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법원 부동산 경매에서 가장 뜨거운 물건은 서구 원당동 74㎡(전용면적)짜리 검단금호어울림센트럴 아파트 6층 매물이었다. 이 아파트는 55명의 응찰자가 몰린 끝에 감정가 4억7600만원보다 1억원가량 비싼 5억7000만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의 2위 응찰가격도 5억5000만원을 넘길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사진=연합뉴스]
최근 인천과 경기지역 아파트 경매시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고금리 영향을 덜 받는 저가 아파트 중심으로 응찰자가 몰리면서 낙찰가율도 덩달아 상승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이 상승 전환하면서 투자 수요도 차츰 회복세를 보이는 분위기다.
11일 법원경매 전문기업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경기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75.9%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1.4%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셈이다. 인천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지난달 74.8%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 66.4%까지 떨어진 것과 비교해 8.4%포인트 오른 수치다. 낙찰가율이란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다. 낙찰가율이 75.9%라면 감정가 1억원짜리 아파트가 7500만원에 낙찰됐다는 의미다.
물건당 평균 응찰자 수도 급격히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경기 아파트 경매의 평균 응찰자수는 11.9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1년 해당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부동산 경매 시장이 뜨거웠던 2020년 상반기(11.75명)보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의 경우 올 상반기 평균 응찰자수가 9.28명으로 2020년 상반기(12.87명) 이후 3년 만에 가장 많았다.
실제 낙찰사례를 보면 경기 안성시 공도읍 용두리 주은풍림 아파트 49.7㎡ 물건은 지난달 19일 경매에 나오자 48명이 응찰에 몰렸다. 이 물건은 감정가보다 16.1% 비싼 1억7777만원에 낙찰됐다. 지난달 29일에는 인천 미추홀구 도화동 더샵인천스카이타워 74.9㎡ 물건에 35명이 몰리며 낙찰가율 94.7%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낙찰가율이 되살아나는 것은 감정가 6억 이하의 저가 아파트가 낙찰가율 상승을 견인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경기·인천에서 낙찰된 아파트 중 낙찰가율이 가장 높은 물건 10개를 분석해보면, 6억원 넘게 낙찰된 물건은 3개에 그쳤다. 이 중 10억원을 넘는 단지는 1개에 불과했으며, 톱5에 들어가는 단지들은 전부 6억원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인천·경기 아파트 매매시장도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5월 셋째 주 상승 전환한 이후 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의 경우 지난달 셋째 주부터 3주 연속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연이은 유찰로 최저 입찰가격이 낮아지자 금리인상의 영향을 덜 받는 저가아파트 위주로 응찰자가 늘어난 모습”이라며 “아직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이르지만, 하락을 멈추고 다시 회복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자료원:아시아경제 2023. 7.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