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총이라고 하여야 하나?
항공모함의 능력을 향상시킨 여러가지 구조물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사출기(射出機, Catapult)입니다.
사실 Nimitz 급처럼 아무리 커다란 항공모함이라 하여도 육상에서 이륙하는 항공기에 비한다면 함재기들의 이함거리는 터무니없이 짧을 수밖에 없습니다.
전통적(傳統的)으로 함재기 이함(移艦) 때 사용하던 방법은 항모(航母)를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전속(全速)으로 순항(巡港)하면서 함재기를 강제로 붙잡아놓고 출력(出力)을 최대한 높였다가 놓아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제트 함재기의 도입(導入) 후에는 이함 시 부족한 양력(揚力)을 증가(增加)시키기 위해 RATO(Rocket Assist Take Off - 비행기에 로켓을 장착하여 추력을 높이는 방법)를 추가적(追加的)으로 사용하고는 하였습니다.
↑활주로가 짧은데도 함재기가 문제없이 이륙하는 이유는 사출 시스템 덕분이다 ⓒ Wikipedia
하지만 이런 방법도 어느 정도 이함(離艦)에 필요(必要)한 거리가 필요하였고 이로 인하여 늘어난 거리만큼 항공모함의 갑판(甲板)을 효율적(效率的)으로 사용 할 수 없었습니다.
이함 때 착함(着艦)을 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주기(駐機)된 함재기도 깨끗이 치워야 하였습니다.
이런 문제점(問題點)을 극복(克復)하기 위해서 제2차대전 후 영국해군은 항모용 증기압 사출기(航母用蒸氣壓射出機, Steam Catapult)가 발명(發明)하였는데 이로 인하여 함재기의 이함 시 가해졌던 많은 제한(制限)을 극복하게 되었습니다.
사출기는 말 그대로 화살이나 새총처럼 비행기(飛行機)를 던져서 날려 버리는 장치(裝置)였습니다.
이 때문에 이함 거리(離艦距離)가 급격(急擊)히 짧아 질 수 있었고 그만큼 갑판(甲板)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함에 필요한 연료소모(燃料消耗)를 줄여 함재기(艦載機)의 작전반경(作戰半徑)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사실 1930년대부터 압축(壓縮)공기를 이용한 초기형태(初期形態)의 사출기가 영국 항모 Glorious 와 Courageous 에 이미 장착(裝着)되어 사용되기는 하였으나 성능이 미미(微微)하였습니다.
초기형태와 다른 고성능(高性能) 사출기의 필요성(必要性)을 절감(切感)한 영국해군 항공대장(航空大將) 빌리 미첼(C. C. Mitchell)은 항모의 보일러에서 나오는 강력한 증기압(蒸氣壓)을 이용하여 사출기를 만들 구상(構想)을 하였습니다.
↑러시아 해군의 어드미럴 쿠즈네초프급 중항공순양함
HMS Perseus에 증기 사출기를 장착하여 시험하였는데 그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스키점프(ski jump)대(隊)와 더불어 항모의 주요 이함 수단이 되고 있는데 중대형 항모에서 주로 장착 되어 사용합니다.
앞으로 전자식(電子式) 사출기의 도입(導入)이 예상(豫想)되고는 있지만, 증기압 사출기는 항공모함의 진화(進化)에 있어 커다란 장(場)을 만들었다고 생각됩니다.
새총은 새총인데 새를 잡는 새총이 아니라 새를 날려 버리는 새총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