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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TRI 대표ⓒ스포탈코리아 이상헌
| 2002년 한일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와 전국민의 '붉은악마 체험'은 국내 축구문화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1997년 붉은악마로 대변되는 한국의 서포터스 문화가 꽃피운 자발적이고 열성적인 응원은 2002년을 기점으로 관람문화의 적극성으로 만개하며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특히 월드컵 기간 동안 거리로 쏟아진 수백만 인파 속에서도 특별한 폭력사태나 과격행동이 없었다는 점은 외국 언론들로부터 '안전 월드컵'이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월드컵 이후 축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부쩍 높아졌고 해를 거듭할수록 K리그 관중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관중이 늘면서 성숙한 관람문화를 보여준 ‘월드컵의 추억’이 무색하게 최근 2, 3년 사이 경기장에서의 폭력 사건이 위험 수위를 넘어서 우려를 사고 있다. 다른 경기에 비해 선수간 신체적 접촉이 많고 대규모 서포터스가 동원되는 축구 경기의 특성은 일부 과격팬들의 난동으로 시작해 집단 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지난 5월 29일 대구에서는 K리그 대구-수원전 직후 서포터스 사이에 시비가 붙어 주먹다짐이 오가면서 집단 충돌로 커지기도 했다.
이에 따라 경기장 내·외곽의 안전 환경 구축이 시급해졌다. 대한축구협회와 프로축구연맹도 안전하고 쾌적한 경기장을 만드는 데 팔을 걷고 나섰다. 프로연맹은 최근 K리그 안전관리에 대한 실무자 회의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프로연맹이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안전 지침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준 경호 안전 관리 전문회사가 ㈜티알아이(TRI) 인터내셔널. TRI에서는 FIFA의 안전관리 규정을 기준으로 ‘시큐리티 가이드(security guide)’를 만들어 프로축구연맹에 전달하기도 했다. TRI의 김성태 대표(38)는 “최근 일부 서포터스들의 과격 행동은 훌리건화 되기 직전의 심각한 수준”이라고 진단하며 “지금이야말로 축구장 안전 시스템을 구축할 때”라고 강조한다.
1992년 국내 최초의 민간경호업체로 설립된 TRI는 1997년부터 8년째 대한축구협회 주최의 경기 및 행사 안전 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사상 최초로 민간업체인 TRI가 대회의 안전관리를 맡아 화제를 모았다. 월드컵 기간 동안 한국에서 진행된 32경기에 모두 2천8백8십명을 투입해 완벽한 운영으로 호평을 받기도. TRI는 축구장 안전 외에도 가수 서태지를 비롯한 국내외 저명인사들의 신변 경호, 콘서트 등 대규모 행사의 안전 관리에 완벽한 운영을 보이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축구를 무척 좋아해 축구장을 지키게 됐다는 TRI의 김성태 대표를 만나 축구장 안전 관리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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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안전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TRI. 가운데가 김성태 대표/TR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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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호 관련 일을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1990년대초 어느 기업 회장을 수행 경호하던 중 구상하게 된 일이다. 같은 일을 하는 후배들의 진로를 고민하는 단계에서 시작한 일이었다. 잘 풀리면 체육관이라도 차리지만, 그게 아니면 소위 건달이 되는게 경호 일을 하는 친구들의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이 친구들이 있을 자리를 만들어야겠다고 항상 생각만 해왔는데, 구체적으로 실행에 옮기면서 시작하게 됐다.
- 경호라고 하면 너무 한정적인 표현인 것 같은데 TRI가 하는 일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스포츠 경기장 특히 축구장에서의 안전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각급 대표팀 경기가 있는 날 축구장을 한번이라도 찾은 사람들은 알겠지만 경기장 출입 안내에서부터 관람, 퇴장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운영을 의미한다. 안내를 구체적으로 말하면 동선(움직이는 통로)을 분리하는 것이다. 선수단, 기자, VIP, 일반관객들을 모두 구분해서 의도적으로 동선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분리된 영역의 사람들에게 최고의 환경을 만들어주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흥분한 관중들로부터 선수를 보호하는 것도 주요 업무고, 각 구역마다 적절하게 인원을 배치해 관중들의 관람 편이를 돕는 것도 우리의 할 일이다.
- TRI는 국내 최대의 경호업체인 것으로 알고 있다. 관련 업계의 현황은 어떤가?
현재 파악하고 있기로는 전국적으로 500여 개의 경호 관리 업체가 있다. 하지만 업계 1위와 차순위 회사의 서비스 격차는 큰 편이다. 한 마디로 당대 제일 유명한 사람들은 모두 TRI에 경호를 의뢰한다고 보면 된다. 알기 쉽게 연예계만 보면 1993년부터 인연을 맺고 있는 서태지, 신화나 보아 같은 SM 기획사 소속 가수들, 지오디 등이 주요 고객이다.
- 1997년부터 축구협회와 함께 일을 하게 됐는데, 특별히 스포츠 시장을 개척하려는 의지가 있었던 것인가.
개인적으로 축구를 무척 좋아한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광적일 정도로 ‘너무너무너무’ 좋아한다. 축구협회에 제안서를 넣을 당시 솔직하게 말하면 ‘어떻게 하면 축구를 공짜로 볼 수 있을까’가 관심사였다(웃음).
그전에 축구를 보면서 늘 경기장 안전 관리에 관심을 가졌다. 안전이라고 해서 단순히 경호의 필요성만 제시하는 것으로 오해하면 안 된다. 경기장을 찾는 모든 사람들은 가장 쾌적한 관람 혹은 경기 환경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선수단과 관람객 이외에도 기자, 축구협회 직원, 경기 진행 스태프, 경기장 직원 등이 모두 해당된다. 이것은 안전관리의 개념이 통제 기능 외에 서비스 제공을 포함한다는 의미다.
축구협회만 해도 홍보국, 사업국, 경기국, 대외협력국 등 부서가 많고 또 각 부서에서 경기 안전 운영과 관련해 요구하는 내용이 모두 다르다. 홍보국의 경우 취재기자와 사진기자의 동선을 인터뷰실, 기자실, 공동취재구역, 그라운드 별로 모두 세분화 하고 통제하길 원한다. 이밖에 선수단이나 라커룸 출입 관리, VIP 및 일반 관객 안내 등을 통해 경기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최대한 안전한 환경 속에서 경기에 몰두하도록 ‘서비스’ 하는 것이 목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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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주최 국제경기의 경비업무는 TRI 몫/TR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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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사상 최초로 민간기업이 대회의 경호경비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화제가 됐다. 대회 안전분야를 맡겠다고 도전한 계기라면.
1997년 축구 분야 업무를 시작하던 당시 개인적인 목표가 있었다. 한국에서 치러지는 2002 월드컵에는 꼭 참여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일을 맡게 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시 안전분야는 군대와 경찰에 맡기고 ‘민간업체는 참가시키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방침이었다. 때문에 월드컵 이전부터 월드컵조직위원회 안전팀에 우리 제안서를 계속 제출했다. 하지만 실제로 참여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했다.
그런데 대회를 앞두고 조직위가 우리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월드컵이 치러지기 전 전국의 월드컵 구장에서 대표팀 평가전을 차례로 치를 때였다. FIFA에서 각 경기장마다 코디네이터들을 보내 실사를 벌였는데, 경기장 질서와 안전 유지가 허술하다는 것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경찰을 몇천명씩 배치시켜도 계속 크고 작은 문제가 생기는 것이었다.
이유는 자명했다. 동원되는 경찰 병력은 전문가 집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이 행사 당일 경기장에 동원돼 교육을 받는 것이라고는 ‘여기는 못 들어갑니다’라는 통제 지침 정도이다. 관람객들에게 통제 이유를 설명하고 ‘저쪽으로 돌아가십시오’ 하고 안내할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우선 통제 기준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경기장 구조에서부터 핵심 구역의 위치, 시간대별 통제 기준이 머릿속에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야 철저하게 안전이 유지될 수 있다. 동원되는 경찰 인력은 그런 점에서 한계를 보였다.
지난 사건이라 하는 얘기지만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이나 평가전에서 안전 문제가 정말 심각했다. 우리가 맡지 않은 구역에서 유사 비표로 출입하려다 적발된 건수가 많아 당시 국정원에서 다뤄질 정도였다. FIFA에서는 ‘이런 상태로는 절대 할 수 없다’고 보완책을 강력하게 요구했고, 결국 월드컵 개막전부터 경기장의 주요 핵심 구역은 우리가 맡게 됐다. 대회까지 시간이 촉박한 상황이었지만 그 전부터 모두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있었다.
- 경기장 핵심 구역이라면 선수들이 출입하는 곳인가?
VIP 출입구역, 필드, 선수단 라커룸 등이다. 특히 라커룸은 가장 중요한 구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단순한 통제만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우리가 맡게 됐다. 예를 들어, 경기 시작 90분 전에 선수단 장비를 실은 차량이 들어오는데, 이 때부터 ‘-40분, -30분, -15분…’ 이런 식으로 시간대별 통제 기준이 바뀐다. 경기장 안전과 관련해 집중적인 교육이 있었고 오랫동안 축적된 우리의 노하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 세계적인 선수들과 VIP를 직접 대했으니 특별한 일화가 있었을 것 같다.
사실 대한민국이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낸 데 우리도 일조했다고 자부한다. 월드컵을 앞두고 우리 직원들도 비장한 마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애국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가 합법적(?)으로 우리팀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안전 관리를 핑계로 상대팀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었다. 당시 FIFA의 공식 지침은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AD카드를 목에 걸지 않은 사람은 절대 경기장을 출입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핵심 구역 특히 VIP존과 라커룸은 더 철저한 관리가 필요했다.
이를 핑계로 다른 나라 팀들의 장비 차량이 들어오면 ‘우리 대통령이 경기장에 오니까 검색을 좀 하겠다’고 말하고 음식물 검색까지 하면서 한 시간씩 검색했다. 또 스태프 중에도 AD카드 없는 사람들은 붙잡아두곤 했다. 상대팀에선 엄청나게 스트레스 받았을 거다. 나중에는 국정원에서 ‘타팀에서 항의가 너무 심하니 적당히 하라’고 할 정도였다. 그래서 유일하게 시비(?) 걸지 않은 팀이 4강전에서의 독일이었다. 우리가 독일 선수단을 곱게 보내줬기 때문에 우리팀이 진 것 아닌가 싶다(웃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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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과 VIP를 보호하는 것도 안전요원들의 주요 업무/TR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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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유명한 이탈리아도 일일이 체크했었단 말인가?
이탈리아 선수들이 경기장에 도착할 때 4명 정도가 AD카드 없이 나타났다. 그 중 한 명이 토티였다. 그래서 토티를 경기장으로 못 들어가게 20분 정도 붙잡았는데, 그 때문에 그날 신경질적으로 플레이 하다 퇴장 당한 게 아닌가 싶다(웃음).
토티를 붙잡고 있는 동안 이탈리아팀의 안전 관리자가 어찌나 불같이 화를 내는지 말도 못할 정도였다. 그 친구는 얼마나 열이 났는지 "너희 팀에도 똑같이 대하는지 두고 보겠다"면서 한국팀이 올 때까지 버티고 있는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 선수들 몇명도 AD카드 없이 나타났다. 그랬더니 이 매니저가 또 날뛰면서 왜 그냥 통과시키냐고 따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AD카드를 걸고 다니는 목적이 출입자 선별해서 통제하는 것 아니냐. 당신네 선수들은 내가 하나도 모른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내가 다 아는 얼굴이고 신분이 너무나 확실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했더니 반박을 못하더라(웃음).
또 우리 경기가 있을 때마다 대통령이 경기장을 찾았기 때문에 우리가 더 당당할 수 있었다. 대통령이 선수단 격려차 라커룸에 내려올 때도 최소한의 수행원만 동행할 정도로 라커룸은 통제가 되는 구역이었다. 상대팀에는 ‘전체적인 안전을 위해 대통령 경호원들도 밖에서 기다리니까 너희도 협조하라’고 했다. 우리는 지금 우리나라 선수들이 아니라 FIFA를 위해 일하는 것이라는 핑계였다.
-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도 경기후 심판에 항의하는 스페인 선수들을 말리느라 힘들었을텐데.
오히려 선수들보다 스태프들의 항의가 더 심했다. 선수단이 떠난 뒤에도 팀 관계자들이 남아서 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마디로 ‘심판 보면 가만 안두겠다’는 분위기였다. 거의 폭력사태가 감지될 정도였다. 그래서 몰래 퇴로를 만들어놓고 차를 경기장까지 들여와 심판을 데리고 도망치다시피 떠났다.
- 월드컵 이후 여러 프로축구팀과도 계약한 것으로 안다.
몇몇 구단을 관리했는데 지금은 FC서울만 맡고 있다. 프로팀들이라고 하지만 안전관리에 대해서는 아직 마인드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우리 같은 업체가 제대로 일할 수 있을만한 환경이 되지 못한다는 의미다. 소수의 인원만 배치되기 때문에 지극히 제한적인 서비스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관중 입장에서는 통제 받는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것이다. 서포터스를 비롯한 모든 관중들이 경기장에 와서 충분히 즐기다가 돌아가게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한데, 그렇지 못한 상황이어서 안타깝다.
- 최근 경기장 안팎에서 팬들끼리 혹은 팬과 안전 요원 사이에 일어나는 마찰이 K리그의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일반석 보다는 서포터스석에서 주로 심각한 상황이 발생한다. 오랜 기간 축구와 연을 맺고 있지만 최근 일부 서포터스의 과격행동은 ‘훌리건화’ 직전 단계의 심각한 수준인 것 같다. 예전에는 불 지르고 돌아다니는 친구도 있었고, 경기장에 쇠파이프가 등장하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만취상태의 팬이 우발적으로 벌이는 일들이다. 자칫 집단 행동으로 번지게 되면 오히려 그 익명성에 기대는 것 같기도 하다.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책임을 모두 나눠가지면 된다는 일종의 잘못된 연대의식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경기장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현행범으로 경찰에 연행돼 처벌까지 받을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서포터스의 각성과 행동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통제에 반발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였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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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안전과 질서 유지를 위해 요원들이 곳곳에 배치된다/TR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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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전관리 요원들은 서포터스의 ‘적’이 아니다. 우리가 그들과 적대적인 관계가 되어 좋을 것이 뭐 있겠는가. 오히려 우리는 그들을 보호하는 사람들이다. 여러 번 말하지만 경기장에서 관중들이 경기를 관람하는데 최대한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안전관리의 목적이다. 서포터스가 최상의 컨디션에서 열심히 응원하다 돌아가도록 해주면 된다. 다만 ‘통제’기능이 부각되는 것은 프로팀의 운영 현실을 고려해 최소한의 인원만 배치하기 때문이다. 안내나 다른 서비스보다는 사건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데 더 집중하다 보니 서포터스의 움직임에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다. 결국 보호한다는 것이 서포터스간 충돌이 없도록 격리시키는 정도다.
사실 관중 200명 당 관리요원 1명씩 붙어야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현재 대표팀 경기에는 5백명에서 8백명, 많게는 1천명 정도의 경호 인력이 배치된다. 프로경기에서는 FC서울에만 1백여명의 안전요원이 들어가는 정도이고, 과거 다른 구단들은 40~60명 정도로 유지되는 수준이었다. 서포터스 입장에서는 통제받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되니 결국 안전관리업체들만 욕을 먹는다.
- 안전 요원과 팬들 사이에 크고 작은 마찰이 오가다 안전 요원이 소화기를 휘두른 사건도 있었다.
여러 언론에도 보도가 된 큰 사건이었는데, 일방적으로 안전요원의 잘못으로만 비쳐진 면이 있다. 당시 모 팀의 서포터스석에서 소요가 있어 안전요원 2명이 그곳으로 긴급히 투입됐다. 그런데 문제를 일으킨 서포터 모두 만취상태였고, 오히려 백여명의 서포터스가 안전요원들을 둘러싸고 위협하는 상황이 됐다. 막대기와 쇠파이프를 들고 안전요원을 구타하기까지 했다. 나중에 전치 4, 5주의 진단을 받았고 두개골에 손상이 간 우리 직원도 있었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정도가 되니까 안전 요원 한 명이 소화기를 들고 방어에 나섰다. 이 와중에 서포터스 한 명의 눈에 요원의 손이 스치면서 각막 손상이 있었다.
나중에 보니 앞뒤 정황은 정확하게 보도되지 않고 서포터스 부상 소식만 크게 다뤄졌다. 결국 일련의 사건들은 안전 활동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 서포터스 입장에서는 홈팀과 원정팀을 차별 대우한다고도 한다. 예를 들어 홈팀이 악의적인 걸개를 거는 것은 눈감아주고 원정팀은 모두 떼버린다거나 하는.
절대 그렇지 않다. 프로팀마다 안전관리를 맡기는 업체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다른 구장에서는 그런 일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들과 다르다. 적어도 우리는 FIFA의 안전관리지침을 기준으로 삼는다. 축구협회와 10년 가까이 일하면서 축적된 노하우가 있고, 월드컵을 치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다른 업체와 동일한 수준으로 보면 곤란하다.
안전 유지에 있어 홈팀과 원정팀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 적과 적으로 접근하게 되면 안전활동의 근거가 사라진다. 우리는 모든 관객을 동등한 입장으로 본다. 홈팀의 편의를 봐주는 것이라면 응원장비를 설치하는 정도다. 예컨대 원정팀에게는 ‘몇 시부터 입장이니까 그 시간에 와서 설치하십시오’라고 안내하지만 홈팀에게는 좀더 일찍 설치해도 봐준다. 대부분의 서포터스가 홈구장에 응원장비를 보관하기 때문에 좀더 수월하게 일을 진행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다른 업체들도 우리와 같은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포터스가 왜 걸개를 못 걸게 하는지 물어보면 ‘이러이러한 내용은 FIFA의 안전관리 지침에 위배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근거로 출입을 제한하고, 어떤 근거로 걸개를 떼라고 하는지 분명히 말할 수 있어야 관중들도 편하고 안전요원들도 신뢰를 받을 수 있다. 이것이 곧 ‘시큐리티 서비스’다.
대통령 경호실이나 경찰 등이 하는 공적 경호와 다른 점은 ‘서비스’의 측면이다. 쉽게 설명하면 공적 경호는 한 사람의 안전을 위해 모든 동선을 철저히 배제시키는 것인데 비해, 민간경호는 대중을 위한 서비스가 포함되는 의미다. 축구장을 예로 들면 선수단, 관객, VIP, 기자 등 모든 사람들의 안전을 함께 보는 것이다. 외곽 주차부터 관객의 혼잡을 미연에 방지하고 출입구 계획을 세부적으로 정리한다. 출입구별 분당 검색 속도를 파악해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한다. 입장할 때부터 질서를 유지해서 관중들이 재미있게 경기를 보고 손쉽게 경기장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동선을 만들어주는 것까지 모두 포함된다.
->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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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잠실 야구장에서 신화보안시스템에서 일해본 적이 있는데... 욕 할때는 해야죠, 뭐.. 들어처먹어야지.. 무전기에서는 계속 뭐라하지...(상급직위자와 구단쪽에서 돌림노래로...) 관중들은 관중대로 말 안듣지... 외야 펜스에 기대지 말라고 노래를 불러도 기대고... 펜스와 사람들 사이를 지나가면 갈라졌다가 다시 붙고..
그러나 어떤 꼬마가 홈런성 타구(구장펜스와 관중석 펜스사이에 공간이 있습니다. 위험... 여하튼 거기로 떨어지는)를 잡으려고 난간에 몸을 거의 올리고 글러브를 내밀더군요. 사람들 헤치면서 빠르게 다가가는데, 꼬마 가방이 구장쪽으로 쏠리더군요(배낭). 그러다 줄이 다되서 턱 걸리는 순간 꼬마가 그 운동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하고 휙! 돌아가는 찰나에 가방 붙들고 다리 붙들어서 넘어가는 불상사를 막았지요. 과장님이 귀신같이 봤는지 무전으로 호통 떨어지고...ㅡ_ㅡ;;... 쓰댕... 후반부가야 매표소 쪽이나 입구쪽에서 지원 와서 2명되지, 그 전에는 1,3루 외야 각각 1명씩인데... 그걸 어케 다 하누..ㅡ_ㅡ;;
나참.. 아무리 관중들이 요구에 따르지 않는다고 욕을 한다는것은 정말 말도 안돼죠.. 물론 안전을 위해 하라는데도 안하는 관중들도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욕하는 행동이 정당화될순 없습니다.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따를때까지 계속 반복해서 말을해야죠.
마치 경호원이 관중들보다 우월한것처럼 행동하는것이 경기장 경호원들이죠.. 하지만 관중이 더 대우를 받아야 옳은것 아닌가요?? 관중을 경호원 자신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짜증난다고 쉽사리 욕을 하진 못하죠..
욕얻어먹기전에 안전의식이나 기본적인건 좀지켜야지 우리나라 사람이 문제지!!! 수십억짜리 조각상 팔 박살내고 천연 기념물 잡아먹고, 매년 여름마다 호우일때 산행금지 인데도 걸핏하면 올라가서 사람죽고 실종되면 소방서 아저씨들한테 생욕을하지!! 문제는문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