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노래를 한 번 들어보시고 마음에 드는 걸 말씀해 보세요"
1950년 대 중반에, 한 10대 소년은 자신이 작곡한 노래 악보를 들고 레코드사들을 찾아가
사정을 하다시피 했다 이미 그의 방문을 수차례 받아온 레코드사들은 차마 내치지는 못하고
노래를 들어주었으나 그 결과는 똑같았다
'애야 그런 노래를 누가 듣겠니? 좀 더 진지한 노래를 만들어 봐'라는게 이들의 공통된 충고였다
팝 스타가 되기를 꿈꿨던 이 소년의 이름은 돈 커리쉬너 바로 훗날 유명한 송라이터들을 발굴해낸
음악 출판사 알돈 뮤직의 창시자이다
성인이 되면서 가수의 꿈을 접은 돈 커리쉬너는 1958년 스물한 살의 나이에 당시 작곡가로 활발히
활동하던 알 네빈스를 만나게 된다 팝 음악계에서 대성공하겠다는 집념을 불태우고 있던 이들은
서로 공통점이 많았다 의기투합한 이들은 당시에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기발한 아이디어에
함께 운명을 걸기로 했다 엘비스의 등장과 성공의 신화를 지켜보면 앞으로 팝 음악의 주소비층은
10대라는 것을 예감한 후, 오직 10대들만을 대상으로 한 음악들만을 출판하기로 한 것이다
그 해 5월, 자신들의 이름 '알' 과 '돈'에서 따온 '알돈뮤직'이라는 이름의 음악출판사를 설립한다
나이 어린 이들이 겁도 없이 브로드웨이의 건너편에 사무실을 얻어 간판을 내걸자 기존의 음악 출판사
들은 콧방귀를 꼈다 사실 처음 사무실을 연 후 얼마 동안은 자신의 음악을 출판해 달라고 찾아오는
작곡자들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무실 문을 빼꼼히 열고 들어온 어리숙한 모습의 젊은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닐 세다카였다
닐 세다카의 등장은 알돈 뮤직의 미래에 환한 등불이 된다 당시 열아홉 이었던 닐은 10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타일의 노래들을 작곡하며 알돈 뮤직에 엄청난 부를 안겨다 주었던 것이다
작사가 하워드 그린필드와 팀을 이룬 그가 알돈 뮤직 소속의 작곡가로서 만들었던 첫 곡
<Stupid Cupid> 당시 주목받는 여가수였던 코니 프란시스가 노래하면서 단번에 미국 팝차트를
휩쓸었다
그 후 닐세다카는<The Diary>,<Oh Carol>,<Calender Girl>,<You Mean Everything To Me>등
1960년대 초의 명곡들을 쏟아냈다 닐 세다카가 고등학교 때부터 짝사랑하던 작곡가로 남편 게리 고핀
과 활동하던 캐롤 킹도 닐 세다카의 소개로 알돈 뮤직과 인연을 맺었다
캐롤과 게리는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의 히트를 필두로 수백곡의 히트곡들을 작곡해
내면서 알돈 뮤직 최고의 송라이터 팀이 된다 돈 커리쉬너는 공개적으로 이들을 가장 아낀다고 했는데
'상업적 성공을 가져다 준 것을 넘어서 알돈 뮤직의 창립 목표인 10대 팝 음악의 번영을 이끌고
왔기 때문' 이라는게 그 이유였다
'닐 세다카와 하워드 그린필드', '캐롤 킹과 게리 고핀' 과 함께 알돈 뮤직의 3대 송라이터 팀으로
각광받았던 이들은 바로 배리 매닐로우와 그의 아내 신시아 웨일이었다 라이처스 브라더스의 명곡들
<You've Lost That Loving Feelin>,<Soul and Inspiration>을 탄생시킨 주인공 들이다
이들은 특히 1960년대 중반에만 50여곡의 히트곡을 발표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젊은 송라이터들을
발굴한 알돈 뮤직은 이들의 대활약으로 단시간에 음악 출판사의 선두에 서게 되었다
방대해진 10대 팝 시장에 끼어들지도 못하여 문을 닫고 만 구식 출판사들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었다
알돈 뮤직과 소속 작곡가들은 1960년대 팝 음악계에 더 로네츠등 소녀 그룹의 인기에 크게 기여함과
동시에 닐 세다카와 바비 비등 틴 아이돌 탄생의 구심점이었던 것이다
★음악 출판사란?
요즘처럼 빌보드 등 각종 인기 팝차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MTV도 없었던 옛날에는 어떻게 인기곡을
선별할 수 있었을까? 그 정답은 바로 악보의 판매량에 있었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오면서
많은 대중노래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히트했는데 당시에 인기 있던 노래들의 악보는 1백만 부
이상이 팔리기도 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렇게 대중에게 많이 불리우는 노래들을 악보로 옮겨 팔아
재미를 본 이들이 어느샌가 악보를 전문으로 출판하는 회사를 세우게 된 것이다 194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 회사들은 송라이터들과 계약을 맺고 곡들을 받아 악보로 출판했다 그러다가 이 곡들
을 원하는 가수들과 레코드사에게 팔아 그 수익을 나눠 챙겼던 것이다 1950년대에 본격적인 팜 음악
시대에 접어들면서 자연히 뛰어난 재능을 지닌 송라이터들을 많이 보유한 음악 출판사들이 큰 실세를
누린 것은 물론이다
출처-팝음악의 결정적인 순간들
첫댓글 예전에 제가 중학교 다닐때에도 제또래중에 인기있는 곡들의 약보를 모으는 애들이 제법있었던걸로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