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나온 성명서
<긴급 성명> 사도 광산의 강제 연행과 강제 노동의 역사를 부인해서는 안된다 - "전체 역사"를 기록하고 등록할 것을 요청한다 -
●“전체 역사”를 무시한 세계 유산 등록 신청
우리 일본의 시민과 종교인들은 1919 년 2.8 독립선언에 이은 3.1 한국독립운동의 103 주년을
맞이하여 동북아시아의 화해와 평화의 과제라는 지평에서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있습니다. 동시에 우리는 3.1 독립운동을 “불량한 조선인들에 의한 폭동”이라 한 사실 은폐와 왜곡이 대중매체를 통해 유포되어, 그것이 마침내 사람들 사이에 조선인에 대한 공포와 차별 심리를 낳게 했고, 1923 년 관동대지진 때의 조선인 학살이라는 참극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잘못을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인간의 양심과 이성에 따라, 역사 속에서 희생을 강요당하고 어둠 속에 봉인된 사실을 철저히 해명하고 역사의 교훈으로 기억해야 할 책임을 자각하고 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1월 28일<사도광산>유적을아시아태평양 전쟁 기간 동안의 조선인 강제 연행과 강제 노동을 포함한 “전체 역사”가 아니라, 에도 시대에 한정하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추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2 월 1 일 내각회의에서 이를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에 대해 우리의 양심을 걸고 단호히 항의합니다.
●7 년전의 국제적 약속을 버린 일본 정부
2015 년 7 월 5 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위원회가 나가사키현 하시마섬(별칭“군함도”)을 포함한 <메이지 산업혁명유산>을 등록하기로 결의했을 때, 사토 쿠니 유네스코대표부 일본 대사는 “일본은 1940 년대에 여러 장소에 본인의 의지에 반하여 끌려와 가혹한 환경에서 노동을 강요당한 조선반도 출신인들이 있었던 점,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일본 정부가 징용 정책을 시행한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입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그 약속을 조건으로 <메이지 산업혁명유산>을 세계유산으로 등록하기로 결의한 것입니다.
2020 년 3 월, 일본 정부는 도쿄에 산업유산정보센터를 설립했습니다. 그러나 그 곳의 전시 설명에서는 유네스코 일본대사가 세계문화유산 등록과 함께 약속한 것을 무시하고 조선인 강제 연행과 강제노동의 역사적 사실이 감추어져 있습니다.
이 점을 확인한 세계유산위원회는 7 월 21 일 “강한 유감을 표한다(strongly regrets)”는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2022 년 12 월 1 일까지 일본 정부에 부정적인 역사를 포함한 “전체 역사(full
history)”를 나타내도록 권고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이 권고 이후에도 전혀 개선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습니다.
●사도광산의 강제 연행과 강제노동의 역사적 사실
일본의 식민지 통치 시대에 사도 광산에 조선인이 강제 연행되어 가혹한 노동을 강요당했다는
사실은 <니가타현사 통사편8 근대3>(1988년 발행) 등, 전후의 역사 연구를 통해서도 분명합니다. 사도 광산에1,519명이 강제 연행된 점, 더욱이 경험이 부족한 가혹한 갱내 노동에 종사했던 점, 그리고 일본이 패전한 당시 1,140명분의 미지급금이 남아있었던 점. 또한 사도 광산의 1943년 3월 보고서는 “전입자 통계” 1,005 명 중 “사망” 10 명, “공적 사적 상해, 불량송환” 61 명, “도주” 148 명, “현재인원” 584 명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도주자가 14.7%에 달해 현재 인원이 거의 절반으로 줄었던 것은 강제 노동이었던 사실을 말해줍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은폐하고 부인하면서 세계유산으로 등록하려는 일본 정부의 태도를 과연 전세계인들이 존졍의 눈길로 긍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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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에 걸친 비참한 세계 대전의 경험을 통해, 새로운 전쟁을 저지하기 위해 국제연합이
발족하고 “세계인권선언”을 채택했습니다. 그리고 개인의 인권 존중 없이는 평화를 이룰 수 없다는
정신을 바탕으로 교육과 문화, 과학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 속의 평화의 요새”를 구축하기 위해
유네스코가 설립되어, 헌장에서 “평화를 잃지 않으려면 인류의 지적, 정신적 연대 위에 세워야
한다”고 제창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일본 정부의 행동은 유네스코 헌장을 완전히 짓밟은
것입니다.
● ”역사 전쟁”이 아니라 <역사 대화>를
2020 년 1 월, 니가타현에서 선출된 국회의원의 블로그에 게재된 <역사 전쟁을 싸워 이기자>라는
주장과 함께 과거를 미화하는 정치가들은 사도 광산의 세계유산 등록 문제를 “역사 전쟁”으로 선전하고 사람들을 혐한 내셔널리즘으로 선동하여 문제의 본질과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비판적 권고를 외면하게끔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역사 전쟁”에 대한 그들의 망상을 단호하게 거부합니다. 문제의 핵심은 일본과 한국의 “역사 전쟁”이 아니라 일본이라는 국가와 사회가 역사와 진지하게 마주하고, 나아가 한국과 아시아의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입니다. 이는 과거에 식민지 지배라는 “악행”을 저지른 여러 국가들이 지금도 노력하고 있는 과제입니다. 예를 들어 2004 년 6 월 독일 연방의회는 다음과 같이 결의했습니다. “독일은 식민지주의의 과거에 대해 한 점도 숨김 없이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나미비아에 대한 독일의 특별한 정치적, 도덕적 책임을 인정한다”, “이에 우리는 수만 명의 희생자들의 존엄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기여하고자 한다. 우리는 일어났던 일을 없었던 일로 할 수 없다".
우리는 근현대 역사에 새겨진 “어두운 역사”가 우리 인간들이 숭고한 용서와 화해, 평화의 정신에 함께 도달할 수 있는 시금석이라 확신합니다. 우리는 진실과 화해의 희망을 잃지 않고, 한일 양국이 서로의 기억을 공유함으로써 복구된 신뢰관계를 목표로 한국의 종교인, 시민사회와 함께 <역사 대화>의 길을 계속 이어갈 것입니다.
2022년 3월 1일
한일화해와 평화 플랫폼 일본 운영위원회
【공동대표】오노 분코(종교인 9 조모임)/ 타카다 켄(전쟁반대 9 조수호! 총궐기행동) / 노히라 신사쿠(피스 보트) / 미츠노부 이치로(일본천주교 정의평화협의회)
【운영위원】이이즈카 타쿠야(일본 NCC 동아시아 화해평화위원회) / 이시카와 유키치(아이치 종교인 평화모임) / 오다가와 코우(재한피폭자문제 시민회의) / 기타무라 케이코(일본 NCC 여성위원회) / 김성제(일본 NCC) / 시라이시 타카시(한일시민교류추진 희망연대) / 타이라 아이카(평화실현 기독인네트워크) / 타케다 타카오(평화를 만드는 종교인네트워크) / 나카이 준(카톨릭 정의평화협의회) / 히키 아츠코(일본 NCC 교육부) / 히다 유이치(코베 청년학생센터) / 와타나베 켄쥬(일한민중연대 전국네트워크) / 와타나베 미나(여성 전쟁평화 자료관.wam)
【사무국】쿠쥬 노리코(동아시아 화해평화네크워크) / 사토 노부유키(외국인주민기본법 제정촉구 전국기독자 연락협의회) / 시오에 아키코(외국인주민기본법 제정촉구 카나가와기독자 연락협의회) / 후지모리 요시미츠(일본 NCC) / 히루마 노리코(카톨릭 정의평화협의회) / 유시경(일본성공회 카와구치기독교회) / 와타나베 타키코(평화실현 기독인네트워크)
연락처 169-0051 동경도 신주쿠구 니시와세다 2-3-18 일본기독교회관 24 호 NCC 전화(03)6302-1919 팩스(03)6302-1920 이메일 jk.peaceplatfor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