乘願托跡寶陀山 승원탁적보타산
上合慈力兮與樂 상합자력혜여락
下和悲仰兮拔苦 하화비앙혜발고
相非男女兮白衣 상비남녀혜백의
應無定方兮觀音 응무정방혜관음
서방의 극락세계 보처로 계시오면서
원력을 타옵시고 보타산에 의지하시고
위로는 부처님과 같은 자력 즐거움 주고
아래로는 중생과 합한 비앙 고통 없애며
남자도 여자도 아니신 백의의 모습
부르면 어디서건 응하시는 관세음보살.
【解說】
천수관음전의 주련은 모두 14구(句)인데 앞서 4구를 소개하였고, 이제 다시 6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앞서 소개한 4구의 내용은 관세음보살님이 과거 항하사겁 전에 관음여래(觀音如來) 회상(會上)에서 일체법이 환(幻)과 같은 여환삼매(如幻三昧)를 성취하여 이근원통(耳根圓通)을 이루어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이 되었음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음의 6구는 관세음보살을 찬탄하는 내용입니다.
위거보처서방계(位居補處西方界) 서방의 극락세계 보처로 계시면서
승원탁적보타산(乘願托跡寶陀山) 원력을 타옵시고 보타산에 의지하여
관세음보살님은 서방정토 극락세계의 교주이신 아미타불(阿彌陀佛)의 좌보처(左補處)로 계십니다. 우보처(右補處)는 대세지보살(大勢至菩薩)이죠.
보처(補處)란 주불(主佛)의 좌우에 모시는 보살(菩薩)을 말합니다. 보통 협시(脇侍), 또는 협사(脇士)라고도 합니다. 여기서 사(士)는 대사(大士)의 준말로 보살을 말합니다.
그런데 보처(補處)란 부처님의 뒤를 잇는 지위라는 뜻으로, 일생보처(一生補處)의 줄임말입니다. 한 번만 더 이 세상에 태어나면 성불(成佛)하여 이미 입멸(入滅)하신 부처님의 자리를 이어 중생을 구제하게 되는 지위라는 뜻입니다. 보통 보처보살(補處菩薩)ㆍ일생보처보살(一生補處菩薩)이라고 하는데, 예를 들면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입멸하시면 오랜 세월이 흐른 후 미륵보살(彌勒菩薩)이 성불하게 되어 있으니 미륵보살이 보처보살입니다.
각설하고 위거보처서방계(位居補處西方界)란 관세음보살님은 서방정토 극락세계의 교주이신 아미타불의 좌보처로서 부처님의 교화를 돕고 계신다는 뜻입니다.
승원(乘願)이란 원력(願力)을 탄다는 뜻이고, 탁적(托跡)은 몸을 의탁(依托)한다는 말입니다. 보타산(寶陀山)은 관세음보살의 주석처(住錫處)입니다.
보타산(寶陀山)은 관세음보살이 상주하시는 보타락가산(寶陀洛伽山)의 준말입니다. 보타락가(寶陀洛伽)는 범어로 Potalaka. Potala. Potaraka를 음역한 말인데, 이 밖에도 보타락가(補陀洛迦ㆍ普陀洛迦ㆍ寶陀洛迦)ㆍ포달락가(布呾洛迦)ㆍ보달락가(補怛洛迦ㆍ補怛落迦)ㆍ보날락가(補涅洛迦)라고도 하며, 또 보타락(補陀落)ㆍ포다라(逋多羅)ㆍ보타라(寶陀羅)ㆍ낙가(洛迦)ㆍ보타(普陀ㆍ補陀) 등이라고도 합니다. 또한 이를 한역하여 소화수(小花樹)ㆍ소백화(小白華)ㆍ소수만장엄(小樹蔓莊嚴)ㆍ해도(海島)ㆍ광명(光明)이라고도 합니다.
보타락가산은 본래 인도 남부의 해안에 위치한 산인데, 후대 관음신앙이 성행하면서 관세음보살을 친견한 곳이라 하여 관음성지로 명성을 얻은 산에 동일한 이름을 붙이는 사례가 나타났으니, 보타락가산은 특정지역의 명칭으로 제한하지 않고 관세음보살의 주처(住處)를 보타락가산이라 했습니다.
그리하여 중국에서는 절강성(浙江省) 정해현(定海縣) 동해의 주산군도(舟山群島)에 있는 보타산(普陀山)이 관세음보살의 주처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 양양에 있는 현신처를 낙산(洛山)이라 합니다. 낙산은 바로 보타락가산(補陀洛迦山)의 준말입니다. 또 관세음보살의 상주처로 유명한 곳은 경기도 강화 낙가산 보문사, 전남 여수 향일암, 경남 남해 보리암, 부산 해동용궁사 등이 관세음보살의 주처로 알려져 있습니다.
관세음(觀世音)이란 세간의 음성을 관(觀)하는 이란 뜻입니다. 따라서 관세음보살님은 사바세계의 중생이 괴로울 때 그 이름을 일심으로 부르면 그 음성을 듣고 곧 구제하시는 대자대비 구고구난(大慈大悲 救苦救難)의 보살님입니다. 관세음보살님은 중생들이 고난에 처했을 때 일심으로 부르면 언제 어디든지 달려가 구제하시겠다는 원력을 타옵시고 보타산(寶陀山)에 의지하여 계신다는 것이 승원탁적보타산(乘願托跡寶陀山)입니다.
상합자력혜여락(上合慈力兮與樂) 위로는 부처님과 같은 자력 즐거움 주고
하화비앙혜발고(下和悲仰兮拔苦) 아래로는 중생과 합한 비앙 고통 없애며
상합자력혜여락(上合慈力兮與樂)을 해석해 보면, "위로는 자력(慈力)과 합함이여! 즐거움을 주도다!" 라고 해석됩니다. 무슨 뜻일까요?
《능엄경(楞嚴經)》제6권에 관세음보살님께서 이르기를
"홀연히 세간과 출세간을 뛰어넘어 시방(十方)이 뚜렷하게 밝아지면서 두 가지
수승함을 얻었으니, 첫째는 위로 시방제불(十方諸佛)의 본각묘심(本覺妙心)과
합하여 부처님과 자력(慈力)이 같아졌으며, 둘째는 아래로 시방의 일체 육도중생
(六道衆生)과 합하여 모든 중생들과 더불어 비앙(悲仰)이 같아졌습니다."
(忽然超越 世出世間 十方圓明 獲二殊勝 一者 上合 十方諸佛 本覺妙心 與佛如來
同一慈力 二者 下合 十方一切 六道衆生 與諸衆生 同一悲仰)」
관세음보살님은 과거 관세음여래(觀世音如來) 회상에서 문사수(聞思修)를 좇아 이근원통법(耳根圓通法)을 닦아 여환문훈문수금강삼매(如幻聞熏聞修金剛三昧)를 이루셨습니다. 육결(六結)을 풀고 이근원통(耳根圓通)을 이루시고 나서 두 가지 수승(殊勝)함을 얻으셨는데, 그것은 바로 위로는 부처님과 자력(慈力)이 같아지셨고, 아래로는 육도중생(六道衆生)과 합하여 모든 중생들과 더불어 비앙(悲仰)이 동일하다는 것입니다.
불보살님은 대자대비(大慈大悲)하시므로 중생들의 괴로움을 없애 주고 즐거움을 주려고 하십니다. 이것을 발고여락(拔苦與樂)이라 합니다. 중생의 고통을 뿌리 뽑아 괴로움을 없애 주는 것을 발고(拔苦)라 합니다. 이는 불보살님이 갖추고 계시는 대비심(大悲心)입니다. 비능발고(悲能拔苦)라 하였으니 대비심은 능히 괴로움의 뿌리를 뽑아 줍니다. 또한 중생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을 여락(與樂)이라 합니다. 이는 불보살님이 갖추고 계시는 대자심(大慈心)입니다. 자능여락(慈能與樂)이라 하였으니 대자심은 능히 중생에게 즐거움을 줍니다.
관세음보살님은 이근원통을 성취하여 위로는 부처님의 본각묘심(本覺妙心), 즉 본래부터 있는 묘한 각(覺)의 마음과 합하여 부처님과 같은 자비로운 힘[慈力]을 갖추시었기에 중생을 어여삐 여기는 한없는 자비심을 가지고 고통받는 중생을 제도하여 즐거움을 주고자 하십니다. 이것이 상합자력혜여락(上合慈力兮與樂)입니다.
하화비앙혜발고(下和悲仰兮拔苦)는 "아래로는 비앙(悲仰)과 합함이여! 괴로움을 없애 주도다!" 라고 해석됩니다.
화(和)는 합(合)과 같은 뜻으로 '합하다'는 뜻인데 위에서 합(合)을 썼기에 같은 뜻의 화(和)를 쓴 것입니다. 비앙(悲仰)은 중생이 불보살님을 앙모(仰慕)하며 자비로써 구제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또한 불보살님은 대비심(大悲心)으로 그런 중생을 어여삐 여겨 구제해 주려는 마음입니다.
발고(拔苦)는 '괴로움을 뿌리 뽑는다, 괴로움을 없애 준다'는 뜻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발고(拔苦)는 불보살님의 대비심에서 나온다 하였습니다.
구제 받으려는 중생의 바람과 이를 어여삐 여겨 구제해 주시려는 관세음보살님 바람이 하나가 된 비앙(悲仰)이 같기에 중생의 괴로움을 없애 주시는 관세음보살님을 찬탄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하화비앙혜발고(下和悲仰兮拔苦)입니다.
관세음보살님은 늘 대자대비하신 마음으로 천수천안(千手千眼)으로 중생을 살피시고 발고여락(拔苦與樂)하시니 지극한 마음으로 귀명정례(歸命頂禮)합니다.
상비남녀혜백의(相非男女兮白衣) 남자도 여자도 아니신 백의의 모습
응무정방혜관음(應無定方兮觀音) 부르면 어디서건 응하시는 관세음보살.
상비남녀혜백의(相非男女兮白衣)는 "모습은 남자도 여자도 아님이여! 백의(白衣)의 모습이로다!" 라는 뜻입니다.
이 구절은 관세음보살의 모습에 대한 이야깁니다. 흔히 관세음보살은 여성일까 남성일까 궁금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여자다 남자다 이야기가 분분합니다. 관세음보살님은 아이를 보호하는 자애로운 어머니와 같아서 대자대비하시므로 종종 여성의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혹은 위엄상을 나타낼 때는 남성의 모습으로도 그려집니다.
인도에서는 원래 남성으로 그려졌는데 중국으로 들어오면서 여성으로 묘사되었다고도 하는 등 여러 설이 있는데 남자다 여자다 하는 논의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깨달음을 이룬 부처님이나 보살님은 남녀를 초월해 있습니다. 따라서 관세음보살님도 남녀를 초월하신 몸입니다. 관세음보살님은 33가지 응화신(應化身)으로 나타나서 중생을 구제하십니다. 어느 때는 남자의 몸으로 어느 때는 여자의 몸으로 나타내어 중생을 구제하십니다.
관세음보살님은 과거 인행시(因行時)에 삼아승지 오랜 세월 동안 십선업(十善業)을 닦았는데 그 결과 상호를 백복(百福)으로 장엄하였습니다. 관세음보살 성상을 보면 머리에 화려한 보관을 쓰고 영락(瓔珞)과 패주(佩珠)를 두른 모습입니다. 이는 바로 백복장엄(百福莊嚴)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입니다. 관세음보살님은 흰옷을 입은 모습으로 나투시기에 백의관음(白衣觀音)이라 합니다. 특히 백의의 모습은 성스럽다고 하여 성관음(聖觀音)이라 부릅니다.
관세음보살님은 중생을 구제하시려고 구제할 대상에 따라 33가지 응화신을 나투시어 구제하십니다. 어느 때는 부처의 몸으로, 어느 때는 벽지불의 모습으로, 어느 때는 성문ㆍ범천왕ㆍ제석천..... 대상에 따라 남자ㆍ여자의 모습으로 나투시는 백의관음을 찬탄하는 것이 상비남녀혜백의(相非男女兮白衣)입니다.
응무정방혜관음(應無定方兮觀音)은 "어디서건 응하심이여! 관세음보살님!" 이라는 뜻입니다.
응(應)은 '응(應)한다'는 뜻이고 무정방(無定方)은 '정해진 방위가 없다'는 뜻이니 '어디서나, 어디에서든지' 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응무정방(應無定方)은 언제 어디서든지 부르면 응하신다는 뜻입니다. 관음(觀音)은 '고마우신 관세음보살님', '오, 관세음보살님'하고 찬탄의 뜻을 표현하고 있는 어구(語句)입니다.
유행가에도 '무조건'이란 노래가 있지요.
내가 필요할 땐 나를 불러죠 언제든지 달려갈께
낮에도 좋아 밤에도 좋아 언제든지 달려갈께
다른 사람들이 나를 부르면 한참을 생각해 보겠지만
당신이 나를 불러 준다면 무조건 달려 갈꺼야
당신을 향한 나의사랑은 무조건 무조건이야 ~~
당신을 향한 나의사랑은 특급 사랑이야 ~~~
태평양을 건너 대서양을 건너 인도양을 건너서라도
당신이 부르면 달려갈꺼야 무조건 달려갈꺼야 ~~
이 가사는 사랑하는 님 대신에 중생을 대입해 보면 바로 관세음보살님이 중생을 향한 특급사랑을 노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관세음보살님은 중생과 더불어 비앙(悲仰)이 같아서 대자대비의 마음으로 천수천안(千手千眼)으로 살피시고 중생이 부르면 언제든지 무조건 달려갑니다. 그곳이 태평양이든 대서양이든 밤이건 낮이건 가리지 않고 말입니다. 이것이 응무정방혜관음(應無定方兮觀音)입니다.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관세음보살보문품(觀世音菩薩普門品)』에서 부처님께서 무진의보살(無盡意菩薩)에게 게송으로 말씀하셨습니다.
그대는 잘 들으라 관음의 덕행 여청관음행 汝聽觀音行
모든 곳에 알맞게 응하느니라. 선응제방소 善應諸方所
큰 서원은 바다같이 깊고 깊어서 홍서심여해 弘誓深如海
헤아릴 수 없는 겁을 내려오면서 역겁부사의 歷劫不思議
여러 천억 부처님을 모셔 받들며 시다천억불 侍多千億佛
청정한 큰서원을 세웠느니라. 발대청정원 發大淸淨願
내 이제 그대 위해 설해 주리니 아위여약설 我爲汝略說
그 이름을 듣거나 모습 보는 이 문명급견신 聞名及見身
지극한 마음으로 깊이 생기면 심념불공과 心念不空過
모든 세상 괴로움 소멸하리라.
능멸제유고 能滅諸有苦
.................................중 략 .............................................
중략된 부분은 중생이 고난에 처했을 때 관세음을 일심으로 부르면 관세음보살님이 나타나시어 고난을 해결해 주시는 내용입니다. 관세음보살을 일심으로 부르면 그 염피관음력(念彼觀音力)으로 구원을 받는다고 합니다.
관세음보살님의 대자대비하신 공덕은 필설로 다하기 어렵습니다. 늘 우러러 귀의예경하고 찬탄하며 우리도 그 덕행을 본받는 불자로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_(())_
감사합니다. 백우 _()_
첫댓글 연주암 천수관음전 주련 해설
수고하셨습니다...고맙습니다_()_
주련을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_()_ _(())_
()
감사합니다. _()_ _(())_
주련 해설하시다가_()_
관세음보살님을 한번에 설명하려니 얼마나 힘드셨을까 싶네요.
수고하셨습니다.
인터넷상에 한 번도 게재된 적이 없는 주련이라 애를 먹긴 했지만 능엄경을 토대로 하여 해석을 했습니다. _()_ _(())_
눈 밝은 분들의 지적도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_()_ _(())_
어재 관악산에 친구들과 갔다 연주암에들려 관음전 주련을 보는데
해석이 어려워 카페에와 읽어보니 용어가 어려웠군요.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연주암 주련은 <능엄경>을 읽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주련입니다.았습니다. _()_ _(())_
특히 능엄경 가운데 관세음보살님의 이근원통법 내용을 집약시켜 주련으로
이근원통법을 이해해야만 접근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주련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때를 기다려 보겠습니다.
이 주련은 한 번 더 남았으니 기다려 주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