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보 |
2008-11-29 | 06:5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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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의 힘?…범진보진영, 反 MB전선 본격화
김 전대통령 '민주연합' 발언 이후 민주-민노 공조 급물살…민노총도 가세
이석주
이명박 정권에 반기를 든 정치세력들의 공조가 본격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남북 문제와 경제위기 등 정국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상황에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나아가 민주노총 등이 '범진보진영'의 결속을 위해 팔을 걷어부쳤기 때문이다.
이들은 특히 참여연대 등의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다음달 4일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경제, 남북관계,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각종 법률안 등을 논의키 위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각종 현안에 대해 공동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지난 27일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강도높게 비판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시민사회진영과 야권을 망라한 '민주연합 결성'을 주문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범 진보진영'의 결속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양상이다.
남북문제로 시작된 민주-민노 공조, DJ '민주연합 결성' 발언으로 본격화
앞서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민노당 강기갑 대표는 북측이 개성관광 전면 중단을 선언한 다음날인 지난 25일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동시, 경색국면의 남북관계 복원을 위해 야권의 공조방안을 모색했다.
당시 강 대표는 정 대표에게 △긴급 야당대표회담 개최와 국회차원의 비상시국회의 개최, △남북관계특위 구성과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안 공동발의 등을 요청했으며 이에 대해 정 대표는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민노당 강기갑 대표는 지난 25일 회동을 갖고 남북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다. © CBS노컷뉴스
특히 정 대표는 야권의 공조를 강조, "야당들이 지속적으로 대북정책 기조의 전면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싸우기도 해서 성취해야 한다"고 까지 주장했다.
이처럼 야권의 공조가 탄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27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은 이러한 분위기가 급물살을 타게한 주요 원동력이 됐다.
아울러 정 대표가 다음주 초로 예정된 청와대와 여야 3당 대표 간 회동에 28일 불참 의사를 밝힌 것도 김 전 대통령 발언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강 대표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가 의도적으로 남북관계를 파탄내려고 하지만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힌 뒤, "민노당과 민주당이 손을 잡고,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광범위한 민주연합을 결성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제로 제반 시민단체와 범야권의 결집을 촉구해온 강 대표는 이자리에서 "긴장을 풀지 않고 차분히 해나가겠다"고 동의를 표시했다. 그간 '미묘한' 입장차를 보여온 민주당과 민노당에게 정책 공조를 위한 물꼬가 트이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을 통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현재의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그런 말씀을 하신 것으로 본다"며 "민주노동당과의 연대나 협력 논의가 이전보다는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 처음으로 민주노총 방문 "서로 힘을 합쳐야 난국 타개할 수 있어"
특히 남북 문제로 트이기 시작한 양당 간 공조 분위기는 대북관계와 경제문제 뿐 아니라, 종부세 논란,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 시도, 국가정보원법 개정안, 비정규직 문제 등에서 입장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속력이 공고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로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28일 민주노동당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민주노총을 방문, 지도부와 함께 정부의 노동정책과 내년도 예산안 등에 대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민주당의 민노총 방문이 사실상 처음이라는 점에서 본다면, 이명박 정부에 맞선 범진보진영의 움직임이 더욱 본격화 됐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노총 임원과 산별대표 등 민주노총 관계자 10여명과 정세균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 송영길 김진표 장상 최고위원과 김상희 김재윤 최재성 의원 등 총 20여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이자리에서 정 대표는 "여러 가지 여건을 보아도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힘을 합쳐야 주어진 책무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 뿐 아니라 다른 야당, 시민사회, 민주노총과도 힘을 합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특히 "이런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노동자, 농민,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심각하기 때문에 정책적인 노력과 실천의 성공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것이 지도부 입장"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지혜를 모으고,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세균 대표는 이날 민주노총을 처음으로 방문, 야당과 노동시민사회단체 간의 연대를 강조했다. © CBS노컷뉴스
이에 대해 수배 중인 이석행 위원장을 대신한 진영옥 수석부위원장은 "이 자리를 통해 반이명박 전선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대책팀이 실질적으로 이뤄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민주당과 뜻을 같이했다.
진 수석부위원장은 다만 "민주당의 태도는 사실 민주노총 뿐 아니라, 전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면이 적지 않다"며 "민주당의 지지율 올리기 해법은 서민과 국민을 위해 고통 받는 국민들을 위한 야당다운 행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민주-민노 합쳐봐야 15%도 되지 않은데, 연합전선 이라니"
하지만 한나라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언을 힐난하는 동시, 민주당을 향해선 시민단체가 아님을 명심하라며 강도높은 비판을 가하고 나섰다.
앞서 윤상현 대변인은 27일 김 전 대통령을 향해 "햇볕정책의 녹슨 새장에 갇혀 있는 앵무새와 같다"고 공세를 취하는 동시, '민주연합' 주장에 대해선 "사실상 반미친북세력과 연대해 대대적인 반정부투쟁에 나서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차명진 대변인도 28일 브리핑에서 "자기들 요구만 실컷 해놓고 다 들어줄 때까지는 안 만난다고 생떼 쓰는 북한당국과 정권이 바뀐 줄도 모르고 자기들 요구만 관철시켜야겠다고 생떼 쓰는 민주당이 어찌 이리도 닮았느냐"고 조롱적 비판을 가했다.
공성진 의원도 이날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 "정치적으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의 국민적 지지를 합해봐야 15%도 되지 않은데 연합전선을 운운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평가절하했다.
<대자보> 사회부 기자 | |