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사는 세상
당나라 때 유명한 시인 백거이(白居易)는 자가 낙천(樂天)이고
호는 취음선생(醉吟先生)입니다.
즉 낙천적으로 살며 취하여 시를 읊조리며 살아간다는 것이지요.
그가 지은 시 중에서 신제포구(新製布裘)라는 시가 있습니다.
새로 옷을 지으며 지은 시이지요. 그 시의 일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丈夫貴兼濟(장부귀겸제) 장부는 남을 구제함을 귀하게 여기니
豈獨善一身(기독선일신) 어찌 내 한 몸만을 좋게 하리오.
安得萬里裘(안득만리구) 어찌 먼 곳까지 와서 옷을 구하여
蓋裹周四垠(개리주사근) 이웃을 감싸지 주지 않겠는가?
穩暖皆如我(은원개여나) 모든 사람 나처럼 따뜻이 하여서
天下無寒人(천하무한인) 세상에 추위로 떠는 사람 없게 하리라.
인생은 하나의 나무와 같습니다.
허허 벌판에 고독하게 서 있는 나무라고 할지라도
비바람 불면 지탱해 줄 수 있는 흙과 바위를 안고 살아갑니다.
우린 누구라도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입니다.
서로 기대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지요.
보기 좋은 꽃밭이라고 하더라도 꽃 만 사는 게 아닙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온갖 잡초들도 함께 살고 있는 것이지요.
그것이 세상입니다.
살다보면 사랑에 인색한 사람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들을 원망하기 이전에 그가 걸어온 삶을 투영해 보면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랑을 충분히 받은 사람이 사랑을 나누어 줄 수 있습니다.
요즘은 아랫목이라는 단어를 아이들에게 설명하는 게 힘이 듭니다.
보일러가 대세인 세상에서 아랫목 윗목을 가르며 온기가 달랐던 시대의 유산을 공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한 겨울 따뜻한 아랫목의 온기처럼 따스함을 공유하며 사는 것은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일 수 있습니다.
꽃밭에는 꽃만 사는 것이 아니듯이
나무가 나무에 의지하여 살아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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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복> 님이 보내 준 글입니다.
요즘 세태를 보면,
뭔가 옳은지, 그른지 점점 더 판단이 안습니다.
도대체 체면이란게 있는 건지,....
厚顔無恥란 성어가 왜 생긴건지 알듯 싶습니다.
내로남불이란 말도 생각나고.
부디, 부디 빨리 안정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이러다 필리핀 꼴이 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