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지간
인묵 김형식
흰 여백 가운데에
갈필로 그린 소나무 두 그루
비스듬히 놓인 집
왼쪽에 잣나무 두 그루
오른쪽 상단에
세한도歲寒圖라 쓰고
그 옆으로 우선시상藕船是賞, '이상적이 이것 보시게'라 적고
오른쪽 하단에는
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며
장무상망長毋相忘이라 새겨 놓는다
멀리서 찾아온 제자 이상적,
그가 나의 오래된 스승과 벗으로부터 구해 온 책들을 보며, 젊은 시절에 청나라 연경에서 함께 배우고 때때로 익히며 기쁜 시간을 함께 보낸 스승과 벗들을 생각하며
완당阮堂 정희正喜라 씌여진 낙관이 꾹 찍는다
제자가 이 그림을 들고 청나라 연경에가니 많은 학자들이 반기며 제화시題畵詩를 남겨주었다
세한도에는 바람이 없다
이미 지나간 이후였다
세한연후歲寒然後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든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태사공太史公과 공자孔子의
말을 빌어 사제지간의 정을 오롯히 담아 낸 추사의 세한도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첫댓글 세안도에 이렇게 깊은 뜻이 담겨있다는 것을 마음에 담아 갑니다
인묵 김형식님 !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