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30일 암 상담강좌 후기
서울에 사시는 한 유방암 환자 가족의 요청으로 긴급 상담이 이루어졌다. 이왕 하는 김에 몇 분(가족 포함 여섯 분)을 더 모시고 상담을 해 드렸다.
경기도 북서쪽 도시에 사는 김OO(대학생)의 어머니(이름 모름, 이하 어머니) 상담 사례다. 따님이 대략 7~8개월 전부터 꾸준히 상담을 받아왔다. 자꾸 전화하는 것이 미안했는지 몇 번의 통화와 주로 카톡으로 상담이 이루어졌다.
따님은 어머니가 병원 치료를 받았음에도 자꾸 재발하자 이런저런 방법을 찾던 중 필자의 암에 대한 몇 권의 책을 읽고서 병원 처방은 절대 안 된다는 확신 하에 당사자인 어머니와 아버지를 꾸준히 설득해왔다. 그러나 상담 때마다 병원 처방을 절대 신뢰하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설득하지 못해 어쩔 줄을 몰라 했고 그 길은 절대 가서는 안 된다는 필자의 조언을 들으며 늘 울먹여 통화 때마다 필자의 마음을 몹시 아프게 했던 사례자다.
따님은 6월 16일 아버지를 모시고 1차 상담을 받은 바 있었다.(당시 환자 본인은 몸이 너무 좋지 않아 참석하지 못했단다) 당시 아버지는 암에 대한 본질을 이해하고 돌아갔다. 혈압약도 즉시 끊었단다. 암 상담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라도 한 듯 ‘혹시 상담을 더 받을 수 있느냐’는 카톡이 왔다. 지난번 받지 않았느냐고 물으니 “환자 본인에게 직접 들려주고 싶다”고하여 함께 참여하게 된 것이다.(대개 극적으로 상담을 받는 분들은 암을 극복했거나 큰 호전을 보이고 있어 감이 좋은데 필자의 감이 맞기를 바란다)
어머니는 한 눈에 보아도 항암제 후유증을 겪고 있는 분임을 알 수 있었다. 부추기지 않으면 걷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였다. 어머니는 상담 중에 수차례 눕기도 했다. 그러나 단 한순간도 강의 내용을 놓치지 않고 집중하였다.
어머니는 2017년 2월 가슴에 멍울 같은 것이 만져져 병원 진단결과 유방암 2기 진단을 받았다. 즉시로 4회 선 항암을 받고 한쪽 가슴을 전 절제 수술을 받았다. 이후 다시 4차례 후 항암을 받았다. 그후 다시 28차례 방사선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2018년 2월 간에 암이 발병하였고 등이 딱딱하게 굳는 현상이 나타났다. 하여 젤로다 정을 복용하였으나 병이 점점 악화하자 2018년 3월에는 다시 항암을 6차 받았다.
그러나 병은 점점 더 깊어졌고 더는 살수 없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꼈다. 병원에서는 또 다시 항암을 하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그러나 항암을 해도 몇 개월 살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는 결단을 해야 할 상황에서 상담을 받게 된 것이다.
어머니는 암 진단 전에는 비록 몸이 약하긴 했으나 세 자녀를 키우며 평범하게 살아온 분이다. 그러다가 암 진단 후 수술 항암제 방사선 등을 받고 지금은 간에도 암이 발병한 중한 암 환자가 된 것이다.
장장 7시간에 걸쳐 암을 극복하기 위한 4가지 원칙을 들려주었다. 강의 중간쯤 되자 어머니는 조금씩 얼굴색이 밝아졌다. 어머니는 강의가 끝날 무렵 “이제껏 병원에서, 자연치유센터 등에서 모두 거꾸로 처방받았다”며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는 “자녀가 셋이나 되고 큰 자녀가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할 나이인데 이런 어린 아이들을 두고 가려니 가슴이 무너진다.
이대로 가면 우리아이들은 어떻게 되겠느냐?”며 다 말라버린 듯한 문물을 쏟았다. 어
머니는 이미 체념한 듯 보였다. 어머니는 “옆에 같이 있는 환자분은 자신과 똑같이 유방암 2기였는데 운이 좋게도(운이 좋은 게 아니고 본인의 지혜와 결단임) 책을 만나 수술을 피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암이 크게 줄어들었고, 아주 밝고 건강한 모습을 보니 부럽기도 하고 억울하다. 왜 진작 딸아이의 말을 듣지 않았는지 억장이 무너진다”며 따님을 바라보면서 울었다. 따님은 물론 함께했던 분들 모두가 눈시울을 적셔야했다. 필자도 겨우 감정을 다잡아 가면서 강좌를 이어갈 수 있었다.
필자가 “아직 희망이 있다, 그보다 더한 사람들도 극복한 사례가 많지 않느냐, 이제부터라도 잘못된 처방 피하고 암 극복을 위한 4가지 원칙만 잘 지키면 반드시 회복될 수 있다’라고 말을 해주었다. 그러나 어머니는 “너무 늦지 않았느냐, 왜 진작 딸아이의 말을 듣지 않았는지 가슴이 무너진다.”는 말을 거듭하면서. 필자의 격려의 말에는 그리 큰 희망을 갖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어머니는 항암제로 인해 몸이 너무나도 심하게 망가져 있었다. 필자가 보건대 그렇게 많은 항암제와 방사건을 받고도 살아 있다는 것이 거의 기적에 가깝다. 게다가 ‘몇 개월 살 수 없다’는 의사의 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어머니의 몸이 너무 망가진 것은 객관적 사실이다. 그러나 충분히 살 수 있는 분이다. 그보다 더한 경우도 생존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본인의 의지다. 아니 어머니는 살고자 하는 의지는 누구보다 강하다. 사람하는 가족들 때문이리라..., 문제는 살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붙잡을 것인가가 무엇보다 더 중요하다. 그래서 필자가 “충분히 살 수 있다. 오늘 듣고 이해한 내용을 어떻게 잘 실천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을 해주었다. (함께 참여한 다른 분들이 있어 그녀에게만 집중할 수 없어 어머니가 애초 유방암이 발생한 원인 진단을 해드리지 못하는 등 더 깊은 상담을 못해 드린 점이 못내 아쉽다)
그렇다. 어머니는 충분히 살 수 있다. 그 이유는 충분하다. 지금까지는 의사의 말을 맹신하고 절대 받아서는 안 되는 독성물질을 투여해왔고 홍삼이나 인삼 등 몸에 좋은 것은 절대 입에 대지도 않았다. 또 다 말해주지는 않았지만 여기저기 자연치유 한다는 사람들을 만나 잘못된 처방을 받거나 그릇된 정보에 속아왔다. 그들로부터 들은 대로 암 극복 최대의 적인 ‘저염식을 실천’하여왔고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도 없는 약 처방을 받았고 ‘곧 죽는다.’는 의사의 말을 머릿속에 담고 살아왔다.
그나마 지방의 한 자연의원에 입소하려고 상담을 받고 입소하려 했는데 6월 16일 강좌를 듣고 취소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함께 들었던 다른 분의 말을 들어보니 거기서 처방하는 약은 말 그대로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게 하는 약 이었다(어떤 약인지는 그들도 필자도 모르나 몸에 나타난 증상을 보면 능히 알 수 있다)
어머니가 지금껏 잘못된 처방을 받아온 것을 철저하게 깨닫고 다시는 그런 처방을 금하겠다고 다짐했으니 더는 잘못된 처방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그 점은 분명히 해결되었다. 다만 그동안 자신이 곧 죽는다는 의사의 말을 떨쳐버리고 다시금 희망의 끈을 붙잡느냐의 여부에 달려 있다. 희망을 가져야 암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암을 극복하는데 매우 의미 있는 방법이 두어가자 있기는 하나 100% 확실한 것은 아니므로 강권적으로 말 할 수 없었다. 스스로 판단하길 바란다.
사실 따님이 필자의 가슴을 더 아프게 했다. 어머니가 병원치료 후 재발하자 병원 치료에 의문을 품고 방법을 찾던 중 책을 만나 책에 대하여 100% 확신을 가졌지만, 아버지와 어머니를 설득하지 못하여 죽음의 길로 점점 더 깊이 빠져드는 것을 뻔히 보면서도 막을 수 없었던 그 심정, 세월호에 갇혀 빠져들어 가는 것을 보는 가족들의 심정보다 더 안타까운 심정이었으리라..., 방법이 있는데 왜 눈과 귀를 가리고 죽음의 길을 재촉하나.... 그것도 나를 낳아 길러주신 어머니가...하고 말이다. 그녀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설득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말을 늘 상 해왔다.
강좌 후에 전해들은 이야기인데, 따님은 아버지와 함께 첫번째 강좌를 듣고 나서 어머니를 설득하기 위해 필자가 보여준 동영상 자료들을 찾아보려고 인터넷을 모두 뒤졌으나 한개도 찾아볼 수 없었단다. 마음이 여려 필자에게 동영상을 달라는 부탁을 하지 못한 것이리라..이렇게 순박한 가족들이다. 필자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한다. 하나님은 왜 이런 분들에게 이런 시련을 주시는 것인지..... 그에 대하여 나름 해줄 말이 있었으나 깊이 있게 해 드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어머니는 “그동안 전문가라는 이유로 의사들을 맹신했다. 여기저기 소문을 듣고 유명하다는 자연치유 한다는 사람들을 찾아가 돈만 들이고 몸이 망가진 처방을 받아온 것이 어이없다. 나도 치료받기 전에는 멀쩡했었다. 아무리 돈이 좋다고 해도 사람의 생명을 가지고 어떻게 그렇게 할 수가 있느냐, 몸에 암이 있는데 어찌 그분들의 말을 믿지 않을 수 있느냐? 그 벌을 어떻게 받으려 그러느냐”며 자신의 몸을 망가뜨린 사람들을 향해 원망을 쏟아냈다.
함께 참여한 다른 분들로부터 자연치유한다는 사람들(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드리기 위해서는 치유센터 이름과 실명을 밝히는 것이 마땅하나 그렇게 못함 양해 바란다)의 상상할 수 없는 비인간성을 낱낱이 들을 수 있었다. 비인간성 이라는 것은 환자의 다급함을 이용한 돈벌이와 치료로 인해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도 또다른 방법으로 돈을 요구(투자 유인)하는 것을 말한다.
병원과 의사들만 돈 벌이를 위해 멀쩡한 장기를 드러낸다는 방송을 보고 경악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상담을 받으러 오는 독자들의 말을 빌리면 의사들보다 훨씬 더 교활한 방법으로 환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자연치유자, 자연의원들의 행태에 다시금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정말 널리 알려주고 싶은 심정이나 그렇게 하지 못함이 답답할 뿐이다.
어머니는 연이어 “나는 지금 책을 읽을 수 없다. 내가 책을 읽을 수만 있었더라도, 아니 딸아이의 말을 조금만 더 일찍 따랐더라도 이지경은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딸님의 손을 꼭 잡고 눈물을 함께 울고 또 울었다.
어머니는 필자의 설명에 연신 “이제야 깨달았다”는 말을 하였다. 떠님은 그런 말을 하는 어머니의 눈을 응시하며 “그 봐, 내가 뭐랬어, 이제 알았어?”하는 눈빛으로 ‘진작 말을 듣지, 이젠 고집 안 부릴 거지?“하는 말을 전하며 울었다. 당시 사정상 따님과 함께 마음껏 울어주지 못한 나는 이 글을 쓰는 내내 눈물을 흘려야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판단력이 흐려진 암 환자와 가족들을 현혹하여 온갖 방법으로 이득을 챙기는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정말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한다. 이상하게 내 눈에는 그것이 훤히 보이는데 환자들은 그런 곳만을 찾아다닌다. 심지어 자신보다 암 지식이 훨씬 못한 사람들을 찾아가 혼란스런 암 정보를 듣고 돈들이고 수렁으로 빠져든다. 그들은 매우 교활하다. 쉽게 눈치를 책 수가 없다. 더구나 다급한 환자 입장에선 생명을 건져준다는데 넘어가지 않을 수 없으리라...
함께한 모든 분들 모두 오늘의 상담이 인연이 되어 암을 극복하기를 바라며 이 글을 보는 사람 중 한명이라도 돈 잃고 억울한 생명을 잃는 사람이 없어지기를 간절히 기도드린다.
2018년 7월 1일
글, 윤태호(의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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