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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304 시장 출마하고 장관 후보자된 박홍근…“서울시민 우롱”
국민의힘은 3월 2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박홍근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 참여하던 상황에서 장관 후보자로 발탁된 점을 문제 삼으며 “서울시민을 우롱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통상 장관 인사는 발표 2주에서 한 달 전 후보자에게 통보된다”며, 박홍근 지명자가 장관 지명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서울시장 경선을 계속 뛰었다면 이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지명 직후 발표한 입장문에서도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민주당 역시 장관 지명 사실을 알고도 경선 후보자로 발표했다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인선이 사실상 서울시장 후보군 ‘교통정리’를 위한 것 아니냐는 선거 개입 의혹을 자초했다며 해명을 촉구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여당 핵심 인사를 나라 곳간 책임자로 임명한 것은 국가 재정을 정치적 포퓰리즘에 노출할 우려가 있다”며 “재정 건전성을 포기한 회전문 인사”라고 평가했다. 특히 박홍근 후보자가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6인에 포함된 당일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점을 들어 “청와대가 선거에 개입해 후보 교통정리에 나선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다른 인사들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강남훈 한신대 명예교수에 대해선 “국토보유세를 주장해온 인물로 대통령 철학과 궤를 같이한다”며 위원회를 정권 구상의 확성기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된 정일연 변호사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연루된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변호인을 맡았던 이력을 거론하며 “권력 감시 기관을 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세우는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낙점된 이병태 카이스트 명예교수에 대해서는 과거 홍준표 전 대구시장 캠프 활동 이력과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선대위 합류 시도 무산 사례를 언급하며 “전문성을 이유로 중용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정부 내각 인사에 대해 후보자들의 전문성·도덕성·자질을 철저히 검증하겠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물인지 꼼꼼히 따져보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3월 2일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엔 황종우 한국해사협력센터 국제협력위원장을 각각 지명했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박홍근 의원 등 11명에 대한 인사를 발표했다. 4선의 박홍근 의원은 민주당 원내대표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국민의힘 출신 이혜훈 전 의원이 낙마한 지 한 달여 만에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해수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부산 출신의 황종우 위원장은 행정고시 38회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해수부 대변인, 해사안전국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쳤다. 또 국민권익위원장엔 정일연 변호사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엔 송상교 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사무처장이 각각 임명됐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후보자론 윤광일 숙명여대 교수와 전현정 변호사가 지명됐다.
아울러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엔 남궁범 에스원 고문과 박용진 전 더불어민주당의원,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명예교수가 위촉됐으며,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엔 강남훈 한신대 명예교수가,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장엔 김옥주 서울대 의과대학 인문의학교실 주임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왼쪽부터 황종우, 박홍근, 정일연, 송상교
정월대보름 풍경도 옛말… 나물·부럼 찾는 손님 ‘뚝’
"정월대보름에도 챙겨 먹는 음식이 있어요?" 3월 2일 오전 찾은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시장은 제법 붐볐다. 장바구니를 든 주민들이 오가고, 좌판 앞에서는 가격을 묻는 목소리가 간간이 들렸다. 정월대보름(3월 3일)을 하루 앞두고 일부 상점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오곡밥을 지어 놓고 손님을 맞았다. 좌판 위에는 시래기와 고사리, 취나물 등 각종 나물이 가지런히 놓였고 오곡밥용 잡곡을 섞어 팔기도 했다.
땅콩과 호두, 밤 등 견과류도 한데 모여 있었는데 '부럼용'이라는 푯말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발걸음을 멈추는 이는 많지 않았다. 시장 상인 A씨는 "땅콩 한 박스가 다 나가 새로 까놓은 것"이라면서도 "정월대보름이라고 해도 예전만큼 견과류를 찾는 손님은 줄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입구 앞에는 '정월대보름 맞이' 문구와 함께 잡곡과 견과류가 함께 진열됐다.
그러나 손님들은 진열대를 스쳐 지나가기 일쑤였다. 간혹 멈춰 서서 상품을 집어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그 옆 딸기 코너에서는 과일을 고르는 손길이 이어졌고, 시식대 앞에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였다. 정월대보름을 알리는 진열대와 달리, 다른 코너 쪽은 상대적으로 활기를 띠었다. 이처럼 세시풍속을 챙기는 모습은 점차 일상에서 멀어지고 있다. 절기의 의미를 담은 음식 문화가 흐려지면서 아예 챙기지 않거나 다른 음식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정월대보름에는 취나물·고사리 등 다양한 나물을 오곡밥과 함께 먹었다. 귀가 밝아야 좋은 소식을 많이 듣는다는 의미로 귀밝이술을 마셨고, 부스럼을 막기 위해 밤·잣·땅콩·호두 같은 단단한 과실을 이로 깨물어 먹었다. 시장과 마트에 잡곡과 나물, 견과류가 진열된 이유다. 그러나 정월대보름은 이제 '보름달에 소원을 비는 날' 정도로만 기억되는 모습이다. 연수구에 사는 A(10)양은 "정월대보름이라고 견과류를 챙겨 먹진 않았다"며 "매번 보름달에 소원만 빌었다"고 말했다.
1인가구 증가도 세시풍속을 멀어지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인천에서 자취하는 B(29)씨는 "혼자 살다 보니 그런 날을 굳이 챙기지 않게 된다"며 "복날에는 삼계탕 대신 치킨을 시켜 먹고, 동지에는 팥죽 대신 팥 아이스크림을 먹었다"고 했다. 반면 가족과 함께 사는 C(30)씨는 "부모님이 세시풍속을 중요하게 생각해 정월대보름에 오곡밥과 나물, 귀밝이술까지 챙긴다"며 "혼자 살았다면 챙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 옆집 아주머니가 가져온 정월 대보름 나물 반찬과 오곡밥
정월 대보름. 우리나라 대표적인 세시 명절의 하나였다. 둥근 보름달이 뜨는 이날은 마을 공동체가 모여 한해 농사의 풍요와 안정을 기원하는 이런저런 행사를 지냈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마을 당산나무에 동제 형태의 제를 지내고 농악을 울려 집집마다 잔칫날이었다. 보름날엔 오곡밥을 먹었다. 묵은나물, 부럼 깨기와 같은 절기 음식의 전통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3월 2일, 창밖에는 봄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옆집 아주머니가 문을 두드린다.
"사모님, 이거 좀 드세요."
"뭔데 냄새가 이렇게 꼬숩다요!"
"보름이라 묵은나물과 오곡밥을 해봤어요."
"아니, 그러고 보니 내일(3월 3일)이 보름이네요."
아내는 달력을 보며 "내 정신 좀 봐! 어디다 신경을 쓰고 사냐"며 아주머니가 건넨 음식을 받는다. 하루 종일 "올핸 봄비가 추적추적 내려 보름달도 못볼 것 같은데 덕분에 정월 대보름을 쇠게 되었다"며 감사 인사를 건넨다.
◆ 해우 한 장에 복을 싸서 입안으로
식탁 위에 펼쳐진 오곡밥에 묵은나물이 따뜻하다. 고소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밥상을 보니 문득 빠진 것이 생각났다.
"여보, 해우 어딨어?"
"김 찾는 거예요?"
"해우가 김인 줄 아네."
"오곡밥에 김 싸 먹었잖아요."
아내의 대꾸에 허허 웃음이 났다. 요즘 사람들에게는 '김'이라는 한 마디면 충분하겠지만, 내 기억 속 대보름 식탁의 주인공은 오곡밥과 '해우'였다. 김 한 장에 오곡밥을 듬뿍 얹어 싸 먹는 것을 우리는 '복쌈'이라 불렀다.
쌈을 싸서 입안 가득 밀어 넣는 행위가 마치 복을 정성껏 싸서 몸 안으로 들여보내는 것과 같다고 믿었던 선조들의 귀여운 기복(祈福) 신앙이었던 셈이다. 그렇게 복을 입안 가득 밀어 넣어야 만복이 찾아온다 믿었던 순수한 시절이 있었다.
◆ 기다림이 빚은 묵은나물, 그 깊은 맛
사실 정월 대보름 식탁은 영양학적으로도 완벽한 건강 밥상이다. 찹쌀, 검은콩, 팥, 수수, 차조로 지은 오곡밥은 쌀밥에 부족한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겨우내 지친 몸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아주머니가 정성껏 무쳐낸 묵은나물들을 보니 숙연한 마음마저 든다. 지난가을, 뜨거운 햇볕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바싹 말라갔을 시래기와 고구마줄기, 고춧잎, 취나물 등... 긴 겨울을 견디고 다시 물에 불려 삶아낸 그 나물들은, 기다림 끝에 얻어지는 삶의 깊은 맛을 꼭 닮아 있다. 이는 채소가 귀하던 시절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D와 영양소를 채워주던 선조들의 과학적인 처방이기도 했다.
◆ 이웃이 건넨 따뜻한 '더위 팔기'
밥 한 술을 크게 떠 넣으니 예전 보름날의 장난기 어린 풍경이 스친다. 예전엔 눈뜨자마자 친구에게 달려가 "내 더위 사가라!" 외치며 한 해의 무더위를 미리 털어내곤 했는데... 이제는 그런 장난스러운 목소리 대신, 옆집 아주머니가 건넨 따뜻한 밥 한 그릇이 서로의 건강을 지켜주는 '더위 팔기'가 된 것 같다. 성씨가 다른 세 집 이상의 밥을 나눠 먹어야 운이 좋다는 옛말처럼, 이웃이 나눠준 이 온기야말로 진정한 복(福)이 아닐까. 비록 날이 흐려 하늘의 달은 보지 못할 것 같은 보름이지만, 이웃이 건넨 따뜻한 밥 한 그릇과 아내와 나누는 소소한 대화 속에 이미 마음의 달은 둥글게 떠올랐다. 비가 그치고, 우리 모두의 삶에도 오곡밥처럼 찰지고 묵은나물처럼 깊은 맛이 배어나는 건강한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정월대보름에 36년 만의 개기 월식
올해 정월대보름에는 36년 만에 개기월식이 찾아온다. (사)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는 이날 시민이 직접 촬영한 달 사진을 모아 달까지의 거리를 계산하는 시민과학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전국 각지에서 같은 시각 개기월식 중의 달을 촬영해 천문 현상을 기록하고, 이를 바탕으로 달까지의 거리를 추정해보는 행사다. 정월대보름은 음력 새해 들어 처음 맞는 보름달을 보는 날이다. 올해는 1990년 이후 36년 만에 정월대보름과 개기월식이 겹친다.
보름달이 동쪽 지평선 위로 떠오른 뒤 약 30분이 지난 18시 49분부터 달의 아래쪽이 조금씩 가려지기 시작한다. 달이 지구 그림자 안으로 완전히 들어가는 개기월식은 20시 4분 시작되며, 20시 33분 42초 최대식을 이룬다. 이후 21시 3분경부터 달은 다시 밝아지기 시작해 22시 17분 지구 그림자를 완전히 벗어난다. 개기월식 중 달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붉게 보이는 이유는 지구 대기를 통과한 붉은 계열의 빛이 굴절돼 달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개기월식 중의 달은 어둡고 붉은빛을 띠며, 흔히 '블러드문(Blood Moon)'이라고 불린다.
이번 개기월식은 우리나라 전역에서 관측할 수 있다. 기상 조건만 좋다면 전국 어디에서나 개기월식 전 과정을 볼 수 있다. 개기월식은 단순한 천문 현상에 그치지 않고, 인류가 우주를 이해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왔다. 약 2500년 전 아리스토텔레스는 월식 때 달 표면에 드리운 지구 그림자가 둥글다는 점을 근거로 지구가 둥근 천체라고 설명했다. 약 2300년 전 아리스타르코스는 개기월식과 부분월식의 진행 시간을 비교해 지구 그림자와 달의 크기를 견주며 두 천체의 크기 관계를 추론했다.
(사)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가 진행하는 이번 프로젝트의 이름은 '개기월식 사진으로 달까지의 거리 재기'다. 달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다. 서로 200km 이상 떨어진 여러 지역에서 같은 시각, 배경별과 함께 달을 촬영한 사진을 비교하면 달의 위치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이 위치 차이, 즉 시차(視差, Parallax)를 이용하면 달까지의 거리를 계산할 수 있다.
평소에는 보름달이 너무 밝아 배경별과 함께 촬영하기 어렵다. 그러나 개기월식 중에는 달의 밝기가 크게 낮아져 주변 별과 함께 기록하기가 쉬워진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 점을 활용한다. 일반 시민이 촬영한 사진에 더해 천문지도사들은 천체망원경과 카메라를 활용해 보다 정밀한 달 사진을 확보할 예정이다. 서울 영등포구청사 앞마당에서는 사전 신청한 60여 명의 시민과 천체망원경 5대가 동원돼 공동 관측과 촬영이 진행된다. 광주제일고등학교에서도 학생들이 참여해 같은 시각 개기월식 중의 달을 촬영할 예정이다. 시민 참여와 정밀 관측 자료를 함께 확보한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교육적 의미와 관측 자료 축적이라는 두 측면을 갖는다.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개기월식이 진행되는 20시 10분부터 21시까지 10분 간격으로 달 사진을 촬영한 뒤, 이를 '개기월식 사진으로 달까지의 거리 재기' 프로젝트 담당자 이메일(khanacheon@gmail.com)로 제출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홈페이지 공고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학회는 우수 사진을 제출한 5명을 선정해 2026년 천문달력 5부씩을 증정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시민이 직접 관측 자료를 생산하고, 이를 통해 달까지의 거리를 계산해보는 시민과학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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