사)
빈틈
이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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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4
26.10.12 10:58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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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맞아요.
계절과 계절 사이에도 계절이 있죠.
망설이는 틈이겠네요.
네 발행인님 그 망설임은 바람인데,
제가 왜 설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모든 것에는 틈이 있지요. 꼭 그 틈새를 메울 필요는 없을 거예요. 틈새에 있는 계절처럼.....
틈이 있고, 허술하기에 인간다움이 배어나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을은 그런 계절이네요.
못다한 일들이 많은데 어느새
가을이란 계절이 왔지요
가려거든 퍼뜩 가라고. 옆에서 꺼드럭거리지 말라고. 끈질기게 갈망하는 열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