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인 부자가 스리랑카의 사파리 공원에서 90여종 수백 마리의 보호종 나비를 훔쳐 바깥으로 빼내려 한 혐의로 적발돼 6000만 스리랑카루피(약 2억 1644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얄라 국립공원 레인저들은 지난 5월 8일 루이지 페라리(68)와 그의 아들 마티아(28)가 나비들을 넣은 단지를 들고 나가려는 것을 붙들었다. 부자는 동물용 유인 약물을 이용해 나비들을 꾀인 뒤 밀랍 향가루(sachet)를 이용해 화학적으로 보존하려 했다고 수사팀은 밝혔다.
두 사람은 이달 초 곤충의 불법 채집 및 소지, 운반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이 나라에서 야생 동물과 관련해 최대 액수의 벌금을 물게 됐다.
공원 레인저 가운데 한 명인 K 수지와 니샨타는 영국 BBC 신할라 지부 인터뷰를 통해 사 건 발생 일에 사파리 지프 운전자가 레인저 팀에게 "수상쩍은 차"가 도로를 따라 주차해 있으며 두 남성이 곤충망을 들고 숲속으로 모험을 떠났다고 알렸다. 레인저들은 곧바로 자동차 위치를 파악한 뒤 이들이 곤충이 담긴 단지를 트렁크에 싣는 것을 포착했다.
니샨타는 "우리가 적발했을 때 모든 곤충들이 죽어 있었다. 그것들은 병 속 화학약품에 담겨 있었다. 300마리가 넘었다."
남성들은 처음에 810개 혐의를 적용받았다가 나중에 304개로 줄어 들었다. 그들은 오는 24일까지 벌금을 납부하지 못하면 2년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
이탈리아 뉴스 보도에 따르면 둘은 스리랑카에서 휴가를 보내는 중이었으며 사건 적발된 뒤 당연히 구금됐다.
스리랑카 남동부의 얄라 국립공원은 이 나라에서 가장 인기 높은 야생 공원 중 하나이다. 표범과 코끼리, 물소들이 많이 서식하는 곳으로 이름 높다.
루이지 페라리는 다리와 무릎에 특화된 정형외과 전문의로 유명한데 친구들 사이에 곤충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탈리아 북부 모레노 시의 곤충협회 회원이기도 하다. 친구들과 동료들은 그를 대신해 사면을 탄원했다. 일부는 그의 소지품에서 발견된 나비들은 상업적 가치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현지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보도했다.
환경 법률 전문가인 자가스 구나와르데나 박사는 BBC 신할라 지부에 20만 달러 벌금은 범죄자들에 대한 경종일 뿐만아니라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