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올해 고1인 학생입니다.
중학교때 우울증이 아주 심했던 적이 있습니다. 친구들과 좋지 않은 일이 있었거든요. 또 집이랑 학원에서도 한창 공부로 많이 혼날때라 처음으로 혼자 세상에 남은 기분을 느꼈고 그때 매일 일기장에 죽고싶다라는 말뿐이었습니다.
그러다 한 번 엄마와 이야기를 하다가 그 얘기가 나오게 되었는데요. 정말 동생도 있는 앞에서 엉엉 울면서 우울증 너무 심한 것 같다고, 죽고싶을 정도로 힘들다라고 이야기했을 때 돌아온 건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차가운 표정과 "그까짓게 뭔데 힘들어"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때 부모님께 말씀드려봤자 도움이 안 될거란 걸 알았습니다.
첫째라 부모님이 그만큼 성적에도 엄청난 관심을 쏟아부으십니다. 고1임에도 매일 공부 이야기, 시간관리, 잠 시간 이런거 신경 쓰셔서 그런거 싫어하는 저와 매일 부딪히곤 합니다. 심지어 음악을 듣는 것도 거실에 잠깐 나와있는 것도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십니다. 공부하는 모습이 아니면 고등학생이 왜 공부를 안하냐, 정신을 못차렸다는 등 비난이 쏟아집니다. 제가 정말 기계가 된 기분이예요..
어찌저찌 병원을 가게 됐지만 아빠가 '그런 정신병자가 무슨 공부를 하겠냐 다 끊어버려라'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듣게 된 후 비용도 그렇고 너무 눈치 보여서 일부러 안 간다고 말씀드렸습니다.(두분이서 말씀하는 것을 우연히 들었어요...)
중2 이후로 꾸준히 심리검사 성격검사 할 때마다 늘 심리적인 문제는 항상 높게 나왔습니다. 최근에 한 검사도 심리적부담은 없는데 우울증, 기분조절장애 관련된 기분 문제만 남들보다 약간 높게 나왔더라구요. 이번에도 그냥 지나갔습니다. 그냥 모든건 제가 투정부리고 엄살부리는 거라고 굳건하게 생각하시고 계시는 모양입니다.
솔직히 고3 되면 진짜 안 좋은 생각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서 두렵습니다. 청소년이 정신의학과 가기에는 돈도 없고 그나마 친구들한테만 이야기하는데 또 너무 자주 이야기할 순 없어서 너무 힘듭니다.
공부도 공부지만 단 한 번이라도 제 상태에 대해 부모님이 알아봐주셨으면 합니다
A. 안녕하세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입니다.
현재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인 거지요? 중학교때 친구관계에서 힘들었던 경험을 한 후에 우울감을 느끼기 시작했나 봅니다. 현재까지 그러한 느낌이 지속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때부모님이 마음을 잘 이해해주지 않았지만 정신과에도 방문하고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인 것 같은데요.
제가 학생을 직접 만나본 것이 아니어서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지만, 아마도 그때 우울감이 적절히 해결되지 못하고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짐작이 됩니다. 아울러 고등학생이 되면서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클텐데 성적이라든가 공부방식에 대해 부모님으로부터 좋지 않은 말을 듣게 되어 마음이 더욱 힘든 것으로 이해가 됩니다.
누군가에게, 특별히 부모님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게 되면 마음이 불편하고 힘들 거예요. 한 집에서 지내면서 편안하게 이야기 나눌 수 없고, 계속해서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소통이 잘 안된다고 느끼면 답답하고 화가 나기도 할 거예요. 그런데 부모님께 이런 불편한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화를 내기도 쉽지 않을 거예요. 그러다보면 마음 속 여러 불편한 느낌들은 갈 곳이 없고 냥냥이 학생 마음은 늘 복잡하고 혼란스러울 것 같아요.
마음이 답답하고 힘들면 공부에도 집중하기가 어려워요. 불편한 마음에 자꾸만 온 신경이 집중되어 정작 공부하는 곳에는 집중할 에너지가 부족하게 되거든요. 이전에 정신과에 방문한 적도 있는데요. 그때도 아마 학생이 큰 용기를 내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일 같은데요. 현재의 힘든 마음을 그대로 둔다면, 공부는 공부대로 힘들 수 있고 마음은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딘가에 이 복잡한 마음을 이야기하고 정리해 마음이 좀 편해져야 하지 않을까요?
부모님께 한번 더 용기를 내 상담을 받고싶다고 이야기해보면 어떨까요? 마음이 힘들어서 공부가 잘 안된다고 하면 어떨까요? 쉽지 않은 얘기일수 있겠지만, 우리가 뭔가 좋아지게 하려면 때론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한번 더 용기를 내보았으면 좋겠어요. 만약 그것이 쉽지 않다면, 청소년상담전화(1388) 또는 학교 내 상담실(위클래스)을 통해서라도 꼭 이 불편하고 복잡한 마음을 이야기하고 조금이라도 편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되는 방법 Tip
1. 호흡을 한다.
천천히 깊게 호흡을 해보는 겁니다. 이때, 화가 나고 불쾌하고 짜증이 나는 상태에서 잠시 멈추고 천천히 깊게 호흡을 해봅니다. 5초 동안 숨을 들이쉬고 5초 동안 숨을 내쉽니다. 천천히 '하나, 둘, 셋, 넷, 다섯'까지 세는 속도로 숨을 천천히 고르게 들이쉬고, 다시 5초 동안 천천히 숨을 내쉬면 됩니다.
2.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생각과 감정에서 멀어지는 상상을 한다.
1번에서의 호흡을 유지하면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생각이나 감정으로 부터 멀어지는 상상을 해봅니다. 어른이라면 자녀와 말싸움 하는 상황, 교실에서 아이들이 말을 안 듣고 소란하게 구는 상황 등을 상상하고, 아이라면 부모님이 다투는 상황, 친구와 갈등을 빚는 상황 등을 상상합니다. 그러면서 그 상황에서 뒤로 세 걸음 정도 물러서는 상상을 하며 천천히 호흡을 계속합니다.
3. 계속해서 다시 호흡한다.
마지막으로 부정적 감정으로 꽉 차 있는 상태가 천천히 중화될 때까지 계속해서 심장호흡에 집중합니다. 이렇게 하면 감정이 중립 상태로 간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습니다.
4. 진지하지만 웃을 수 있는 대화를 나눈다.
부정적 감정이 사라지고 난 이후에는 진지하지만, 유머가 섞인 대화를 시도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꼭 가족이 아니어도 친구나 다른 주변 사람들과 함께 웃을 수 있는 대화를 나눠보세요. 부정적 감정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상태에서의 유머가 섞인 대화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졸의 분비를 줄어들게 만듭니다.
5. 때로는 봉사경험이 스트레스를 이겨낸다.
어렵고 약한 사람을 돌보는 경험은 청소년기의 학생들에게 스트레스에 대한 관점과 생각을 바꾸고 훨씬 담대해지고 성인으로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현재의 삶이 소중하고 행복한지에 대해 깨달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학생들을 위해 Tip으로 드리자면 생활기록부나 포토폴리오에 도움이 되기도 하겠지요?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는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한 모든 연령의 상담을 진행하는 센터로 가족상담, 집단상담, 치료놀이 및 각종 상담방식을 진행하는 심리치료센터입니다. 또한 10년이상의 경력을 가진 치료사가 배치되어 전문적이고 친절하게 상담을 해 드리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1) 청소년 감정코칭-최성애 조벽 지음, 해냄출판사
사진출처 : pixabay(재사용 가능)
작성자 : 한국아동청소년심리상담센터 인턴 김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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