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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국가, 기후변화 대책 논의하기 위한 정상회담 개최
◦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 기후변화정상회의 개최
- 9월 4일 케냐 나이로비(Nairobi)에서 아프리카 20개국 대표단이 모여 첫 기후변화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존 케리(John Forbes Kerry)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와 우르줄라 폰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참석했다.
- 9월 6일 참가국 대표단은 기후변화에 대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입장을 담은 나이로비 선언(Nairobi Declaration)을 발표하며 회담을 마쳤다. 회담을 주관한 윌리엄 루토(William Ruto) 케냐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통해 아프리카 국가가 기후변화의 일방적인 피해자가 아니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다른 지역과 함께하는 동반자라는 점을 인정할 것을 강조했다.
- 루토 대통령은 풍부한 대체에너지원을 보유한 아프리카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바가 크며, 이를 통해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큰 진전을 거둘 것이라고 발언했다.
◦ 국제사회, 아프리카의 기후변화 대응에 재정적 지원 약속
- 이번 회담의 주요 성과 중 하나는 녹색기술, 친환경 에너지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첨단 기술과 인프라 구축에 총 260억 달러(한화 약 34조 5,514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것이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 United Arab Emirates)는 에너지 전환과 관련된 프로젝트에 45억 달러(한화 약 5조 9,800억)를 투자하기로 했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African Development Bank)도 230억 달러(한화 약 30조 5,601억 원) 지원을 약속했다.
- 아프리카 정상들은 탄소배출국에 세금을 부과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기금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루토 대통령은 기후변화를 촉발한 경제선진국이 이에 따른 책임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참가국들은 서방 국가와 주요 국제 채권자에게 아프리카 국가의 재정 부담을 덜어 기후변화 대응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부채 재조정에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 선진국보다 탄소배출량 낮은 아프리카, 기후변화의 피해자
◦ 1인당 탄소배출량 가장 적은 아프리카, 기후변화에 따른 위기 직면
- 전 세계 인구 중 10%에 불과한 선진국에서 배출되는 탄소배출량은 전체 탄소배출량의 50%에 달한다. 아프리카의 1인당 탄소배출량도 1톤으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아시아는 4.6돈, 유럽 7.1톤, 미국는 10.3톤에 달한다. 옥스팜(Oxfarm)의 아프리카국장 파티 응지 핫사네(Fati N’Zi Hassane)는 아프리카는 전 세계 인구의 17%를 차지하지만 탄소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아프리카 국가가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과도하게 짊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과 홍수는 아프리카인들의 생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동아프리카 지역은 2011년 심각한 가뭄을 겪은 데 이어 2020년부터 2023년 간 5회 연속으로 우기에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아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었으며 3,150만 명이 기근 상황에 놓여 있다. 한편 지중해 지역에서는 온난화로 인해 수온이 상승하며 지중해 폭풍 대니얼(Daniel)이 유례 없이 강력해졌다. 대니얼은 9월 11일 리비아를 강타하며 대규모 홍수를 야기했고 특히 데르나(Derna) 지역에서는 홍수로 5,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만 명 이상이 실종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 조달에 어려움
- 이처럼 아프리카는 기후변화가 초래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으나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경제적 지원에서는 소외되어 있다. 응지 핫사네 국장은 국제사회가 아프리카의 뿔 지역의 기근 문제 해결을 위해 약속한 535억 달러(한화 약 71조 1,015억 원) 중 실제로는 단 24억 달러(한화 약 3조 1,896억 원)만이 지원되었다고 지적했다.
- 루토 대통령 역시 2009년 국제사회가 연간 1,000억 달러(한화 약 132조 9,000억 원) 규모를 기후변화 대응자금으로 지원하기로 했으나 여전히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매년 각국 정부와 민간 분야가 기후변화대응에 투자하는 3,000억 달러(한화 약 398조 7,000억 원) 중 아프리카 국가는 단 12%만을 받는 상황이다.
☐ 아프리카정상회의, 주요국이 불참하고 의제가 지나치게 경제에 치중되었다는 한계
◦ 아프리카 최대 경제 대국들, 정상회의 불참
- 그러나 이번 정상회의는 모든 아프리카 국가의 통합된 의견을 모으는 자리는 아니었다는 평가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이지리아, 우간다 등 주요 국가들이 불참했기 때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전체 전력 생산의 70%를 석탄에 의존하는 등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으며,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의 최대 산유국으로, 두 국가 모두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다. 나이지리아, 세네갈 등 아프리카 산유국들은 경제 성장과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화석연료 사용이 여전히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이들 국가가 불참을 선언한 이유는 이미 화석연료를 사용해 지구온난화를 촉발하며 경제 성장을 이룬 서구 선진국들이 경제 성장에 화석연료가 여전히 필요한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에너지 전환을 부당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반감을 드러내기 위해서다. 실제로 요웨리 무세베니(Yoweri Museveni) 우간다 대통령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서방 세계 대표단으로부터 기후변화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히며 정상회의 참석을 거부했다.
◦ 환경단체들, 경제적 지원과 기술협력에 치중한 의제 비판
- 환경단체들은 이번 정상회의가 경제 지원, 기술협력, 탄소세 등 경제적 의제에만 지나치게 치중되어 있다며 비판했다, 덧붙여 그들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서구 선진국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을 타파할 방안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그린피스(Greenpeace)는 화석연료 사용 중단과 같은 근본적 대책 없이는 재생에너지 기술 발전만으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500여 개의 아프리카 시만단체연합은 공동 성명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이 아프리카를 선진국의 화석연료 공급처로서의 종속적 위치에서 벗어나게 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 감수 : 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CNN, More than 5,000 presumed dead in Libya after ‘catastrophic’ flooding breaks dams and sweeps away homes, 2023. 09. 12.
The Guardian, Climate crisis: Africa is talking but is the west listening?, 2023. 09. 12.
The East African, On Climate Change, Africa finds its voice, 2023. 09. 10.
RFI, Climate activists say African summit failed despite billion-dollar pledges, 2023. 09. 09.
Nation, Why Uganda, South Africa and Nigeria skipped Africa Climate Summit, 2023. 09. 08.
VOA, At Africa Summit, Advocates Push for Climate Justice, Economic Equity, 2023. 09. 08.
Al-Jazeera, African leaders seek global taxes for climate change at Nairobi summit, 2023. 09. 06.
The Guardian, African leaders call for debt relief to help tackle climate crisis, 2023. 09. 06.
Gulf News, UAE pledges $4.5 billion to help finance Africa climate projects, 2023. 09. 05.
Al-Jazeera, How much does Africa contribute to global carbon emissions?, 2023. 09. 04.
The Guardian, African leaders at odds over climate plans as crucial Nairobi summit opens, 2023. 09. 04.
[관련 정보]
1. UAE, 아프리카 기후 프로젝트에 45억 달러 지원 약속 (2023.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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