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직 관료들 "한미일, 방위동맹 첫걸음… 韓, 중국에 입지 강화“
롱 前 국방부 차관보 "美, 지역동맹 그 이상도 추진할 수 있다"
롤리스 前 국방부 부차관 "한미일 탄도미사일 방어망 연결해야"
롤리스 "韓을 '열등국가' 취급한 中, 북핵 억제 등 총체적 실패"
롤리스 "中, 준위기상황 진입해 韓에 보복할 의향과 능력 줄어"
롱 "시스템 실패한 中, 강압과 구애 사이에서 균형 잡으려 할 것"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에 위치한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메리 베스 롱 전 미국 국방부 국제안보 차관보는 한‧미‧일 3국이 공동위협에 대한 공조방안으로 채택한 '3자 협의에 대한 공약'(Commitment to Consult)을 "방위동맹을 향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핵 고위그룹 위원장을 역임한 롱 전 차관보는 26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대담에서 "방위관점에서 지역적 협정과 동맹을 구축하는 것이 미국은 물론 역내에도 매우 중요하며 그 이상도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나토, 한미일 3국 협의체가 나아갈 방향 아냐… 나토 장점 반영하고 단점 극복"
롱 전 차관보는 '당사국들은 어느 한 당사국이 영토 보전이나 정치적 독립, 안보가 위협받으면 언제라도 상호 협의한다'는 나토 헌장 4조는 "한미일 3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한미일 3국 협의체는 "나토 헌장 4조의 장점을 반영하면서 합의기구의 번거로움을 제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토 헌장 4조는 회원국들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총 7차례 발동됐고 그중 5차례는 튀르키예가 요청했다. 따라서 자유로운 협의가 아니라 비상대응에 가깝다. '나토 헌장 5조는 한 회원국이 공격을 받으면 나토 전체가 방어에 나선다는 나토 헌장 5조 발동이 임박했다'고 통지하는 것이"이라며 "그런 종류의 공약에는 많은 제약과 고려사항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일 협의체의 장점은 우선 매년 정상급 협의를 연다는 것이다. 나토에서는 그런 정상급 협의가 매년 열리지는 않는다"면서 "나토는 구시대에 갇혀 있고 그 당시의 국가와 가치, 목표를 반영하고 있으며 매우 서구적이다. 중요한 것은 역내 국가들의 관심사를 반영하는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6자회담 차석대표를 역임한 리처드 롤리스 전 국방부 아태 안보 부차관은 "우리는 전투를 완전히 관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방어망으로 연결돼야 한다. 현재의 관계 아래서 3국이 합의하고 실행에 옮기고 운영하며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7월 27일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당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리훙중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리훙중 부위원장은 이자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전달했다. ⓒAP/뉴시스 |
"中과 타협해서는 대중관계에서 진전 낼 수 없어… 대북억제 실패한 中, 한국과 동북아의 위협"
롤리스 전 부차관은 '한미일 협력강화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의 강력한 반대가 한국의 안보를 위협한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허위 또는 부당한 비판"이라고 일축하며 "계속 밀어붙이는 중국과 타협해서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진전을 낼 수 없다. 이제는 우리가 중국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밝힐 때다. 그것이 한국에 더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한국에 위협이다. 중국이 제기하는 주요 위협은 군사동맹인 북한을 억제하기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못하는 '현재와 미래의 총체적 실패'"라며 "중국은 북한을 억제하는 데 처참하게 실패했고 북한 핵무기와 전략무기 프로그램을 억제하는 데 실패했다. 어떤 의미에서 중국은 북한이 한국을 위협할 뿐 아니라 동북아 전체의 안정을 위협하도록 허용했다"고 꼬집었다.
▲ 한국의 사진기자가 지난 2017년 12월 14일 오전 베이징 국가회의 중심 B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에서 스타트업관으로 이동중, 중국측 경호관계자에게 일방적으로 폭행 당해 쓰러져 있다. ⓒ뉴시스 |
"한국이 中을 다룰 수 있는 훨씬 강력한 위치에 올라선 것은 尹대통령의 공(功)"
롤리스 전 부차관은 "중국은 항상 위협적인 존재였고 한중 수교 이후에도 항상 한국을 마음대로 하려고 노력했다. 중국은 분명 한국을 열등한 국가로 취급했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롯한 전임 한국 정부들이 중국을 수용하려고 했을 때 항상 중국을 만족시킬 방법을 찾아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든 양자관계의 다른 어떤 측면이든 한국은 협상에서 열등한 위치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국의 대중외교는) 단기적으로는 더 어려워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이 중국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훨씬 강력한 위치에 올라섰다고 생각하며 이는 전적으로 윤 대통령의 공(功)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준(準)위기상황' 진입한 中, 韓에 정치·경제적으로 보복할 의향과 능력 모두 줄어"
그러면서 롤리스 전 부차관은 "중국이 곧 '준(準)위기상황'에 진입할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어쩌면 경제적으로, 인구 통계학적으로 이미 그런 시기가 도래했을 수도 있다"며 "중국이 한국에 경제적으로 영향을 미치거나 문제를 일으킬 방법은 많지만 중요한 것은 중국이 과거처럼 경제적, 정치적으로 한국에 이런 수단을 사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느냐다. 저는 중국이 그렇게 할 의향과 능력 모두 줄었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롱 차관보도 "중국은 관광금지 해제와 같은 긍정적인 노력을 하면서 역내 국가들에 구애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으며 동시에 공격적인 행동도 추구하고 있다. 중국은 내부적으로 큰 경제문제를 안고 있다. 중국을 매우 부강한 국가로 만든 엔진과 시스템이 중국을 더 이상 견인할 수 없게 됐다"며 "중국은 강압과 구애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