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타임키퍼노릇을 했습니다. How do you feel? Are you ready?
큰 아이로부터 am7시 41분에 출발 문자를 받고 am9시30분에 고사장 입실 했다는
문자가 날아왔습니다. am10시부터 pm3시까지는 숨도 못 쉬고 전투를 치를 것입니다.
랄라리 집사도 급하니까 두 딸내미에게 힘을 달라고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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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평소에 기도를 워낙 안 하고 사니 민망할 따름입니다. 가족들이 중보기도를
해줘서 눈물 나게 고맙습니다. 기도부탁을 하려고 예배당에 갔습니다만 사실,
기도란 자기부정이기 때문에 당사자 본인이 하는 것입니다. 중보기도를 해줘서
될 것이 안 되거나, 안 될 것이 되는 일이 생긴다고 저는 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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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자녀가 아버지와 소통하는 것이기에 그리스도인은 기도를 할뿐입니다.
그렇지만 기도를 주고받는 것으로 관계이상의 어떤 효험을 기대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윤 총무님 생전에 초짜에게 기도를 시키지 말라고 했던 말이 생각 납니다.
그러고보면 그 어른은 그 시대에 참 균형 잡힌 신앙인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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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수능이 40일이나 남았고 만 기온이 갑자기 뚝 떨어졌습니다.
실기 시작 3시간이 되어가니 형태는 어느 정도 잡혔을 것입니다. 83학번인 제가
실기 시험보러 갈 때 준비도 아예 안했지만 전공분야의 중압감이란 게 있습니다.
단국대 도예과 실기 때 지문이 새와 나무들이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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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예주가 생각보다 침착하고 총명한 아이니까 마무리도 잘해낼 것으로 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준비한 만큼만 했으면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입니다.
새끼들을 전장에 보내놓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도 애비로서는 못할 짓입니다.
머리도 아프고 입맛도 없고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pm3시가 되어서야 두 딸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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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를 보냈습니다. “예주님, 고생했어요. 오늘은 푹 쉬고 3일 저녁에 곱창 먹으러가요.”
"에스더, 애 썼구나“ pm3시 45분에 예주 말고 큰 아이에게서 답장이 왔어요.
“워낙 욕심이 많은데 평소만큼 양껏 다 그리진 못하셨다고 하시네요.
그래도 안 울고 나왔습니다.“ ”언니가 아빠 대신 꼭 안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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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그러워서 싫습니다. 다음에 아빠가 직접 안아주세요. 저는 아직 선생님으로
있어야 합니다.“ ”3일 시험 때문에 그러세요? 후~못할 짓이네요“
5시쯤 해서 못 참고 큰아이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예주는 예상대로 파김치가
되어 잔다고 했습니다. 수랩 학원에서는 한예종 무대미술과에5명이 응시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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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정시를 한 달 남겨놓고 수시를 해서 미술학도들만 모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13명 모집하는데 300명 넘게 왔으니 경쟁률은 100;1정도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문은 ‘’백열전구‘가 나왔다고 했고 원장님 생각보다는 괜찮게 시험을 치룬 눈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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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가 있으니 그나마 쉬웠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것이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주님만 아실 것입니다. 원장님이 예주는 4시간 재우고 당장 10월 3일 서양화과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아빠가 홍길동도 아니거늘 딸내미 얼굴도, 목소리도 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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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없는 엿 같은 상황이 제발 빨리 지나가길 바랄 뿐입니다. 이번에 큰 딸내미가
초인적인 티 칭을 해주었고 아빠를 배려해 인스타도 올려주고 말도 살갑게 해줘서 고맙고
대견했습니다. 동생을 딸처럼 서로 의지하면서 사회의 구성원으로 윈, 윈 하기를 기대해봅니다.
저는 3일 예주를 킨텍스까지 픽업하고 시험이 끝나면 학원생들과 다 함께 애프터를 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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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을 했습니다. 물론 제가 쏠 것입니다.
힘들면 그만해도 되는데 그만하는 건 언제고 할수있으니 지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시오. 어차피 인생은 정답이 없소.
2018.10.1.mon.사랑하는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