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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가지 주인놈 시중들기! ※※- 제 1일 -
"자!! 이제 이틀 후면 너희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수학여행이다!!!"
"와아아아!!!!!!"
담탱이의 말에 일제히 소리를 지르고 난리부르스를 치며 교실을
뒹구는 유한여고의 미친 2학년 3반 바로 우리반인 것이다.
딴 반도 이 말을 분명히 들었을진대, 유일하게 우리반만 이런 식으로 꼭 튄다.
"도연우, 너 수학여행 때 입을 옷 다 샀어?"
나에게 살살 눈웃음을 치며 질문을 건네는 어쩐지 위험한 이 인물이, 나의 베프 연수은.
가끔 나조차도 성형의혹이 들 정도로 예쁘게 생긴 아이지만,
하는 행동이 영 유한여고의 미친반, 2학년 3반이 딱이다!
어찌나 엽기인지..
정말 난 이 아이와 친해지고 나서는 내 뇌가 정상일까 하는 생각을 심히 자주하게 되었다.-_-
그래도 지금 저 눈웃음 때문에 가끔 남학교를 지날 때도 엽기적인 행각을 서슴치 않건만,
그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수은이인 것이다.
"야!!"
"어?"
"내 얼굴이 그렇게 만만하냐?"
"뭐?? 아니 뭐.=_="
보다시피 언어사용조차 평범치 않은 그녀 연수은이다.
그녀에게 있어서 그 만만이라는 단어는 어떤 뜻이 담겨 있는 것일까?
"근데 뭘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봐?"
"아니 아무것도.."
"싱겁긴..그나저나 너 수학여행 때 입을 옷은 다 산거야?"
"난 별로 옷 살 생각 없는데?"
"뭐??? 우리 수학여행가는 데 청운상고도 같이 간단 말야!!
레크레이션도 같이 한다는데!! 하나 낚아야 할꺼 아냐!"
"제발 그 말은 하지 쫌 마라. 도건우 노마 얼굴을 내가 거기서도 봐야하는 걸 생각하면
정말 죽고 싶을 지경이라구!"
"건우가 왜? 멋있잖아!!"
"멋있..그래..참 내 쌍둥이가 멋진놈인 건 알겠는데, 그래도 그놈은 성격파탄자야!!"
도건우, 인정하기 싫은 나의 쌍둥이 남동생이다.
쌍둥이라고 해도 이란성이라 닮은 구석이라곤 눈꼽만큼도 없지만 말이다.
그 놈은 얼굴이야 나도 인정할 만큼 잘 생겨먹었지만,
성격은 정말 정∼말 거지 똥구멍이다!!
오늘 아침만 해도 내가 샤워를 쫌 오래했기로서니,
'도연우!! 너 샤워하다 뒈졌냐??'
이게 도대체가 누나한테 할 소리냐고.
물론! 1분이라는 근소한 차이로 아슬하게 누나가 된 나지만
그래도 누나 대접은 해줘야할 거 아니냐고!!
아니 누나 대접까진 안바란다. 누나라고 불러주기만 해도 감지덕지 일텐데..
난 그 놈이 나보다 먼저 태어나서 오빠행색을 했을 걸 상상하면
차라리 자살충동이 더 나을거 같다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된다.ㅠㅠ
"그래도 잘생기면 된거지 뭐. 그정도 생기기가 얼마나 힘든데!
난 너네 쌍둥이를 보면서 항상 묻고 싶었던 건데, 솔직히 너네 둘 인간 아니지?"
"뭐? 인간이 아니라니?"
도대체 또 뭔 발상으로 그런 소릴 하시는건지.
"아니, 진짜 현실적으로 인간이면서 이렇게 생기기가 쉬울 거 같애?"
내 양볼을 잡으면서 저런 헛소리를 하는 수은양.
대체 뭔 소릴 하는거냐구요.
"먼 소리야 또."
"동생은 쌈 잘해, 얼굴 완전 잘생겼어, 키크지, 몸매 죽음이지.
누나는 노래 잘해, 얼굴 졸 이뻐서 학교 간판에다가,
몸매도 들어갈 땐 딱 들어가고 나올 땐 적당히 나왔지. 이게 어디 인간남매냐!"
"그게 결론이야?"
"응!"
역시 특이해.
그냥 저렇게 말하면 되지. 인간이 아니라는 건 또 뭐냐구.
난 순수한 지구인인데.(☜이쪽 역시 같은 수준으로 놀아남.)
"하아..생각해보니 너 정도면 옷 같은 거 신경 안 써도 되겠다."
책상 앞으로 두 팔을 쭈욱 뻗어 엎드리곤 말하는 수은이.
"근데, 청운상고에 그렇게 인물이 많아?
가끔 건우놈 반 단체사진 같은 거 보면 장난 아닌 거 같긴 하던데.."
"넌 왜이리 다른 학교 일엔 관심이 없는 거냐?"
한쪽 팔로 얼굴을 괴곤 살짝 날 쳐다보며 말하는 수은이.
왠지 너무 얄미운 포즈다.=_=
"내가 뭘, 다른 학교 일까지 속속들이 알고있는 얘들이 신기한거지."
"야 그래도 바로 옆 학교 일은 쫌 알아도 되잖아. 마주치기도 자주 마주치는데.."
"난 내 몸 하나 챙기기도 힘들어."
별로 관심이 안가는 걸 어쩌라구.
"아무리 니 몸 하나 챙기기 힘들어도 그렇지,
바로 옆 학교에다 동생이 있는 학교엘 관심을 안가지다니."
"건우 놈이 있어서 더 관심이 안가."
그 놈은 내가 쫌만 관심 가져주면,
'니가 누굴 넘보냐?'
이러는 놈이라고.
"청운상고엔 건우 아니라도 한서안도 유명하고..으악!!!"
"청운상고 일진 얘기 하는거야??"
수은이의 얘기를 먹어버린 서린이라는 이름을 가진 발랄한 아이.
얘는 또 어디서 날아온 건지.
2학년 6반 은서린이라는 명찰을 당당히 달고 2학년 3반으로 뛰쳐들어와
수은이의 목을 휘감아 버린 행동만 봐선 딱 2학년 3반인 아이.
서린이와 수은인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인지 웬수인지 뭐 그렇고,
나와 서린인 1학년 때 같은 반 짝꿍도 자주 했었기 때문에 잘 아는 사이다.
"켁켁, 개서린!! 너 이게 무슨짓이야!! 그것도 학급회 시간에 남의 반엔 왜 쳐들어와!!!"
"선생도 없는 데 뭘. 그리고 너네반이 무슨 학급회..풋."
서린이와 수은이의 대화방식은 대략 이 정도이다.
뭐 이 정도는 그저 평범한 대화지만,
둘 다 너무 얄미운 어조를 가지고 있는데다, 소리까지 바락바락 질러대면
이게 대화를 하는 건지 싸우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일이 번지기도 한다.
물론 그 정도를 넘어선건 한 두번이 아니였고,
덕분에 서린이와 수은인 학생부 집중 관리 대상자라는 낙인이 찍혀있다.
"너 빨리 너네반으로 안가!!!"
"안가!! 우리반은 너무 심심하단 말야!! 연우야 나 여기 있어도 되지?? 응??
계속 수은이가 나 쫓아 내려구해."
학생부엔 가기 싫었는지,
어느새 내 옆에 와서 도움을 청하며 저렇게 말하는 서린이.
내가 어찌해야 하는건지.=_=;
"아하하. 근데 우리반엔 왜 온거야?? 너 이야기 거리 없으면 우리반 안 오잖아."
이럴 땐 그냥 재빨리 화재를 돌리는 게 상책이다.
"아!! 맞다!! 너네반은 그거그거 뽑았어??"
"그거그거라니??"
서린이의 언어는 언제 들어도 모르겠다.
"수학여행 가서 레크레이션 할 때, 각 반 대표 한 명씩 필요하대서 뽑으라고 했잖아."
"큼큼, 난 잠깐 화장실 쫌 갔다 올게?"
내 눈치를 살피며 화장실을 가겠다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수은이.
뭔가가 불길하다.=_=;;
"난 그런 말 처음 듣는데, 무슨 대표??"
"각 반에서 제일 예쁜 사람!"
"제일 예쁜 사람??"
"뭐 너네 반은 보나마나 너지?!"
"난 그런 말 처음 듣는다니까!! 그리고 그런 건 본인이 신청 안 하면 안되는 거 아냐?"
"그렇지. 야야!!! 3반 반장은 이리 나와라!!!"
갑자기 우리반 반장을 찾는 서린이.
서린이나 수은이나 언어사용이 영 비슷하다.
"왜??"
어딘가 구석에서 기어나오는 우리반 반장.
또 먼짓거릴 하고 있었던 거야!!!!
도대체 우리반은 반장조차 정상적이질 못하다.
"너네반 레크레이션 대표 제출한 거 거기에 누구 이름썼어?"
"당연히 도연우지!!!"
당연히 도연..
"뭐???"
"니 이름썼다고."
"어떻게?? 난 대표를 뽑는 줄도 몰랐는데!!!"
"수은이가 적극 추천하던데? 다른 얘들도 찬성했고."
"그런게 어딨어!!! 그거 무효야 무효!!"
"벌써 제출했어. 무효는 무슨."
"본인이 하기 싫다는데 당연히 무효지!!!!"
"무효?? 뭐 인정하기 싫다면 인정시켜 드리지. 아∼ 이건 쫌 놔바!"
반장은 구석에서 반장이 치마밑에 입고 있던 체육복을 놓지 않던 아이의
손을 뿌리치곤 교탁 앞으로 나선다.
반장 무슨 인정을 어떻게 시키려고 교탁 앞에까지 나서는 거야!!
탕탕탕―!!
선생 말은 들은 척도 안 하는 2학년 3반 학생들!
반장의 탕탕탕하는 소리에,
한순간에 모든 상황이 종료되고 반장말에 집중을 한다.
이건 반장의 리더쉽이 아니라,
반장이 직위를 이용해 학생부가 반을 덮치는 날을 알아 내온다던가,
넓은 인간관계를 이용해 여러 미팅자리를 주선하기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반 레크레이션 대표 뽑은 거 말야. 그거 도연우가 거부권을 행사하신 다는데?"
허억!! 반장!!!!
진정으로 날 버리는 거야.
인정시킨다란 게 이런식이였어??
"뭐???"
"도연우 너 아님 누가 나가!!!"
"거부권 행사란 너에게 없다!!"
나에게 빗발치는 거센 반발들.
난 진짜 그 이상한 대표같은 거 하기 싫다고.
청운상고랑 같이 하는 레크레이션에 내가 나가서 어쩌자고!
도건우 놈이 뭐라할지 난 무섭다고!ㅠ^ㅠ
"들었지? 연우야?? 내가 수은이가 널 추천만 안했으면, 수은일 내보낼 수도 있는데,
수은이가 널 추천했는데 어쩌겠니? 우리반 아이들의 의견을 수렴해 주지 않겠어?
너 빼곤 다 만장일친데!"
결국은 연수은의 추천 때문에 이렇게 된거잖아.
연수은 니가 화장실로 도피한데 이유가 있었어!!!
"연우야 그냥 하지 그래? 너네반 얘들한테 공기면 너 목숨이 위태로울 텐데.."
"하아..그래. 그냥 나갈게. 됐지?"
"그럼! 에이∼ 이렇게 결국할 거 얘들 입 버리게 만들구 연우 나쁜데?"
반장은 내게 저런 느끼한 멘트를 날리곤 아까 있었던 구석자리로 돌아가 버렸다.
반장 니가 더 나뻐!!ㅠ^ㅠ
그리고 반장이 교탁 위에서 사라지자 다시 시끌해진 우리반.
"서린아 그래도 고맙다. 너 아니였음 나 수학여행 가서야 이 사실을 알았을 거 아냐."
"뭘∼"
어깨를 으쓱해 보이는 서린이.
"근데 너네반 대표는.."
"당근 나!!!"
"그, 그래. 근데 레크레이션에 뭘 하길래 대표까지 뽑아?"
"으흐흐∼ 이번에 두 학교 학생회가 합동으로 준비한 레크레이션 최고의 이벤트 노.예.팅!!"
"노..노예팅????"
서린이의 어이없는 발언에 내 뇌는 회전하기를 거부했다.
노예팅이라니, 도대체 그게 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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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체리맛푸딩
다시 연재하면서 제목을 조금 바꿨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