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해가 떴다.
반지하방의 창으로 전해지는
조그만 햇살한줌의 눈을 살며시 떠본다.
조그만 방에 요가 깔려있고 그위에 누워있는 나..
바로 눈앞에 책상과 그위에 컴퓨터가 보이고
옆에 있어야할 동생은 친구집에서 잤는지
보이지 않는다.
나는 김수인이다.
나의 현실은 가난과 고통뿐이고
살기위해서는 유일한 재산인 몸뚱아리로
쉴새없이 움직여야하고 견뎌야한다.
이제 이 생활을 익숙함으로 만들어야하고
나 자신을 행복하다고 최면을 걸어야한다.
그리고 꼭 이 생활을 벗어나야한다.
그게 나 김수인이 살아가면서 해결해야하는
'희망' 이자 '숙제'다.
비록 반지하지만 햇빛이 날 비춘다는것에
행복하다고 느끼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좌우명을 크게 외쳐본다.
" 아자아자!!!!! 난 할 수 있다.!!!!! "
잠이 덜 깬 상태로 차가운물로 고양이 세수를
한 다음 엄마가 좋아하는 김치찌개를 끓인다.
김치찌개냄새가 온 집안에 풍겨날때쯤
낡은 현관문이 끼익거리며 열렸고
굉장히 지쳐보이는 수아가 조용히 들어왔다.
" 김수아, 너 어제 왜 집에 안들어왔어 "
수아는 모든게 귀찮은지 약간에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변명을 해왔다.
" 아빠보기 싫어서 친구집에서 자고왔어.
한 두번도 아닌데 새삼스럽게 왜이래 "
" 친구집에서 자고왔다는 애가 왜이렇게 피곤에
절었어? "
" 그냥 노느라 제대로 못잤어, 나 좀 잘테니까 학교나 가 "
짜증을 내며 방으로 들어가버리는 수아.
우리수아.....
나처럼 힘들게 크면 안되는데...
학원도 보내주고 용돈도 주고 그렇게 예쁘게
커야하는데.....
수아가 들어간 방문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조용히 안방문을 열었다.
조그마한 방 구석에서 눈이 퉁퉁부어
잠들어있는 엄마.
아직 아무것도 못해줘서 미안해요, 엄마..
내가 꼭 돈 많이 벌어서 호강시켜줄께.....
나는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려주며
조용히 말했다.
" 엄마, 나 이제 진짜 강해질꺼야.
공부도 열심히 할꺼고, 아르바이트도 열심히해서
돈도 모으고...
그러니까 엄마도 이제 힘내.
우리 세식구 힘내서 행복하게 살자 "
빙긋 웃으며 가방을 매고 집을 나왔다.
천천히 터벅터벅 걸었지만 일찍나왔다는 사실은
감출수가 없는지 반에는 공부 잘하는 아이들 몇명만이
조용히 문제집을 풀고있을 뿐이었다.
내가 이래서 공부 잘하는 것들이 싫어!
죄없는 아이들을 괜히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째려본 뒤 가방만 내려놓고 반을 빠져나왔다.
운동장 한켠으로 나와 화단을 둘러보다가
꽃들은 내 얼굴을 더욱 비참하게 할 뿐이라는
결단을 내리고 학교건물 뒤로 향했다.
학교건물 뒤에서 잘 안쓰는 체육창고가 있다.
가본적은 없지만 매우 조용하니 생각하기
좋을것같았다.
으레 그런곳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흐흐흐...
불순한 생각과 함께 갑자기 영원이 얼굴이 떠오르며
부끄러워졌다.
그리곤 혼자 웃겨서 키득거리는 ..
남들이 보면 정말 병원에 쳐 넣고도 남을
그런 짓을 해대며 체육창고에 다 다랐다.
체육창고 문은 누가 일부러 열어놨는지 원래 열려있던건지
반정도 열려있었고 나는 조용히 반정도 열려있는
문으로 체육창고안으로 들어갔다.
어두운 체육창고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왠지모를 기대감에 쌓여있던 나는
피식 웃어버렸다.
체육창고가 꽤 넓다는 생각을 하며 둘러보고있는데
소름이 끼칠 정도로 차가운 목소리가
귀에 꽃혔다.
" 할 짓 없는 년들.
공부는 안하고 이따위 쪼가리나 보내고 있으니까
골이 비어있지.
크크.. 사랑해요 오빠?
염병떨긴.... "
구석에 겹겹이 쌓여있는 매트위에서 자신에게
온듯한 연애편지를 우습다는듯이 큭큭거리며
보고있었고 이내 다읽은 편지를 한장씩 찢어버리는 남자.
어두워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아마 꽤 인기가 많은 사람인가보다.
연애편지를 저렇게 많이 받은걸 보면...
근데 싸가지가 없어도 너무 없는듯 하다.
그래도 자길 좋아해주는 사람들인데 저렇게 심하게
말할것까진 없을텐데...
내가 더 기분이 나빠져 그 남자를 아니꼽게 쳐다봤고
괜히 여기있는걸 들켜봤자 좋을것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다시 문쪽으로 조용히 걸어나갔다.
왠지 자고있는 엄마몰래 엄마 지갑에서
돈을 훔쳐 빠져나올때처럼
심장이 요동치고 숨을 못쉴것같은 기분이었다.
왜 이렇지? 죄 지은 것도 없는데...
문앞에 거의 다가와 안심할때쯤
다시 들리는 소름끼치를 목소리에
가슴속에서 무언가 쿵 하고 내려않는 느낌이 들었다.
" stop "
걸렸구나...
그런데 생각해보니 난 잘못한게 없었고
내가 쫄 이유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런 생각을 한 내가 스스로 장하다고 느끼며
당당하게 똑바로 그남자를 쳐다보았다.
그 남자는 어둠속에서 차츰 모습을 드러내며
나에게 다가왔고 그 남자는 내 앞으로
오자마자 멱살을 잡아 벽으로 몰아붙혔다.
숨이 막혔다.
숨이 막힌 이유는 그 남자가 내 멱살을 잡은
이유도 있었지만
숨이 막힌 가장 큰 이유는.....
그 남자는 소리의 짝사랑 상대인
안재현이었다.
어이가 없는 난 신음소리 한번 내지않고
안재현을 똑바로 쳐다봤고
안재현도 내가 소리도 지르지않자 재미가 없던지
날 조여오던 손을 놓았다.
" 어디까지 들었어 "
나는 숨을 크게 몰아쉬고 이 사람이
정말 그때 급식실에서 본 사람이 맞는지
의문이 갔다.
어떻게 이렇게 사람이 다를수가 있을까...
그 순하고 맑던 이미지는 어디가고
완벽한 싸가지에 성격까지 걸레같은 못된놈이
내눈앞에 보였다.
" 어디까지 들었냐고! "
신경질적인 고함에 나도 모르게
움찔 해버렸고 괜한 자존심에 쫄았다는걸
보여주지 않기 위해 인상을 쓰며 말했다.
" 편지 읽으면서 뭐가 지랄이네 염병이네 하는 것까지
들었어요.. 내가 뭘 잘못했길래 여자한테 이런짓을 해요 "
안재현은 정말 화가 난듯한 표정으로
목소리를 내리깔고 날 죽일듯이 쳐다보며 말했다.
" 너 오늘 이 일 누구 한사람 귓구녕에 들어갔다는
소문만 들려봐.
진짜 산채로 묻어버릴테니까 알아서해 "
아.... 이제 이해가 좀 되는구만..
그러니까 순수한 이미지로 먹고사시는
완벽한 이중인격자라 이거네?
미친놈.....
순간 재미도 없는 인생 산채로 묻혀봤자
뭐가 대수랴 싶어 재수없게 웃으며
안재현을 쳐다보며 말했다.
" 싫으면? 내가 싫다면 어쩔건데?
그냥 생매장한번 당해보지 뭐...
내가 쫄것같아? "
순간 안재현 눈에는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고
이내 다시 평온을 되찾고
포기했다는 듯이 가벼운 한숨을 쉬고는
물었다.
" 원하는게 뭐냐.
사겨줄까? 하룻밤 같이 보내줘? "
정말 무슨생각을 하고 사는 놈이니....
제발 정신 좀 차리시지, 안재현군.
" 헛다리를 짚어도 한참 잘못 짚으신것 같은데
웃기지도 않은 소리 때려치시고
오늘 학교 끝나고 뒷문에 나와 계세요.
안나와있으면 선배 이중생활도 그날로 끝장인줄 알아요 "
내가 이겼다는 우월감에 실실 쪼개다가
종소리에 반으로 뛰어들어갔다.
니 짝사랑이랑 데이트 시켜줄께, 소리야!!
이 언니한테 고마워해라!!!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중편 ]
※미운오리새끼※[8]
행운아♣
추천 0
조회 179
05.01.29 20:37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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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거일편부터봤눈데 너무 재밌다>.<♡ㅋㅋㅋ
~~이거일편부터봤눈데 너무 재밌다>.<♡ㅋㅋㅋ
재밌어요 ㅋㅋㅋㅋ1편부터 쭉 열심히 보구있어요 ^. ^♡
~~이거일편부터봤눈데 너무 재밌다>.<♡ㅋㅋㅋ
~~이거일편부터봤눈데 너무 재밌다>.<♡ㅋㅋㅋ
~~이거일편부터봤눈데 너무 재밌다>.<♡ㅋㅋㅋ
맞아요~저두 일편부터봤는데 너무 재밌어요~~♡3♡//!
세진오빠 짱멋져요.ㅋㅋ
.....-_- 아이디 두개가지고 꼬릿말 놀이하면 참 즐겁겠다.
응 너무 즐거워 ^ㅡ^♡
ㅋㅋㅋ넘흐 잼나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