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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가"
그대로 클럽에서 끌려나와 차를 타고 달리길 2시간. 아무말없이 고속도로를 달리는 시혁씨에게 목적지를 물어봤지만 역시나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고, 물어보길 포기하고 라디오를 틀으니 노래가 흘러나왔다. 늦은밤의 차분함과 어울리는 이은미의 [애인있어요].. 가사는 짝사랑 노래같은데 왜 이렇게 내 마음을 후벼파는지... 특히 나는 그사람 갖고 싶지 않아요. 욕심나지않아요. 그냥 사랑 하고 싶어요...라는 부분. 그 의미는 달랐지만 나도 처음에 그랬다. 이 남자를 갖고 싶은게 아니라 그냥 사랑하고 싶은거 뿐이었다. 그런데 이남자와 있으면 있을수록 갖고싶은 욕심이 생기고 이사람이 나만 바라보길 바라게 되었다. 1년이다. 이제 이남자와 내가 만난지 1년밖에 되지 않았다. 만약 2년이 되고 3년이 되면 어떻게 될까.. 내 욕심이 더 커지지 않을까? 운전하고 있는 그를 가만히 바라봤다. 평소엔 반응없던 그가 한손을 내머리에 툭 올리더니 기분좋게 쓰다듬는다. 마치 내맘 다 아니까 걱정하지말라는듯... 그렇게 그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쏴아아.
우리가 도착한곳은 바다였다. 느낌에 동해쪽인거 같다. 차에서 내려 바다주변을 걷기 시작했다. 모래에 푹푹 빠지는 하이힐을 벗어서 손에 들고 시혁씨의 손을 잡으며 계속 걷기만 했다. 철썩. 하고 파도 치는 바다가 밤하늘로 변해있어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옆에 그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게 다 좋게 보였다. 순수해지고 솔직해지면 이렇게 기분좋아지는데 왜 자꾸 삐뚤게만 나가는것일까.. 어쩌리.. 그게 내 천성인걸.. 살짝 몸을 움츠리자 그가 옷을 벗어 나에게 덮어준다.
"시혁씨"
"왜"
"난 밤보단 낮이 좋아"
"........."
"그리고 산보단 바다가 좋고 케찹보단 마요네즈가 좋아"
"........"
걸음을 멈췄다. 그러자 그도 따라 멈췄다. 내 어깨에 걸쳐져있던 옷을 그에게 건내고 의아해하는 그를 향해 싱긋 웃었다.
"야! 윤채이!"
신발을 내려놓고 바다로 뛰어들어갔다. 여름이 가고 이제 가을이와서 그런지 물이 꽤 차가웠다. 아직 상황파악 안된 그가 나를 말리러 들어오지 않아 바닷물은 어느새 내 허리까지 와있었다. 철퍽철퍽. 이제야 심각성을 알았는지 드디어 그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하합!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바다속으로 들어가 힘을 뺐다. 물살이 출렁거릴때마다 내 몸이 움직였다. 마지막 테스트야 이시혁. 이걸로 약혼얘긴 퉁 치자고..
".............. 너 미쳤냐!!"
내 팔을 낚아채서 일으킨 시혁씨의 표정은 이제껏 봐왔던 것중 가장 무서웠다. 나를 들쳐매고 물밖으로 나가는동안 입에서 쉴새없이 욕을 뱉는 생소한 그의 모습에 속으로 웃음을 참느냐 꽤 고생했다.
"이게 뭐하는짓이야!!"
"애정 테.스.트? 후후"
"....... 너 돌았냐?"
"이꼴로 호텔까지는 못갈꺼같으니까 이 근처에서 묵자"
"야 윤채이!!"
"소리치지마. 귀 아파. 추우니까 빨리 차로가"
그의 목에 팔을 두르고 안아달라는 표현을 하자 아무말없이 나를 번쩍 안아들은 그. 표정은 지금 당장이라도 누구 하나 때려잡을정도면서 혹시나 추울까 나를 자기 몸쪽으로 끌어당기는 그의 행동에 저절로 미소가 그려졌다. 차로 돌아와 시동을 걸고 히터 부터 틀었다. 뒤에서 가지말라 부르는 바다의 철썩 소리가 들렸지만 얼른 그곳을 빠져나와 근처에 있는 숙소를 찾기 시작했다. 새벽2시. 비성수기라 그런지 이미 간판불이 많이 꺼져있어 민박집인지 가정집인지 구분이 안갔다. 그래도 빨리 씻기는 해야겠기에 계속 눈을 양쪽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Say you love me. You know that it would be nice, If you'd only say you love me... 끄지 않은 라디오에서 Patti Austin의 Say You Love Me가 흘러나왔다. 창밖을 향했던 시선이 저절로 운전 하고 있는 그에게 넘어갔다. 나를 사랑한다 말해요.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 말하기만 한다면..그건 참 멋진 일이 될거란 걸 당신도 알잖아요.. 라.. 머릿속으로 그가 내게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모습을 상상해봤다. 온몸에 닭살은 돋았지만 가슴속은 따뜻해졌다. 풋. 그래도 이시혁한텐 너무 안어울려...
어렵사리 찾은 민박집으로 들어가 자고 있는 주인집을 본의아니게 깨우고 말았다. 처음엔 신경질을 내면서 나오던 주인아주머니께서 비맞은 생쥐마냥 홀딱 젖은 우리를 보고 깜짝 놀라며 얼른 방을 내줬다. 갈아입을 옷까지 주시는 아주머니께 고마워하며 방으로 들어가 얼른 샤워부터 했다. 아무리 초가을이라지만 바닷가 새벽공기는 차디 차기에 밖에 있는 시혁씨가 행여 감기라도 걸릴까 서둘러 샤워를 하고 나왔다. 조금이라도 일찍 나오려고 물기를 제대로 닦지 않고 밖으로 나왔는데 대기하고 있던 시혁씨는 자신에게 입으라고 준 옷을 신기해하며 구경하고 있었다. 풋.. 인상을 찡그리는 그를 얼른 욕실로 집어넣고 옷을 갈아입었다. 뭐.. 편하기만 하네.. 후후..
쏴아.
욕실 안으로 샤워기 트는 소리가 들려오고 물이 뚝뚝 떨어지는 내 옷이랑 문앞에다가 벗어논 시혁씨의 옷을 들고 방문을 열었다. 주르륵주르륵. 힘주어 물이 떨어지지 않을때까지 짜고 탈탈 털어 옷걸이에 걸었다. 너무 짜서 주름이 질까 걱정했는데 비싼옷답게 주름은 지지 않았다. 셔츠,정장바지,자켓,원피스,속옷... 겉옷은 밖에다 널고 속은은 방 한구석 널었다. 단지 물만 짰는데 빨래한것처럼 뿌듯했다. 할일도 다 끝났겠다 시혁씨가 깔아놓은 이불안으로 쏙 들어가 누웠다. 움직일땐 별 생각없었는데 가만히 누워있으니 맨살에 닿는 옷때문에 왠지 기분이 묘했다.
"푸흡......"
"웃지마. 이게 다 누구때문인데.."
욕실을 나오는 그. 이게 왠일이니.. 주인 아저씨 옷인지 다 늘어난 반팔티에 거의 무릎까지 올라간 츄리닝.. 얼른 핸드백으로 손을 뻗었다. 이 역사적인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야했다. 얼른 핸드폰을 꺼내 사진 한장 찍고 포즈를 취해달라고 하니까 어두워지는 표정. 그냥 한장으로 만족해야할거 같다. 서울 올라가자마자 희석이한테 보여줘야지.. 아니 포토메일보내줄까? 후후..
"흠흠. 불끈다"
민망했는지 얼른 불을 끄고 이불안으로 들어오는 그는 내 옆에 누워 바로 팔베게를 해주고 나를 꽈악 안는다. ...근데 왜 안기만해?
"뭐야. 안해?"
"몸도 안좋은게.. 까불지말고 잠이나 자"
그는 정말로 나를 안고 잠만 잘생각인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내 몸은 끔찍히 생각해요.. 의처증 없는게 다행이지.. 고른 숨소리를 내는 그의 품에 가만히 안겨있으니 졸음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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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처녀총각! 일어났수?"]
주인아주머니의 목소리에 잠이 깨서 시계를 보니 아침 9시 15분. 어제 자기 전에 봤을때가 3시 다되가고 있었으니까 한 6섯시간 정도 잔듯하다. 언제 일어났는지 벌써 옷까지 갈아입은 시혁씨가 문을 열고 주인아주머니께 인사를 한다. 벌써 다 말랐나? 아닐텐데... 한참 밖에서 얘기 하고 들어온 시혁씨에게 다가가 옷부터 만져봤다. 역시나 군데군데 마르지 않아 축축했다.
"저 옷이 그렇게 싫어?"
".... 아주머니가 아침먹을꺼면 나오래. 자기들이 차려놨다고"
"어? 요즘엔 민박집에서 밥도 주나?"
"몰라. 가서 먹을래? 아님 밖에 나가서 먹을래. 니 맘대로 해"
"오랜만에 시골음식 먹지 뭐"
세수하고 이빨만 닦고 밖으로 나가자 진수성찬이 차려져있었다. 어제 저녁에 먹은 고기로 가득찼던 상이랑은 비교도 안될정도로 맛깔나 보이는 음식들이었다.
"어여 먹어"
시골 인심은 아직도 살아있구나.. 하며 숟가락을 들었다. 밥 한술갈에 나물도 먹고 생선도 먹고 국도 먹으면서 골고루 꼭꼭 씹고 있는데 자꾸 내 밥그릇에 고기를 얹어놓는 그. 이 남자는 왜 이렇게 내게 고기를 못먹여서 안달일까?
"시혁씨 먹어"
"너나 먹어"
에휴. 그래 누가 말리겠어. 그가 주는 고기반찬도 꼭꼭 씹으며 한숟갈 두숟갈 먹자 금새 비워진 밥 한공기. 더 줄까? 하는 주인아주머니에게 괜찮다 하고 날 챙기느냐 아직 다 먹지 못한 그의 숟가락에 반찬을 올려줬다. 처음엔 어색해하다가 계속 퍼주자 잘도 받아먹는다. 이거 꽤 재밌네..
"다 먹으면 서울 올라가자"
"..........."
막상 가자고는 했는데 지금 이 분위기가 서울에 올라가도 계속 될지 걱정이 들었다. 시혁씨도 같은 생각인지 표정이 좋지 않았다. 밥한공기를 뚝딱 비운 그에게 아주머니께 더 달라고 해서 억지로 더 먹인 뒤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방으로 들어왔다. 씻는건 집에 가서 하는게 좋을꺼 같아 이빨만 닦고 나와 옷걸이에 걸려있는 옷을 빼서 갈아입었다. 시혁씨가 가장싫어하는 옷으로 입는다고 입었던 빨간색 미니스커트 원피스. 시골 아주머니 옷을 벗고 내 옷을 입으니 다시 윤채이의 얼굴로 돌아가 있었다. 풀어졌던 마음이 다시 확 조여진것이다. 입었던 옷을 잘 게놓고 이불까지 겐 다음 방을 스윽 둘러보고 밖으로 나왔다. 시혁씨는 이미 차안에 들어가 있었다. 주인아주머니께 다시한번 인사를 하고 나도 차에 올랐다. 말없이 시동을 거는 그. 또 다시 켜지는 라디오를 보니 어제 내가 킨 라디오를 아직도 끄지 않은 모양이다. 음악듣는거 싫어하면서 그는 왜 라디오를 끄지 않는것일까?
"더 자. 도착하면 깨워줄께"
다행히 아직 그의 음성은 이시혁이 아니였다. 다정한 목소리. 이미 잠이 다 깼었는데 왠지 모르게 졸음이 밀려왔다. 얼핏들은 잘자..라는 인사에 응.. 이라고 대답하고 잠이 들었다. 그리고 눈을 떴을땐 이미 아파트입구였다.
["너 아직도 저여자 만나고 있었니?"]
["................."]
["니가 아직도 정신 못차렸구나?"]
["어머니! 참으세요..."]
그럼 그렇지. 우리 둘사이가 너무 잘풀린다 했어. 밖에서 들리는 시혁씨 어머니의 목소리의 나는 정말로 윤채이로 돌아왔다. 피식.. 웃음이 났다. 머리를 정리하고 안전벨트를 풀어 차에서 내렸다. 조금 떨어진곳에 아무표정없이 있는 그와 그런 그에게 삿대질을 해가며 닥달하는 어머니.. 그리고 그옆에서 지가 일러바쳐놓고 아닌척하며 어머니를 말리고 있는 가증스런 서주희. 그들이 있는곳으로 뚜벅뚜벅 다가갔다.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어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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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낮에 급하게 올리느냐고 수정도 안하고 올려서
방금 수정을 마쳤지만 마음에 안드네요..하하;;
참.. 그리고 더이상 출연하는 주인공은 없습니다.
삼각관계를 원하시는분들이 있으신데..
번외편까지 20편정도 예상하고 있어서 아무래도
삼각관계는 없을꺼 같습니다;;
제가 잘 표현했을까..하며 조마조마 하며 글을 올리면
재밌다는 감상 한줄에 뿌듯해집니다.
그래서 글도 잘 써지는거 같구요. 하하;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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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서주희 가증스러워 내가 너 묻어버린다
아하하하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처음부터 봤는데 재밋네요>_<!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쟘써용언제나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발 채이랑 시혁이랑잘되야되는데유ㅠㅠㅠㅠ
하하하;;;;;; 그래야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옷 드디어 싸우는건가요!
싸움을 즐기시는듯??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주희시러요~.~채이랑시혁이잘되면조켓서요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불쌍할꺼까지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채이맘에드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시혁이도 맘에 들어해주세요 ㅋ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짜잘됏으면좋겟다둘이ㅠㅠㅠㅠ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채이 세다~ㅋㅋㅋ잘 보고 갑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와 당돌한 여자 채이 ㅋㅋㅋ 와 시혁이 보면볼수록 멋있는남자에요 ㅎㅎ잘봣어여 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혁이하고 채이 둘이 잘 어울리는데 서주희 넌 이 둘 사이에 끼지마!!!근데 시혁이 어머님께서 채이 맘에 들어하셔야 할텐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둘이잘됫으면 좋겟어요ㅜㅜ
잘 될꺼예요.............;;; 아마;;; 하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채이잘되라 ㅠㅠ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채이야 너야만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주희 뭐지 아오 나쁜기집애ㅋㅋㅋㅋㅋㅋ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주희 머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님,,,,,,,,,,,,,,어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