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2730
화엄 세계-007
동봉
화엄경의 주불은 큰 부처大佛시며
빈틈이 없는 부처方佛시며
광대무변한 부처廣佛님으로서
천백억화신 석가모니불이 아니라
청정법신 비로자나불大日如來입니다
보신불報身佛, 화신불化身佛은
상황에 따라 눈에 띄기도 하고
혹 모습을 감추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빛色을 내기도 하고
깜깜한 암흑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곧잘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하늘의 태양이 밝은 듯싶지만
사물을 통과하지 못한다고
구름과 안개가 두껍게 낀다거나
눈과 비가 내리고 밤이 되면
태양은 빛을 발하지 못할뿐더러
누구도 햇빛을 보지 못한다고요
그러면서도 이렇게 말합니다
비로자나불과 더불어 무량광불은
360° 어디나 밝게 비춘다고 말입니다
관음시식, 상용영반에서는 말하지요
아미타불 빛은 장애가 없다고요
이를테면 중성자中性子가
수 광년 두께의 철광물을
광속으로 투과함과 같다고요
무량광불의 공능이 그러합니다
아미타불을 무량광불이라 하는데
비로소 명호를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보신의 무량광불도 그와 같은데
어찌 법신의 비로자나불이겠습니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불신佛身도
곧 삼위일체三位一體입니다.
법신에는 보신과 화신이
보신에는 법신과 화신이
화신에는 법신과 보신이
끝없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깨달음의 세계를 지향하는 동시에
중생 교화의 길을 열어가고 있습니다
수천수만 가지 색조를 만들어내는
빛과 색의 삼원색처럼 말입니다
천체 물리학자 브라이언 콕스가 집필한
<태양계의 놀라운 신비>에 따르면
태양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태양계에서 태양을 제외하고는
더 큰 경이로움을 줄 게 없습니다
태양계 내 모든 행성, 왜소행성
위성, 소행성에 이르기까지
깡그리 다 끌어모은다면
총질량이 얼마나 되겠는지요
태양 질량의 0.5%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볼 때 물리학자 콕스 말대로
태양은 실로 압도적 존재며
나머지는 군더더기에 불과합니다
태양은 세 얼개로 짜여 있는데
맨 안쪽에 중심핵이 들어 있습니다
온도가 무려 1천 500만°C이니
뜨겁기로는 상상 밖이지요
내부 중간에는 복사층이 있고
거죽에 대류층이 감싸고 있는데
표면 온도가 6천°C를 훌쩍 넘습니다
태양에는 전자기파電磁氣波가 있지요
파장의 길이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며
성질에 따라 인간의 일상 중에
매우 다양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시계 반대 방향으로 보면
자외선紫外線이 있고
전파電波가 있으며
적외선赤外線이 있고
감마선gammaray이 있으며
가시광선可視光線과 더불어
이른바 X선이란 것이 있습니다
브라이언 콕스 박사의 말을 빌리면
지구는 축복받은 행성이면서
축복받은 생명의 터입니다
수성, 금성에서는 찾을 수 없는
가늘고 얇은 푸른 선이 있습니다
이토록 긍휼한 우주 공간에서
생명을 격리시켜 보호하는 것은
우리 머리 위에 펼쳐져 있는 필름처럼
얇디얇은 덮개 대기大氣입니다
엄혹한 태양계 속 오아시스입니다
우리는 평소 고마움을 잊고 삽니다
열원인 태양은 말할 것도 없지만
혹시 지구에 대기권이 없다면
어떠한 일이 벌어질 것 같은가요
우리는 일상에서 신발을 신습니다
멀거나 가까운 길을 가거나
승용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너무나 자연스레 신을 신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고마움을 잊습니다
대기권에 관한 고마움도 마찬가지지요
이토록 고마운 신발을 함부로 대합니다
눈에 띄지 않는 신神은 경배하면서
하루도 없어서는 안 되는 신은
그다지 소중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절에서 가장 먼저 가르치는 것이
바로 신발을 반듯하게 벗는 일입니다
신발이 중구난방 어지럽게 놓일 때
마음은 또 얼마나 어지럽겠습니까
경전經典의 경經은 날줄입니다
가로가 아니라 세로로 뻗은 길입니다
오가는 길은 앞뒤로 놓인 세로經입니다
씨줄이면서 가로緯로 놓인 길이라도
게걸음으로 걷지는 않습니다
아무튼 인생의 날줄인 경經은
복덕과 지혜로 나아가는 길이며
동시에 우리 일상의 삶의 길입니다
굳이 떠올릴 일은 없습니다만
대기라는 파르스름한 선 덕분에
우리는 숨쉴 수 있는 공기와 함께
태양풍을 막아 주는 보호막과
마실 수 있는 물과 환경을 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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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1 태양 - 나무위키
https://namu.wiki/w/%ED%83%9C%EC%9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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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조石造, 철조鐵造 비로자나불 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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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2022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