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호지(水湖誌) - 58
제6장 무송 이야기
제27편 원앙루의 석양녘 27-2
무송이 걸음을 멈춘 순간 어디선가 칼을 든 두 사내가 그들에게 달려들었다.
무송은 아까부터 칼 든 놈들이 미행하고 있는 것을 눈치 채고 있었다.
무송은 그 순간 몸을 돌려 발길로 한 놈을 쓰러뜨리고, 다른 한 놈을 물속에
처박아버렸다.그 광경을 보고 두 호송관은 놀랐다.
놈들이 도망치려 하자 무송은 머리에 쓴 형틀을 비틀어 두 동강을 내고,
그들을 쫓아가 주먹으로 때려눕혔다.“웬 놈들이냐?”
“소인들은 장문신의 제자로 분부를 받고 어른을 헤치러 왔습니다.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장문신은 지금 어디 있느냐?”“장단련과 함께 장도감 댁 후당
원앙루에서 술을 마시면서 저희들의 소식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무송은 그 말을 듣고 말했다.“그렇다면 네놈들도 살려 둘 수는 없다.”
무송은 칼을 들어 그들을 단숨에 찔러 죽인 후 그 길로 맹주성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무송이 다시 맹주성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석양녘이었다.
사거리에는 불빛이 휘황했고 구요사(九曜寺)에서는 은은한 종소리가 들렸다.
밝은 달과 별빛들이 푸른 물 위에 비쳤다.
무송은 거침없이 장도감의 집 후원을 향해 걸어갔다.
장도감 일행의 술자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무송은 시은이 준 솜옷으로 갈아입고,
허리에는 칼을 차고, 은자는 전대에 넣어 문고리에 걸었다.그리고 양선문(兩扇門)
으로 들어가 담장에 세워진 등불을 꺼버리고 담 위로 기어 올라갔다.
그가 담에서 뛰어내리자 곧 주방이 나왔다.
무송이 창틈으로 엿보니 하녀 둘이 앉아 있었다.
무송은 허리춤에서 칼을 빼어 와락 문을 열어젖히고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소리를
지르려는 두 계집의 머리채를 휘어잡고 단칼에 벤 다음 원앙루를 향해 발자국 소리를
죽이면서 걸어갔다.원앙루 주위에는 시종들이 없었다.
먼저 장문신의 말소리가 들렸다.
“도감님의 덕택에 원수를 갚게 되어 감사합니다. 맹세코 이 은혜는 보답하겠습니다.”
그러자 이어서 장도감의 목소리가 들렸다.“우리 형님의 부탁이기에 그런 일을꾸몄던
것이네. 자네도 이번 일에 돈을 꽤 썼을 것이네만 원수를 시원하게 갚았으니 다행이네.
우리 애들이 비운포에서 무송을 요절냈을 것이니 내일 아침이면 좋은 소식이 올 걸세.“
그러자 이번에는 장단련의 말이 이어졌다.
“제 놈이 아무리 장사지만 형틀을 쓰고 네 명의 녀석들한테 당해내겠나! 목숨이
열이라도 보존하기 어렵겠지.”그 말을 듣자 무송의 가슴에는 분노가 끓어올랐다.
그는 즉시 칼을 잡고 다락 안으로 뛰어들었다.
장문신은 의자에 앉아 있다가 무송을 알아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59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