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여러분은 하느님의 뜻을 조용히 묻는 시간을 가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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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2/4/연중 제5주일/입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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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복음 1장 29절-39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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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하느님의 뜻을 묻는 시간
카파르나움에서 예수님은 베드로의 장모를 낫게 하시고, 많은 병자와 마귀 들린 사람을 살리십니다. 카파르나움 사람들은 예수님이 자신들과 더 오래 머무시길 바랍니다. 카파르나움은 예수님께 호의적인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였습니다. 예수님은 가시는 곳마다 사람들의 노골적인 미움을 받고, 어떤 마을에서는 죽을 위험까지 겪으십니다. 그런 마을에 비하면, 카파르나움은 예수님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드문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곳에 오래 머무시지 않습니다. 더 오래 머물러달라는 카파르나움 사람들의 청에도, 예수님은 다른 고을에 복음을 전하시러 지친 몸을 일으키십니다. 당신을 배척하는 사람들 속으로, 마침내 십자가를 져야 하는 예루살렘까지, 예수님은 당신에게 맡겨진 일을 하시려 험한 길로 떠나십니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요? 저는 오늘 복음에 나오는 ‘외딴곳’에 주목합니다. 사람들과 흥청망청하고 있을 때는 모릅니다. 하지만 외딴곳에서 조용히 하느님의 뜻을 물으면, 자기 삶이 보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알게 됩니다. 기도 안에서, 예수님은 당신의 사명을 선명히 인식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외딴곳’이 필요합니다. 조용한 침묵 속에서 기도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자신의 욕심에 휩쓸리지 않게 됩니다. 편한 곳에 안주하지 않게 됩니다. 우리에게도 조용히 하느님의 뜻을 묻고, 자신의 삶을 정돈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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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찬욱 도미니코 신부(대구대교구)
생활성서 2024년 2월호 '소금항아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